1005건 안건 처리·231건 의원발의 조례로 민생 중심 의정 구현
[이코노미세계] 지난 2022년 7월 출범한 제9대 용인특례시의회가 제303회 임시회를 끝으로 4년간의 의정활동을 마무리했다.
폐원은 단순히 한 의회의 임기를 마감하는 절차를 넘어 지방자치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제9대 의회는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 본격 시행된 이후 처음 운영된 의회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환경 속에서 의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시험받았다.
여기에 용인이 특례시로 출범하면서 행정 규모와 정책 수요가 크게 확대된 가운데 의회 역시 이에 걸맞은 입법 기능과 정책 감시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9대 의회는 제도 정비와 입법 활동, 예산 심사, 주민참여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남았지만 특례시 의회의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대체적인 평가다.
제9대 의회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변화는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다. 과거 지방의회 사무직원 인사는 대부분 집행부의 영향을 받았지만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의회가 자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의정 지원체계 역시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용인특례시의회는 이러한 제도 변화에 발맞춰 조직 전문성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복수담당관제 도입이다. 기존 행정지원 중심의 조직에서 벗어나 정책과 입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 이뤄졌다.
여기에 2025년 의사입법담당관을 신설하면서 조례 검토와 정책 연구, 의원 입법 지원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이는 단순한 조직 확대가 아니라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본연의 역할을 보다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반 마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례시는 일반 기초지자체보다 행정 규모가 훨씬 크다. 대규모 도시개발과 반도체 산업 육성, 교통 인프라 구축, 복지 확대 등 복합적인 정책을 다루기 위해서는 의회의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제9대 의회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 개편과 전문인력 확충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의정 역량을 강화해 왔다.
지난 4년간 제9대 용인특례시의회는 모두 40차례의 임시회와 정례회를 운영했다. 처리한 안건은 총 1005건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예산·결산안 43건, 조례안 494건, 중요재산 취득·처분안 60건, 동의안 196건 등 다양한 정책을 심의·의결했다.
이 같은 수치는 단순한 양적 성과를 넘어 지방의회가 지역 정책 결정 과정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의원들이 직접 발의한 조례는 총 231건이다. 이는 집행부가 제출한 안건을 단순히 심의하는 수준을 넘어 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발굴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는 집행부 견제와 시민 의견 반영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의원 발의 조례가 꾸준히 증가한 것은 지방의회 기능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제9대 의회는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고려한 입법을 추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용인시 반도체 인재 양성 및 교육 지원 조례'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추진되는 용인의 미래 산업 환경을 고려해 전문인력 양성과 교육 기반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장치다. 이는 단순한 교육 정책이 아니라 지역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또 다른 대표 입법은 '용인시 난임부부 지원 조례'다. 저출생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실질적인 의료비와 행정 지원 근거를 마련하며 시민 체감형 복지 정책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복지와 교육, 교통, 안전,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활밀착형 조례가 꾸준히 발의되며 지방의회의 정책 영역을 확대했다.
이어 제9대 의회의 또 다른 성과는 주민참여 확대다. 2024년 용인시의회 최초로 약 6900명의 주민이 참여한 '용인시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 및 안전 증진 조례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주민들이 직접 조례를 제안하고 의회가 이를 심의해 제도로 완성한 사례다. 이는 지방자치가 단순히 선출된 의원들만의 정치가 아니라 시민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이 증가하면서 안전사고와 보행자 피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주민들이 직접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의회 역시 시민 요구를 정책으로 연결하며 지방의회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제9대 의회는 제303회 임시회에서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개정안을 처리한 뒤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어 열린 폐원식에서는 지난 4년의 의정활동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유진선 의장은 "지난 4년간 시민의 눈과 귀, 발이 되어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헌신해 준 동료 의원들과 공직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정치의 본질은 결국 시민 편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제 바통은 제10대 의회로 넘어간다. 용인은 반도체 산업 육성, 대규모 도시개발, 광역교통망 확충, 인구 증가에 따른 교육·복지 수요 확대 등 굵직한 현안을 안고 있다.
의회 역시 단순한 조례 제정과 예산 심의를 넘어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시민과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난 4년이 특례시 의회의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4년은 그 기반 위에서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민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하는 시기다.
제9대 용인특례시의회는 1005건의 안건 처리라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그리고 시민 참여의 가능성을 보여준 4년이었다는 점에서 그 성과는 앞으로 출범할 제10대 의회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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