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북부의 대표 성장도시로 꼽히는 파주시가 2040년 인구 76만 명 규모의 ‘평화중심도시’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했다. GTX-A 개통과 평화경제특구 추진, 경제자유구역 지정 가능성 등 굵직한 개발 호재를 바탕으로 도시 구조를 재편하고, 남북 교류의 전진기지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경기도는 5일 파주시가 제출한 ‘2040년 파주 도시기본계획(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번 계획은 향후 20년 동안 파주의 공간구조와 토지이용, 교통, 산업, 환경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이번 승인으로 파주시는 단순한 베드타운을 넘어 수도권 북부의 경제·문화·평화 거점도시로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파주시는 지난 20여 년 동안 운정신도시 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등을 통해 급격한 성장을 이어왔다.
실제로 현재 파주시 인구는 약 54만 명에 달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정주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와 파주시는 이러한 성장 흐름이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40년 목표 계획인구를 현재보다 22만 명 늘어난 76만 명으로 설정했다.
특히 계획인구 산정 과정에서는 평화경제특구와 경제자유구역 등 대규모 개발사업 가능성을 반영하면서도, 실제 지정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서는 조건부 적용 방식을 도입해 과도한 인구 추계를 방지했다.
이는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인구 예측으로 도시계획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점을 고려한 조치로 평가된다.
이번 도시기본계획의 핵심은 개발과 보전의 균형이다. 파주시 전체 면적은 673.96㎢에 이른다. 이 가운데 미래 도시성장에 대비한 개발가용지 38.105㎢를 시가화예정용지로 지정했다. 기존 도시지역 50.769㎢는 시가화용지로 확정했으며, 나머지 585.086㎢는 보전용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난개발을 방지하면서도 필요한 지역에는 체계적인 개발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수도권 북부는 그동안 군사시설 보호구역과 각종 중첩 규제로 인해 개발이 제한돼 왔다. 그러나 최근 교통망 확충과 산업 입지 수요 증가로 개발 압력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이번 계획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적극적으로 육성하되, 자연환경과 농업 기반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임진강과 한강하구, DMZ 접경지역이 보유한 생태·환경 자산은 미래 세대를 위한 핵심 자원으로 보전하면서 관광·문화 콘텐츠와 연계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이어 파주시는 급격한 도시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공간구조 체계를 도입했다. 기존의 단일 중심도시 개념에서 벗어나 ‘1도심·2부도심·7지역중심’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는 GTX 개통과 신규 개발사업 추진으로 변화하는 도시 기능을 분산하고,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도시 규모가 확대될수록 특정 지역에 기능이 집중되면 교통 혼잡과 생활서비스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파주시는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역할을 부여하는 다핵형 도시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운정과 교하 지역은 수도권 북부를 대표하는 중심도시 기능을 수행하고, 금촌과 조리 지역은 산업·행정 기능을 강화한다. 문산은 통일시대를 대비한 문화·생태 거점으로 육성된다.
이러한 공간구조 재편은 단순한 행정구역 구분을 넘어 생활권 중심의 도시 운영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시기본계획은 파주시를 세 개 생활권으로 구분했다. 첫 번째는 운정·교하생활권이다.
이 지역은 GTX-A와 광역교통망을 기반으로 주거·문화·교통 기능을 집약한 도심 중심지 역할을 맡는다. 대규모 주거단지와 문화시설, 상업시설이 연계된 복합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두 번째는 금촌·조리생활권이다. 이곳은 경의선과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서울~문산고속도로 등 우수한 광역교통 접근성을 활용해 산업단지와 도시개발사업 중심의 성장거점으로 육성된다. 제조업과 첨단산업을 연계한 경제활동 중심축 역할이 기대된다.
세 번째는 문산생활권이다. 문산은 임진강과 DMZ가 보유한 생태·문화 자원을 활용해 관광과 휴양 기능을 강화한다. 특히 남북 관계 변화에 따라 통일시대 문화·생태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생활권별 특화 전략은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주민들의 생활 편의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도시기본계획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평화경제특구 구상이다. 경기도가 추진 중인 ‘2040 경기북부 발전계획’과 서부 SOC 대개발 사업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는 평화경제특구는 파주 LCD산업단지와 개성공단을 연결하는 남북 경제협력 벨트 구축을 목표로 한다.
평화경제특구가 현실화될 경우 파주는 남북 경제협력의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특히 개성공단 재개와 남북 교류 확대가 이뤄질 경우 물류·제조·관광산업이 동시에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한 도시개발 사업이 아니라 파주의 도시 정체성과 미래 성장동력을 결정할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다만 남북관계와 국가정책 변화에 영향을 받는 만큼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도시기본계획은 평화경제특구를 성장 잠재력으로 반영하면서도 실제 사업 추진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교통 부문에서도 미래지향적 계획이 포함됐다. 파주시는 국가도로망계획과 국가철도망계획을 반영해 생활권 간 연계성을 강화하는 도로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운정·교하생활권은 격자순환형 도로망을, 금촌·조리와 문산생활권은 격자형 도로망을 도입해 이동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미래 교통수단 도입이다. 도시기본계획에는 자율주행자동차와 도심항공교통(UAM) 활용 방안이 포함됐다. 대규모 주거단지와 GTX-A 역세권, 주요 생활권 거점을 연계하는 미래 교통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 확충을 넘어 미래형 스마트도시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경기도는 이번 도시기본계획 승인이 파주의 미래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접경지역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성장의 기회를 모색해 온 파주. GTX 시대 개막과 평화경제특구 추진, 미래 교통체계 구축이라는 세 축을 바탕으로 파주는 이제 ‘북한과 가장 가까운 도시’에서 ‘한반도 평화와 경제를 연결하는 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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