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6월 4일 시흥시장직에 복귀한 임병택 시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한 짧은 글이 지역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노란 민방위복이 정말 입고 싶었다”는 고백은 단순한 복귀 소감이 아니라 선거를 마치고 다시 행정 현장으로 돌아온 지방정부 수장의 심경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임 시장은 약 두 달 동안 시흥시청을 떠나 선거운동에 전념했다. 선거 기간 동안 그는 파란색 선거운동복을 입고 시민들을 만났다. 그러나 그의 마음 한편에는 늘 노란 민방위복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복장의 변화가 아니라 정치인의 역할과 행정가의 역할 사이에서 느꼈던 책임감의 무게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표현으로 읽힌다.
임 시장은 SNS를 통해 “민방위복을 입고 안전을 챙기고 재난을 대비하고 싶었다”며 “시흥시정부 공직자들과 시민의 행복을 위해 회의하고 토론하고 싶었다. 일하고 싶었다”고 적었다. 이 짧은 문장에는 지방행정 책임자로서의 정체성과 시정 운영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다.
임 시장은 시장직에 복귀한 이후 모든 공식 회의에 민방위복을 착용하고 참석하고 있다. 간부공직자회의를 비롯해 사무관급 이상 전체 열린회의, 각 부서 현안회의 등을 직접 주재하며 시정 현안을 챙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등 대규모 선거가 끝난 뒤 지방자치단체는 일정 기간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체제 정비에 들어간다. 특히 단체장이 선거에 출마하거나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경우에는 주요 정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조직의 동력을 다시 결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흥시 역시 예외는 아니다. 민생 현안부터 도시개발, 교통, 복지, 재난안전까지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복귀는 단순한 인사 복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임 시장이 복귀 직후부터 민방위복을 입고 회의를 주재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민방위복은 재난 대응과 시민 안전을 상징하는 복장이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 폭염, 자연재난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재난 대응 역량은 시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바라보는 행정 분야 중 하나다.
결국 민방위복은 단순한 업무복이 아니라 “시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메시지의 상징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지방자치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의 역할도 크게 변화했다. 과거 지방자치단체장은 중앙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이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지역 발전 전략을 직접 설계하고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최고경영자(CEO)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시흥시는 수도권 서남부의 대표 성장도시로 꼽힌다. 배곧신도시와 시화MTV 개발, 바이오산업 육성, 광역교통망 확충, 교육도시 조성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의 부재는 곧 정책 추진 속도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방정부 수장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는 ‘지속성’이다.
임 시장이 “다시 일할 수 있게 해주신 시흥시민들께 감사하다”고 밝힌 것도 시민들의 선택과 신뢰를 기반으로 시정을 다시 이끌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임 시장의 글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회의하고 토론하고 싶었다”는 표현이다. 행정은 종종 결과만 주목받는다. 도로가 개통되고, 공원이 조성되고, 복지사업이 시행되는 결과가 시민들에게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수많은 논의와 검토, 협의 과정이 존재한다.
시장과 공직자들이 참여하는 회의는 단순한 보고 자리가 아니다.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정책이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도시계획 하나를 수립하더라도 주민 의견 수렴과 예산 검토, 환경 영향 분석, 중앙정부 협의 등이 뒤따른다. 복지정책 역시 대상자 선정부터 재원 확보, 사업 평가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결국 임 시장이 언급한 ‘회의’와 ‘토론’은 행정의 핵심 기능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특히 최근 지방정부는 기후위기, 저출생, 고령화, 지역경제 침체 등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 어느 하나 단순한 해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임 시장의 발언은 이러한 행정의 본질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시흥시는 현재 수도권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성장과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교통 인프라 확충, 원도심 활성화, 청년 일자리 창출, 주거 안정, 재난 대응체계 강화, 복지 수요 증가 등 다양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특히 최근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지방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다.
임 시장 역시 복귀 이후 첫 메시지에서 시민 행복과 안전을 강조했다. 이는 남은 임기 동안 시흥시정의 핵심 방향이 민생과 안전에 맞춰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실제로 지방정부의 평가는 거창한 비전보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고, 복지 서비스 접근성이 높아지고,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이 조성될 때 시민들은 행정의 성과를 체감한다.
정치는 선거를 통해 평가받지만 행정은 결과로 평가받는다. 임병택 시장이 말한 “노란 민방위복”은 단순한 옷 한 벌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지방정부 수장의 역할을 상징하는 복장이다.
두 달여의 선거 기간 동안 파란색 선거운동복을 입었던 그는 이제 다시 노란 민방위복을 입고 시청 회의실로 돌아왔다. 그가 복귀 후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권한도, 정치도 아니었다. “안전을 챙기고 싶었다”, “회의하고 토론하고 싶었다”, “일하고 싶었다”는 말이었다.
그 메시지는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시민이 맡긴 역할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다짐이다.
시흥시민들이 부여한 신뢰를 바탕으로 다시 시작된 임병택 시장의 행정이 앞으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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