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오산시가 장미를 매개로 한 도시형 축제를 통해 문화관광도시로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올해로 개최된 ‘2026 오(Oh)! 해피 장미빛 축제’가 6만5000여 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린 가운데, 단순한 꽃 축제를 넘어 지역 문화와 관광, 상권 활성화를 연계한 체류형 축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산문화재단에 따르면 5월 23일부터 31일까지 고인돌공원 일원에서 열린 이번 축제는 ‘장미, 빛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개막 첫날에만 1만5000여 명이 방문했고, 행사 기간 전체 방문객은 6만5000여 명에 달했다. 이는 경기 남부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형 축제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 수치라는 평가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장미와 빛, 문화예술 콘텐츠가 결합된 복합 문화축제라는 점이다. 형형색색의 장미뿐 아니라 금계국과 꽃양귀비 등 계절꽃이 공원을 가득 채웠고, 야간에는 경관조명과 미디어아트가 더해지며 낮과 밤이 모두 살아있는 축제 공간으로 변모했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인 다양한 야간 콘텐츠는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광장공연장에 설치된 14개의 무빙라이트는 공원 전체를 화려하게 물들였고, 장밋빛 이미지를 구현한 고보조명과 장미뜨레 트렐리스 터널, 유럽풍 로즈월 미디어아트는 방문객들의 대표적인 포토 명소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전통적인 분위기를 더한 청사초롱 거리까지 조성되면서 축제장은 밤늦도록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개최하는 꽃 축제는 전국적으로 수백 개에 이른다. 그러나 상당수는 계절 꽃을 전시하는 데 머물러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오산 장미축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 관람형 행사에서 벗어나 체험과 공연, 휴식이 결합된 복합형 축제를 지향했다는 점이다.
축제 기간 동안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연인, 지역 주민, 외지 관광객이 고인돌공원을 찾았다. 개막식 공연은 물론 시민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 문화예술 공연, 먹거리 공간, 휴게 공간 등이 운영되며 방문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
특히 장미를 배경으로 조성된 포토존과 참여형 이벤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축제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에서 공유되며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지방 축제의 성공 여부는 방문객 숫자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로 판단된다. 축제 참가자들이 지역 음식점을 이용하고 인근 상권을 방문하면서 소비가 발생하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오산문화재단 역시 이번 축제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지역 자원을 활용한 문화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지방정부가 경쟁적으로 축제를 개최하는 이유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과거 축제가 주민 화합이나 지역 홍보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도시 정체성을 구축하는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산시는 그동안 독산성 문화제, 야맥축제 등 다양한 지역 문화행사를 운영해왔다. 이번 장미축제는 자연경관과 문화예술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도시 브랜드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장미’와 ‘빛’을 결합한 콘셉트는 계절성과 야간 관광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관광 트렌드가 야간 관광 콘텐츠 중심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빛을 활용한 경관 연출은 체류시간 확대와 재방문 유도에 효과적인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이번 축제는 주간에는 꽃 관람 중심으로, 야간에는 미디어아트와 조명 콘텐츠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시간대별로 다른 매력을 제공했다. 이는 단순한 꽃 축제를 넘어 도시 전체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대규모 축제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 중 하나는 교통과 주차다. 방문객이 몰리면 주차 공간 부족으로 불편이 발생하고 이는 축제 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장미축제에서는 오산시가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시는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은빛개울공원 제1공영주차장 104면과 제2공영주차장 30면을 임시 개방했다. 또한 주말에는 문시초등학교와 문시중학교 운동장과 주차 공간도 개방해 시민들의 편의를 높였다.
이 같은 조치는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문화행사의 성공은 콘텐츠뿐 아니라 교통, 주차, 안전관리, 안내체계 등 운영 전반의 완성도에 달려 있다. 이번 축제는 행정과 문화재단이 협력해 이러한 부분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오산문화재단은 이번 장미축제의 성과를 바탕으로 사계절 축제 브랜드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구상은 명확하다. 봄에는 벚꽃축제, 초여름에는 장미축제, 겨울에는 산타마켓을 운영해 계절마다 차별화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는 일상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관광객들에게는 계절마다 방문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는 단순히 축제 수를 늘리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각각의 축제를 지역 상권과 문화예술 자원, 관광 요소와 유기적으로 연결해 오산만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방소멸과 인구 감소가 전국적인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도시의 매력을 높이는 문화정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제 축제는 단순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행사가 아니라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경쟁력으로 인식된다.
‘2026 오! 해피 장미빛 축제’는 장미라는 친숙한 소재를 활용해 시민들의 일상에 문화예술을 접목시키고, 도시 공간을 관광자원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무엇보다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을 만들며 오산이 문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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