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정보를 '처방'하는 맞춤형 팝업스토어도 첫 선
[이코노미세계] 경기도 관광정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관광지를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광객이 직접 체험하고, 쉬고, 공감하며 여행을 계획하는 방식으로 홍보 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나선 것이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축제와 박람회를 순회하는 '2026 찾아가는 경기관광 홍보관'을 운영하며 체험형 관광마케팅을 본격화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행사 운영을 넘어 관광객의 관심을 실제 방문으로 연결하는 '체류형 관광마케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관광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유명 관광지를 소개하거나 관광 안내 책자를 배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여행객들은 SNS와 영상 콘텐츠를 통해 이미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다. 단순한 정보 제공만으로는 여행지를 선택하지 않는다.
이제 관광객들은 '직접 경험해 본 느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올해 추진하는 관광 홍보관은 이러한 흐름을 적극 반영했다.
기존 차량 중심의 이동형 홍보부스를 과감히 탈피해 누구나 편안하게 쉬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공간형 홍보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 변화가 아니다. 관광 홍보의 패러다임 자체를 '설명'에서 '경험'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홍보관의 가장 큰 특징은 'DMZ 평화'를 핵심 테마로 삼았다는 점이다. 경기도는 국내에서 DMZ와 가장 긴 접경지역을 보유하고 있으며, 파주와 연천 등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생태·역사·평화 관광자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반 관광객에게 DMZ는 여전히 접근하기 어렵고 다소 무거운 이미지가 강했다.
경기관광공사는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캠핑 감성을 접목한 피크닉 라운지를 조성하고, 누구나 자연스럽게 평화 관광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현장에서는 △DMZ 컬러링월 △DMZ 슈팅 챌린지 △DMZ 캡슐 뽑기 등 참여형 콘텐츠가 운영된다. 이처럼 놀이 요소를 접목한 체험은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동시에 경기도 관광자원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이어 올해 찾아가는 경기관광 홍보관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 주요 행사장을 직접 찾아간다. 대표적으로 △파주 문화사계 가을축제 △양주 천일홍 축제 △제주 전국체육대회 등 전국 단위 행사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관광객을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관광객이 모이는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관광객들은 축제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경기도의 관광자원을 접하게 되고, 이후 실제 경기도 여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전국체전과 같은 대형 행사는 전국 각지의 방문객이 한곳에 모이는 만큼 경기도 관광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오는 7월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에서는 또 다른 실험이 진행된다. 경기관광공사는 '경기 여행 고민 자판기'라는 특별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여행객의 취향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체험형 서비스다. △여행도 이제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가족여행을 계획하는 사람, △사진 촬영 명소를 찾는 사람, △맛집 여행을 원하는 사람 등 다양한 여행 성향에 맞춰 관광지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는 최근 관광산업의 핵심 키워드인 '개인화(Personalization)'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관광산업은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성장동력이다.
관광은 단순히 여행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관광객이 늘어나면 숙박업과 음식점, 전통시장, 교통, 문화시설 등 다양한 산업으로 소비가 확산된다. 이른바 관광의 경제적 파급효과다.
특히 경기도는 수도권 최대 생활권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서울을 거쳐 지나가는 '경유형 관광'이 많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경기관광공사가 체험형 콘텐츠와 맞춤형 관광정보 제공에 집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홍보 현장에서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이후 실제 방문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관광객 한 사람이 지역에서 식사하고 숙박하며 지역 특산품을 구매하는 소비는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최근 관광객들은 여행을 계획할 때 SNS와 온라인 영상을 가장 먼저 참고한다. 따라서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영상을 촬영하며 자연스럽게 온라인으로 확산되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DMZ 피크닉 공간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이러한 온라인 확산 효과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광객들은 체험 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하고, 이는 다시 경기도 관광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즉, 오프라인 홍보관이 온라인 홍보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하는 셈이다.
체험형 홍보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사장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홍보 이후 실제 관광지 방문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지역 상권 매출 증가로 이어졌는지, 재방문율은 얼마나 높아졌는지 등에 대한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DMZ뿐 아니라 경기 북부와 남부의 역사·문화·생태·레저 관광자원을 연계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관광객의 여행 동선을 분석해 맞춤형 관광 코스를 제공하고, 지역 축제와 연계한 체류형 관광상품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경기관광공사는 올해 관광 홍보의 핵심을 '머물고 체험하는 공간'에 두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머물며 경기도 관광의 매력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 활용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다"며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통해 현장 참여를 유도하고, 도내 관광지로의 실질적인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관광산업의 경쟁력은 이제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제공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경기도의 '찾아가는 경기관광 홍보관'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반영한 새로운 시도다. 관광객의 오감을 사로잡는 체험과 맞춤형 여행 서비스가 실제 지역 방문과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면, 이번 사업은 단순한 홍보행사를 넘어 경기도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 모델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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