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교육 줄이고 특화 프로그램 확대, 효율성과 전문성 동시 확보
기업 간 협업 네트워크 구축으로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 조성
[이코노미세계] 창업기업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초기 자금일 수도 있고, 투자자를 만날 기회일 수도 있으며, 사업 방향을 함께 고민해 줄 전문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창업 현장에서는 이 모든 지원이 서로 분절돼 운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기업은 각각의 지원사업을 찾아다니며 비슷한 교육과 컨설팅을 반복적으로 받아야 했고, 행정 역시 중복되는 프로그램 운영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기술창업 지원체계를 하나로 묶는 통합 성장지원 시스템을 본격 가동했다.
경기도와 경과원은 18일 제2판교 경기스타트업브릿지에서 '2026 경기 기술창업 지원사업 역량강화 프로그램 킥오프데이'를 개최하고 올해 선정된 기술창업기업 70개사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성장 지원에 들어갔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사업 설명회가 아니다. 기존의 개별 지원사업을 하나의 성장 플랫폼으로 통합한 이후 처음 마련된 공식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사에는 올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도내 스타트업 대표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새로운 지원체계와 연간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기업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경과원은 예비·초기 기술창업지원, 기술창업 재도전 지원, 반려동물산업 스타트업 지원사업 등을 각각 별도로 운영해왔다.
사업별 특성은 달랐지만 실제 운영 프로그램은 상당 부분 비슷했다. 기업진단, 창업교육, 전문가 컨설팅, 투자설명회(IR), 데모데이 등이 사업마다 반복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동일한 교육을 여러 차례 수강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고, 기관 역시 운영비와 행정력이 중복 투입되는 구조였다.
경과원은 올해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3개 사업을 하나의 성장지원 체계로 통합했다. 지원 대상은 ▲예비·초기 기술창업기업 40개사 ▲재도전 창업기업 10개사 ▲반려동물산업 스타트업 20개사 등 모두 70개 기업이다. 공통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은 통합 운영하고, 각 사업별 특성을 반영한 전문 프로그램은 별도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재도전 기업에게는 실패 경험을 극복하고 재창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전략을 지원하며, 반려동물산업 분야 기업에게는 인허가와 규제 대응 등 산업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는 창업기업의 성장 단계와 산업 특성을 동시에 고려한 맞춤형 지원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킥오프데이는 단순한 개회식에 그치지 않았다. 행사는 지원사업 소개를 시작으로 연간 로드맵 안내, 핵심 역량 교육, 선배기업 사례 공유, 네트워킹 프로그램까지 창업기업들이 실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시장검증과 투자유치 전략은 많은 창업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야다. 김재훈 알파브라더스 이사는 이날 강연에서 ▲시장검증 ▲그로스해킹 ▲사업계획서 고도화 ▲투자유치 전략 ▲인공지능 활용 등 다섯 개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최근 창업 생태계에서는 기술력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제품 개발 이후 고객 확보, 시장 확대, 투자유치, 해외 진출까지 이어지는 성장 전략이 함께 갖춰져야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교육 역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기술보다 사업화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창업기업의 또 다른 과제는 네트워크다.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은 필요한 기술과 인력, 투자자를 모두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기업 간 협업과 정보 교류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이번 행사에서도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성연 경기창업기업인협의회 운영이사는 협의회 운영 사례와 선배기업 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창업기업 간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네트워킹 세션에서는 참가 기업들이 각각 30초 동안 사업 아이템과 협업 수요를 발표하는 '협업 스피치'를 진행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업들은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며 실제 협업 가능성을 타진했다. 스타트업에게 네트워크는 단순한 인맥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성장 기반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과원의 지원은 이번 행사로 끝나지 않는다. 오는 11월까지 기업진단을 비롯해 전문 컨설팅, 창업교육, 투자역량 강화 프로그램, 기업설명회(IR 데모데이), 투자 밋업 등 단계별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운영된다.
특히 투자유치는 많은 스타트업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분야다.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도 투자자를 만나지 못해 성장 기회를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경과원은 IR 프로그램과 투자 밋업을 통해 창업기업들이 민간 투자시장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보조금 지원을 넘어 민간 투자 생태계와 연결하는 성장 중심 정책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업 개편의 핵심은 지원의 양보다 질이다. 과거에는 각각의 사업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행정 효율성이 떨어졌지만, 앞으로는 통합 플랫폼을 통해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경기도의 스타트업 정책은 이제 단순히 창업기업 수를 늘리는 데 머물지 않는다. 창업 이후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장하며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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