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하천이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연다
[이코노미세계] "수달이 돌아왔다." 야생 수달은 단순히 한 종의 동물이 아니다. 생태학에서는 수달을 '생태계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종'이라고 부른다. 먹이가 풍부하고 수질이 깨끗하며 사람의 간섭이 적은 환경에서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화성특례시 발안천에서 수달의 활동 흔적이 확인되면서 지역사회가 반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생태계 변화가 아니라 수년간 이어진 환경보전 활동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최근 화성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함께 발안천 일대를 찾아 생태탐사를 진행한 뒤 "수달의 흔적과 활동이 발안천 곳곳에서 확인됐다"고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 시장은 "수달은 충분한 먹이와 은신처, 건강한 생태환경이 함께 갖춰져야 살아갈 수 있는 동물인 만큼 발안천의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반가운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번 생태탐사는 단순한 현장 방문을 넘어 민관이 함께 추진한 환경복원의 성과를 직접 확인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달은 우리나라 천연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 가운데 하나다. 환경 전문가들은 수달이 서식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우선 수질이 깨끗해야 한다. 오염된 하천에서는 물고기와 갑각류가 줄어들기 때문에 먹이사슬 자체가 유지되지 않는다. 또 하천 주변에는 갈대와 수목, 바위 등 은신할 공간도 충분해야 한다.
사람들의 잦은 출입이나 소음 역시 수달이 정착하는 데 큰 장애요인이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수달은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생물로 꼽힌다.
실제로 환경부와 생태 전문가들은 전국 하천의 자연성 평가에서도 수달의 서식 여부를 중요한 판단 기준 가운데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발안천에서 수달의 활동 흔적이 확인됐다는 것은 단순히 한 종의 동물이 나타났다는 차원을 넘어 하천 생태계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변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화성시는 지난해부터 화성상공회의소, 지역 기업, 시민단체와 함께 발안천 환경친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하천 정화활동은 물론 생태계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환경 캠페인도 이어졌다.
기업들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환경보호 활동에 참여했고 시민들은 자발적인 하천 정화와 쓰레기 수거 활동을 이어왔다. 이러한 민관 협력은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환경보전을 공동의 과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명근 시장 역시 "이번 변화는 화성상공회의소와 관내 기업, 시민단체가 함께 발안천 환경친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노력의 결과"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환경보전은 행정기관만의 힘으로 이뤄질 수 없다. 기업과 시민, 행정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가 구축될 때 지속가능한 생태복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번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최근 지방정부의 환경정책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하천 정비나 공원 조성처럼 행정이 주도하는 사업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함께 수행하는 방식이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환경문제는 행정의 예산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생활 속 작은 실천이 모여야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의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 기업들의 환경보호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화성시 사례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지역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고 시민단체가 생태보호 활동을 이어가며 지방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환경은 더 이상 개발의 반대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깨끗한 자연환경은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전국 여러 지방정부는 생태하천 조성과 습지 복원 등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관광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철새도래지, 습지공원, 생태탐방로 등 자연친화 공간은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발안천 역시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한다면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넘어 지역의 대표적인 생태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아이들에게 자연생태 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가족 단위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도 기대된다.
기후변화와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시대에 도시가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연과의 공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시개발과 환경보전은 서로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할 정책이다.
건강한 하천은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한다. 또 시민들에게는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 된다.
정명근 시장은 "앞으로도 미래세대에 깨끗한 환경과 건강한 생태계를 물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지는 단순한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 환경보호 정책이 꾸준히 이어지고 시민 참여가 지속될 때 비로소 생태복원의 성과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이번 발안천에서 발견된 수달은 단순한 야생동물이 아니다. 그 존재는 도시와 자연이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이다. 이번 사례는 환경정책이 단기간의 성과를 목표로 하기보다 꾸준한 관리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기업과 시민, 행정이 함께 만든 작은 변화가 결국 도시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밑거름이 된다. 생태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수달이 돌아왔다는 사실은 발안천이 다시 건강해지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앞으로 화성시가 이러한 생태복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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