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홍보 넘어 시민과 함께 만드는 도시 콘텐츠 눈길
[이코노미세계] 빵이 도시를 알리는 새로운 콘텐츠가 되고 있다. 유명 관광지를 소개하거나 정책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던 지방자치단체의 홍보 방식이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예능 콘텐츠로 빠르게 진화하는 가운데, 고양특례시가 '빵'을 매개로 골목상권과 지역 문화를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고양특례시는 17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민 참여형 예능 프로그램 '동대동(우리 동네 대결)' 제4화 '빵 덕후 대결' 편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콘텐츠는 단순한 먹거리 소개를 넘어 지역 베이커리와 골목상권, 시민 참여, 도시 브랜드를 하나로 묶는 새로운 지역 홍보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홍보는 오랫동안 정책 발표와 행사 안내 중심이었다. 하지만 유튜브와 SNS가 시민들의 주요 정보 소비 창구로 자리 잡으면서 행정 홍보 역시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딱딱한 보도자료 대신 시민이 직접 출연하는 예능형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으며, 지역의 숨은 명소와 상권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방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고양시의 '동대동'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대표 사례다. '동대동'은 주민들이 자신의 동네 대표로 출연해 다양한 주제로 대결을 펼치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공개 모집을 실시하자 약 100명의 시민이 지원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았으며, 이는 단순한 행정 홍보를 넘어 시민이 콘텐츠 생산자가 되는 새로운 소통 방식을 보여준다.
이번 4화의 주제는 '빵 덕후 대결'이다. 성사1동 대표 권지혜 씨와 행신4동 대표 유지수 씨가 출연해 고양시 최고의 빵을 찾는 대결을 펼친다. 두 사람은 모두 1997년생 고양시 토박이로, 평소 지역 베이커리 문화를 즐겨 찾는 이른바 '빵 덕후'다.
촬영은 도시재생 거점 공간인 '능곡역 키친1904'에서 진행됐다. 이번 콘텐츠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 동네만 소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양시는 SNS를 통해 시민들에게 '우리 동네 최고의 빵집'을 추천받았고, 수백 명의 시민이 직접 참여해 자신만의 맛집을 소개했다.
제작진은 이 가운데 고양시를 대표할 만한 10곳을 선정해 프로그램에 담았다. 이는 행정기관이 선정한 맛집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추천한 지역 명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로그램은 단순한 시식 방송이 아니다. '빵으로 말해요', '빵 상식 퀴즈', '빵 이름 맞히기', '블라인드 빵 테스트' 등 게임 요소를 결합해 예능성을 높였다. 특히 블라인드 테스트는 상호명을 가린 채 오직 맛과 품질만으로 평가하도록 구성됐다. 이는 브랜드 인지도보다 제품 경쟁력을 강조하려는 제작 의도가 담겨 있다.
촬영에 참여한 권지혜 씨는 "인터넷 검색으로 나오는 유명한 곳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추천한 숨은 빵집을 만날 수 있어 의미 있었다."며 "상호명을 가린 상태에서 맛만으로 평가하면서 고양 골목빵집의 실력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빵지순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유명 제과점을 찾아 지역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빵은 관광 콘텐츠이자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새로운 소비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베이커리 개발과 SNS 홍보를 통해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양시 역시 이번 콘텐츠를 통해 단순히 맛있는 빵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골목상권 전체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양의 대표 농산물인 가와지볍씨를 활용한 '가와지쌀빵'도 프로그램에 포함하면서 지역 농업과 베이커리 산업을 연결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과거 지자체 유튜브는 행사 영상과 정책 설명 위주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민이 재미있게 소비하는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 관광과 상권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고양시는 이미 '동대동' 외에도 기업 홍보 콘텐츠 '전보자', 예능 형식을 접목한 '경찰과 도둑', '감튀모임' 등 다양한 시민 참여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도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제안하는 양방향 소통 채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시민 참여가 도시 브랜드를 만든다 이번 콘텐츠가 의미 있는 이유는 시민이 단순한 시청자가 아니라 콘텐츠 제작 과정의 주체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출연자 공개 모집부터 시작해 SNS 추천, 시민 의견 수렴, 지역 대표 메뉴 선정까지 대부분의 과정에 시민 참여가 반영됐다. 이는 행정이 일방적으로 도시를 홍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 스스로 지역의 매력을 발굴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도시 마케팅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또 시민이 추천한 골목 빵집들이 자연스럽게 소개되면서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도 온라인 홍보 기회가 제공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는 도시의 경쟁력도 콘텐츠에서 시작된다. 짧은 영상 하나가 지역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SNS 게시물 하나가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는 사례는 이제 낯설지 않다.
고양시가 '빵'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활용해 시민 참여와 지역경제, 도시 브랜드를 연결한 이번 시도는 행정 홍보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다.
이번 '동대동-빵 덕후 대결'은 단순한 먹거리 예능이 아니다. 시민이 직접 도시의 매력을 발굴하고, 지역 상권과 관광 자원을 연결하며, 행정과 시민이 함께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실험이다.
또한 지역 홍보가 '알리는 행정'에서 '함께 만드는 도시 이야기'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과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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