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전력은 지역 RE100 이행 기업에 직접 공급하는 PPA 방식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공동체 활성화 동시에 노린다
[이코노미세계] 탄소중립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용인특례시가 공공시설과 주민, 지역 금융기관을 하나로 묶는 새로운 재생에너지 모델을 선보인다. 단순히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수준을 넘어 시민이 사업에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며, 생산한 전기를 지역 기업에 직접 공급하는 새로운 형태의 RE100 사업이다.
용인특례시는 경기도가 주관한 '2026 경기 RE100 선도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용인시는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3년 연속 경기 RE100 선도사업에 이름을 올리며 경기도 대표 에너지 전환 선도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번 공모에 선정된 사업은 '가장 완벽한 에너지전환의 시작 시민 햇빛 펀드 파크'다. 처인구 양지읍 근린공원을 비롯한 지역 공공시설 4곳의 체육시설과 주차장 상부에 총 1000㎾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공공과 시민, 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융합형 에너지 전환 모델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태양광 발전은 넓은 부지 확보가 필수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산림 훼손이나 경관 훼손 논란도 꾸준히 제기됐다. 용인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공공시설 상부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공원 주차장과 야외 체육시설 위에 지붕형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동일한 공간에서 발전과 주민 편의를 동시에 실현하는 것이다. 평소에는 주차장과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태양광 설비는 전기를 생산하는 일석이조의 구조다.
특히 여름철 폭염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기후안심 그늘막' 기능까지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기후변화로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만큼 공공시설의 기후 적응 기능까지 함께 확보한다는 점도 이번 사업의 의미로 꼽힌다.
이번 사업의 또 다른 핵심은 생산된 전력의 활용 방식이다. 일반적인 태양광 사업은 생산된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반면 이번 사업은 발전된 전력을 재생에너지 사용이 필요한 지역 기업에 직접 공급하는 PPA(전력구매계약) 방식을 적용한다. 특히 세계적인 RE100 요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용인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기업들은 협력업체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가 되고 있으며, 이번 사업은 지역에서 생산한 친환경 전력을 지역 기업이 사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용인시는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도시인 만큼 RE100 인프라 확대가 기업 유치 경쟁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은 사업 구조에서도 기존 태양광 사업과 차별화된다. 총사업비는 22억9200만원이다. 이 가운데 경기도가 6억8760만원을 지원하고, 용인시가 4억5840만원을 부담한다. 나머지 11억4600만원은 지역공동체인 '양지읍 발전협의회'가 투자한다.
즉 주민이 직접 사업의 주체가 되는 구조다. 특히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지역 주민에게 다시 배당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태양광 발전의 경제적 이익이 외부 기업으로 빠져나가는 기존 구조를 개선하고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용인시는 이를 통해 농촌지역의 새로운 소득 기반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지역경제 자립 기반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사업 추진 체계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담았다. 용인특례시를 중심으로 주민 공동체인 양지읍 발전협의회, 지역 금융기관인 양지신용협동조합, 시공 전문기업인 ㈜거창이 각각 역할을 분담한다.
이어 시는 사업부지 제공과 행정 지원, 예산 집행 및 감독을 맡는다. 양지읍 발전협의회는 발전사업 운영과 마을기금 투자 등 사업 전반을 관리한다.
양지신협은 사업 수익 관리와 배당을 담당하며 자금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한다. ㈜거창은 태양광 설비 시공과 기자재 조달, 유지관리를 책임진다. 이처럼 공공과 주민, 금융기관, 민간기업이 각각 전문성을 살려 역할을 분담하는 협력체계는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에너지 협동조합 중심의 소규모 사업이 가진 자금 조달과 운영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지역에너지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공모 심사위원들은 공공 체육시설 상부에 건축 복합형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인 점을 높게 평가했다. 아울러 주민들이 재생에너지의 혜택을 생활 속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과 공공시설 확대가 가능한 표준 모델이라는 점에도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특히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확산형 모델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용인시는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시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을 지역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RE100과 탄소중립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를 맞아 용인시의 이번 사업은 에너지 정책을 넘어 산업 경쟁력과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 소득 창출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지역 발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어 공공시설을 활용한 친환경 발전과 주민 참여,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는 이번 시도가 향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에너지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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