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민 10명 중 9명 이상이 공공보건의료 확대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급의료 체계 확충과 의료취약계층 지원, 예방의료 강화 등에 대한 요구가 높게 조사되면서 공공보건의료가 단순한 복지 영역을 넘어 도민 삶의 안전망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경자 의원은 최근 발표된 ‘2026 경기도의회 도민인식조사 1차-공공보건의료에 대한 도민 인식조사’ 결과와 관련해 “공공보건의료 확대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의회가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공보건의료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92%에 달했으며, 공공보건의료에 대한 신뢰도 역시 8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정 의원은 “도민들은 현재의 공공보건의료 체계에 일정 부분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현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경기도가 공공의료를 단순한 복지사업이 아닌 핵심 도정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는 도민들이 공공보건의료 분야에서 무엇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는지도 보여줬다.
예산 확대가 필요한 분야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응급의료 체계 확충’을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꼽았다. 1·2순위 응답을 합산한 결과 44%가 응급의료 분야를 선택했다. 이어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등 예방의료 강화가 30%, 장애인·노인·아동 등 의료취약계층 지원이 26%로 뒤를 이었다.
이는 고령화와 지역 간 의료격차 심화, 필수의료 인력 부족 등 최근 의료환경 변화 속에서 도민들이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서비스 강화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의원은 “응급의료, 분만, 소아청소년과, 장애인 진료, 의료취약지역 인프라와 같은 분야는 예산과 정책 우선순위에서 결코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며 “도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체감하는 영역에 공공의료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의료 접근성에 대한 지역 간 격차도 확인됐다. ‘경기도 내 시·군 또는 거주 지역에 따라 의료서비스 이용에 차이가 있다’는 응답은 85%에 달했다. 이는 대부분의 도민이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일반 외래 진료에 대한 접근성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됐지만, 산모 진료와 분만 의료서비스, 응급실 이용, 장애인 전용 진료시설 등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장애인 전용 진료시설 이용 편의성에 대한 긍정 응답이 39%에 그쳤다는 점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결과”라며 “의료취약계층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의료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광역자치단체지만 지역별 의료 인프라 수준에는 여전히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농촌지역이나 의료취약지역의 경우 전문 진료과목 이용이 쉽지 않아 공공의료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조사 결과 역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올해 일몰된 경기도 무료이동진료사업에 대한 도민 인식도 함께 확인됐다.
조사 결과 무료이동진료사업과 같은 찾아가는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88%에 달했다. 사업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다른 형태로 보완·재설계해 운영해야 한다’는 응답이 60%로 가장 높았으며, ‘기존 방식 그대로 재운영해야 한다’는 응답도 2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료이동진료사업은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의료진이 직접 찾아가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장형 공공의료 사업이다. 2025년에는 총 819회 운영을 통해 1만4,410명을 지원했다.
하지만 올해 사업이 종료되면서 현장 의료서비스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정 의원은 “무료이동진료사업은 실제 의료 사각지대를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한 대표적인 공공의료 정책”이라며 “도민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사업이 종료된 것은 아쉬운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단순한 사업 복원이 아닌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앞으로는 병원 연계와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의료취약계층 발굴 기능을 포함한 새로운 형태의 찾아가는 공공의료 서비스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사에서 무료이동진료사업 보완 과제로는 ‘공공병원·민간병원과 연계하는 후속 진료체계 구축’이 3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단발성 진료를 넘어선 사후관리 체계 구축’이 33%, ‘실질적인 의료취약계층 발굴 체계 마련’이 26%로 조사됐다.
정 의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향후 경기도 공공보건의료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 결과는 공공보건의료 정책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도민이 직접 보여준 정책 나침반과 같다”며 “차기 민선 9기 경기도정은 도민들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의료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강화, 찾아가는 의료서비스 확대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높은 공공의료 확대 요구와 의료격차 해소에 대한 목소리는 단순한 여론조사 결과를 넘어선다. 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의료서비스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누구나 필요할 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공정한 의료환경이다.
공공보건의료를 둘러싼 논의가 확대되는 가운데, 경기도가 이번 조사 결과를 향후 정책 수립 과정에 어떻게 반영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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