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도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주요 공공주택사업 추진을 위해 신청한 2조3600억 원 규모의 공사채 발행이 행정안전부 심의를 통과하면서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를 비롯한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보상비와 공사비 확보라는 최대 난관을 넘으면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정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승인으로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일산테크노밸리 도시개발사업, 하남교산 공공주택지구, 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 광명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 등 총 5개 핵심 사업이 안정적인 재원 확보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복합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평가다.
대규모 공공주택 개발사업은 수조 원대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토지보상비를 비롯해 각종 기반시설 조성 비용이 대규모로 필요하지만 이를 현금으로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지방공기업들은 공사채를 발행해 사업자금을 조달한다. 공사채는 공공사업 추진을 위한 장기 자금 조달 수단으로, 민간기업의 회사채와 유사한 개념이다. 다만 지방공기업의 부채 증가와 재무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고려해 행정안전부가 연 2회 엄격한 심사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에 GH가 신청한 2조3600억 원 규모의 공사채는 최근 수도권에서 추진 중인 공공주택사업 가운데서도 상당한 규모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신청액 전액을 승인했다는 점은 GH의 사업 타당성과 재무건전성, 사업 추진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결과로 해석된다.
공공주택사업의 경우 보상 일정이 지연되면 사업 전체가 늦어지고, 이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와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적기에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번 공사채 승인으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사업은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다. 광명시흥지구는 광명시와 시흥시 일원 약 1271만㎡ 규모로 조성되는 대규모 공공주택사업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GH가 공동 시행하는 사업으로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대표적인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
전체 공급 물량은 약 3만7000호에 달한다. 이 가운데 GH는 약 74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단순한 주택 건설에 그치지 않고 교통·교육·복지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복합도시 개발이 추진된다.
특히 지난 3월 국토교통부가 광명시흥지구의 보상 시기를 당초 올해 11월에서 7월로 앞당기겠다고 발표하면서 사업 속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였다. 하지만 보상 시기가 앞당겨질수록 필요한 자금도 조기에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번 공사채 승인으로 이러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 대규모 보상비 집행이 가능해지면서 토지보상 절차도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향후 착공과 입주 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광명시흥지구가 수도권 서남부 주택시장 안정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도 함께 추진되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공사채는 광명시흥지구 외에도 하남교산 공공주택지구, 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 일산테크노밸리 도시개발사업, 광명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 사업에도 투입된다.
하남교산지구는 수도권 3기 신도시 가운데 핵심 사업으로 분류된다. 서울 강남권과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대규모 주택공급이 예정돼 있어 수도권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 역시 서울 인접 지역이라는 입지적 장점을 바탕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비 확보는 보상과 기반시설 조성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일산테크노밸리는 주택 공급뿐 아니라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사업이다. 자족기능을 갖춘 미래형 도시 조성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경기 북부 지역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광명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 역시 주거와 산업 기능을 결합한 미래형 도시 개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기업 유치와 고용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공사채 승인에는 경기도와 GH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제도 개선 노력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경기도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GH의 자본 확충과 공사채 발행 여건 개선 필요성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 3월 행정안전부는 지방공사채 발행·운영기준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지방공기업의 공사채 발행 한도를 산정할 때 순자산의 3배에서 총부채를 차감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그러나 개정안은 순자산의 3배에서 사채발행총액만 차감하도록 변경했다.
이에 따라 지방공기업의 투자 여력이 확대됐고, 공공주택사업과 같은 대규모 정책사업 추진에도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는 단순한 회계 기준 변경이 아니라 공공개발 사업의 재원 조달 구조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라는 국가적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방공기업의 역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경기도는 이번 공사채 승인으로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과 발맞춰 주요 공공택지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은 단순히 주택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 창출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상당하다. 토목·건축·설계·감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교통망과 교육시설, 복지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함께 구축되면서 주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사채 발행 승인은 단순한 재정 조달 승인을 넘어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과 미래 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광명시흥과 교산, 과천 등 핵심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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