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진압부터 방제·인명구조·응급처치까지 전 과정 숙달
이용객 증가하는 해양레저 시대, 안전이 경쟁력으로 부상
[이코노미세계] 해양레저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바다는 더 이상 어업과 물류만의 공간이 아니다. 요트와 레저보트, 마리나 시설을 찾는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해양관광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용객 증가와 함께 해양 안전사고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선박 화재와 기름유출, 익수사고 등은 한 번 발생하면 인명 피해는 물론 환경오염까지 초래하는 대표적인 복합재난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한 뒤의 대응보다 사고 직후 얼마나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실제 상황과 같은 반복 훈련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평택항만공사는 18일 시흥시 거북섬마리나 해상계류장에서 대형 화재와 기름유출, 익수사고 등을 가정한 유관기관 합동 재난대응 교육·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에는 공사를 비롯해 시흥시, 시흥소방서, 평택해양경찰서 안산파출소 등 관계기관이 참여해 실제 재난 발생 시 초기 대응능력과 기관 간 협업체계를 집중 점검했다.
이번 훈련은 단순한 안전교육이 아니라 실제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실전형 훈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재난 대응의 핵심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실제처럼 반복했느냐'로 평가된다.
이번 훈련은 실제 발생 가능한 상황을 단계별로 구성했다. 우선 해상계류장에 정박 중인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상황을 설정했다. 이후 화재가 확대되면서 연료가 바다로 유출되고 이를 막기 위한 방제 작업이 이어졌다. 동시에 초기 진화 과정에서 작업자가 바다에 빠지는 상황까지 추가해 인명구조와 응급처치가 동시에 이뤄지는 복합재난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실제 재난은 하나의 사고로 끝나는 경우보다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선박 화재는 폭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연료가 유출되면 해양오염까지 발생한다. 구조 과정에서 추가 인명사고가 생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이번 훈련처럼 여러 사고를 동시에 가정하는 방식은 현장 대응능력을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초기 10분이 사고 규모를 결정한다 재난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 후 초기 대응 시간을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으로 꼽는다. 특히 해상에서는 육상보다 구조 인력이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초기 대응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이번 훈련에서는 선박용 소화기와 소화전을 이용한 화재 진압을 시작으로 오일펜스와 유흡착재를 활용한 기름유출 방제훈련이 진행됐다. 이어 구명환과 구명로프를 활용한 구조훈련, AED(자동심장충격기)를 활용한 응급처치까지 연계해 실제 사고 대응 전 과정을 숙달했다.
단순히 장비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사고 발생 이후 기관별 역할 분담과 상황 전파, 현장 지휘체계까지 함께 점검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재난은 어느 한 기관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소방은 화재를 진압하고, 해양경찰은 구조를 담당하며, 지자체는 현장 통제와 행정 지원을 맡는다. 운영기관은 시설 안전관리와 이용객 대피를 책임진다. 이처럼 각 기관의 역할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 국내 해양레저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5일 근무 정착과 여가문화 확대, 요트와 보트 이용 증가, 해양관광 활성화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전국 마리나 시설 이용객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안전관리 체계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마리나는 다양한 선박이 동시에 계류하는 공간인 만큼 화재와 충돌, 기름유출, 익수사고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시설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이용객뿐 아니라 주변 해양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와 반복 훈련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번 훈련 역시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사례로 평가된다.
훈련이 진행된 거북섬마리나는 올해 1월 정식 개장한 수도권 대표 마리나 시설이다. 해상 54선석과 육상 36선석 등 모두 90선석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경기평택항만공사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현재 마리나 계류 고객을 상시 모집하고 있다.
거북섬 일대는 해양레저와 관광, 문화가 결합된 복합 관광거점으로 조성되고 있다. 향후 이용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설 운영뿐 아니라 안전관리 체계 역시 지속적으로 강화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시설 경쟁력은 규모보다 안전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이번 훈련은 운영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훈련은 단순한 행사성 교육이 아니라 해양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대응체계를 점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해양레저 산업이 성장할수록 안전은 선택이 아닌 경쟁력이 된다. 시설의 규모와 최신 장비도 중요하지만 실제 위기 상황에서 사람을 살리는 것은 반복된 훈련과 기관 간 협업이다.
거북섬마리나에서 실시된 이번 합동훈련은 '재난은 예방이 최선이며, 대응은 준비된 만큼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사례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육과 실전형 훈련이 이어질 때 수도권 대표 해양레저 거점의 안전 신뢰도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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