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용인시가 화훼 산업 활성화와 시민 문화 체험 기능을 결합한 ‘용인화훼유통복합센터’ 건립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화훼 판매 시설을 넘어 시민들이 자연과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용인특례시는 최근 ‘용인화훼유통복합센터 건립 사업’ 설계 공모 당선작으로 아이오오일공공건축사사무소의 ‘꽃길 산책’을 최종 선정했다. 시는 지난 19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설계 공모 심사위원회를 열고 공간 배치와 경관, 동선 계획, 주변 환경과의 조화성, 기술 계획 등을 종합 심사해 당선작을 결정했다.
이번 사업은 처인구 남사읍 화훼단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지역 화훼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들이 식물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된다. 최근 침체된 화훼 소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지역 농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대상지는 처인구 남사읍 봉무리 632-8번지 일원이다. 총 부지면적은 8855㎡ 규모로, 이곳에는 화훼 판매 기능을 담당하는 온실동과 화훼체험관·플라워카페·화훼교육장 등이 포함된 본관동이 들어선다. 건축물은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되며 총사업비 60억2200만 원이 투입된다.
이번 설계 공모에서 선정된 ‘꽃길 산책’은 사업 부지의 독특한 형태를 적극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갈고리 형태로 휘어진 부지 구조를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전환해 방문객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온실동과 본관동을 단순히 분리된 시설로 구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 보행로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한 점이 특징이다. 방문객들은 두 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며 쇼핑과 체험,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외부 환경과의 연결성도 눈길을 끈다. 설계안은 센터 내부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근 하천 수변 산책로와 동선을 연계했다. 이를 통해 이용객들이 건물 내부와 외부 자연환경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한 판매시설이 아닌 ‘걷고 머무르는 공간’이라는 개념을 구현한 셈이다.
최근 공공건축의 중요 가치로 떠오른 친환경성과 개방성도 반영됐다.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 구조를 도입했고, 자연 채광과 보행 친화적 동선을 강조해 이용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용인시는 이번 사업이 지역 화훼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사읍 일대는 수도권 내 대표적인 화훼 생산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유통과 체험 기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화훼유통복합센터는 생산·판매·체험·교육 기능을 통합한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시민들은 꽃과 식물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고, 생산 농가는 안정적인 판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화훼 산업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변화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졸업식과 입학식, 각종 행사 축소로 화훼 소비가 감소하면서 지역 농가들의 부담도 커졌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들은 화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체험형 공간 조성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용인시 역시 단순 유통 기능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문화·관광 요소를 결합한 복합형 공간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 체험 프로그램과 교육 기능을 함께 운영해 생활 속 화훼 소비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시는 이번 당선작을 토대로 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설계에 착수한다. 이후 2027년 공사를 시작해 2028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설계 공모는 용인시가 지난해 마련한 ‘공공건축물 설계 공모 개선 방안’이 적용된 두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시는 공공건축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 체계를 대폭 손질했다.
기존 7명이던 설계 공모 심사위원은 15명으로 확대됐다. 심사 과정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여기에 시가 자체 개발한 설계 공모 채점 프로그램을 도입해 심사 결과의 신뢰성을 강화했다.
시는 앞서 지난 3월 진행된 ‘백암복합문화센터 건립 사업 설계 공모’에도 동일한 개선 방안을 적용한 바 있다. 공공건축 분야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던 심사 불공정 논란을 최소화하고 시민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시민이 공공건축 설계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민설(說)계실’도 운영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시 누리집 게시판과 시민 참여 플랫폼 등을 통해 공공건축물 관련 의견을 제안할 수 있다.
아울러 우수 제안은 실제 설계 과정에 반영될 예정이다. 행정 주도의 일방적인 공공건축을 넘어 시민 참여형 도시 공간 조성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미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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