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검찰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정치권의 핵심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검찰개혁을 완전히 불가역적으로 완성하지 못하고 떠난 데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며 개혁 완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추 지사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경기도정 취임 이후 열흘이 지나 도정 운영의 큰 방향을 설명한 뒤, 국민적 관심이 높은 검찰개혁 문제에 대해 잠시 의견을 밝히고자 한다"며 "도정에는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하겠다"고 전제했다.
이번 메시지는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검사의 제한적 직접수사 허용'과 '보완수사권 확대'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검찰개혁의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검찰과 경찰의 권한 재조정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검찰개혁의 방향성과 향후 입법 과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추 지사는 검찰개혁이 특정 기관의 권한을 축소하는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가 시스템 개혁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과 이후 국가적 혼란을 "검찰개혁 실패가 낳은 시스템 오류"라고 평가하며, 검찰권 분산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완성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에서 제기되는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 불신이 존재하는 만큼 검사의 직접수사를 일정 부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선을 그었다.
추 지사는 "경찰에 대한 우려를 검찰개혁을 미루는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개별 제도의 미비점을 이유로 개혁의 큰 원칙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검찰개혁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예외조항 확대' 논의가 결국 개혁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소시효 만료 직전 새로운 증거가 발견될 경우 검사의 직접수사를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 경찰 간부 가족이 연루된 사건처럼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경우 경찰만으로는 공정한 수사가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추 지사는 이러한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사의 보완수사는 결국 검사의 직접수사"라며 "보완수사 요구 역시 경찰을 통한 간접수사일 뿐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외를 아무리 좁게 인정한다고 해도 검사의 직접수사를 허용하는 순간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개혁 원칙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추 지사는 공소시효 만료 직전 발생하는 예외적 상황 역시 검찰 직접수사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행 제도에서도 검찰은 수사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소시효를 넘겨 사건이 종결된 사례는 적지 않았다"며 "그때마다 검찰의 수사권을 다른 기관으로 넘겨야 한다는 논리를 펴지 않았던 것처럼, 경찰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외 역시 제도 개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이 직접 수사해야 한다는 논리는 지나친 비약"이라며 형사사법 체계는 원칙에 따라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 지사는 과거 검찰이 기소독점권을 활용해 사건 처리를 지연하거나 공소시효를 넘기도록 방치했던 사례들이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사건을 장기간 보류하면서 정의 실현을 지연시킨 사례를 언급하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보유한 구조가 권한 남용과 정치적 판단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회적 관심이 컸던 일부 주가조작 사건 등을 예로 들며 검찰권 집중이 가져온 부작용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추 지사는 검찰의 직접수사를 유지하는 대신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수사기관 간 협력체계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형사사건 전자화 시스템(KICS)을 비롯한 디지털 수사체계와 수사지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면 공소시효 문제나 보완수사 역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경찰의 수사 지연이나 부실수사는 감찰과 감독 체계를 강화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검찰의 직접수사를 유지할 이유는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추 지사는 검찰과 경찰 가운데 어느 기관이 더 유능한지를 따지는 것이 검찰개혁의 본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는 국민주권의 관점에서 형사사법 정의를 회복하기 위한 국가 시스템 개혁"이라며 "원칙보다 예외를 먼저 논의하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는 매우 위험한 접근"이라고 밝혔다.
이번 입장 표명은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 첫 검찰개혁 관련 공식 메시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지방행정 책임자로서 도정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도, 오랜 기간 추진해 온 검찰개혁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향후 국회에서 검찰개혁 관련 입법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추 지사가 제시한 '원칙 중심의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권 분산' 논리는 다시 중요한 기준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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