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미술은 더 이상 미술관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2026 화랑미술제 in 수원'이 다시 한 번 수원컨벤션센터의 문을 열었다. 6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전국 103개 주요 갤러리와 60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국내 현대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올해 화랑미술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문화와 관광,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결합한 복합문화축제로 한 단계 진화했다. 미술 애호가는 물론 가족 단위 관람객과 관광객까지 아우르며 도시 전체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확장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수원이 다시 현대미술로 물든다. 시민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죠"라며 행사 개최를 알렸다.
이 한마디에는 수원이 지향하는 도시 브랜드의 방향성이 담겨 있다. 역사문화도시라는 기존 이미지에 현대미술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더해 문화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문화예술을 도시경쟁력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산업과 관광, 시민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문화정책이 도시 발전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화랑미술제를 대표 문화콘텐츠로 육성하며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올해 화랑미술제는 규모 면에서도 한층 커졌다. 전국 103개 주요 갤러리와 6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신진 작가부터 중견 작가, 블루칩 작가, 국내외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까지 폭넓게 선보인다.
특히 미술시장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진 작가 발굴이 중요한 화두다. 이번 행사 역시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과 기존 유명 작가들의 대표작이 함께 소개되면서 국내 미술시장의 현재를 보여주는 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갤러리 관계자들에게는 새로운 컬렉터를 만나는 기회이며, 시민들에게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수준 높은 현대미술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문화 향유의 장이 된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프로그램은 수원문화재단 특별전 '수문장'이다. '파도'를 주제로 수원 지역 예술가 24명이 참여해 각자의 시선으로 도시와 삶, 자연을 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국 단위 미술행사 속에서도 지역 예술인들에게 별도의 무대를 마련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는 지역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때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특별전은 지역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시민들에게 지역 예술의 가치를 알리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어 올해 화랑미술제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시민이 하루 종일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변모했다. 광교호수공원의 야경과 함께하는 '와인 앤 뮤직 페스티벌', 어린이를 위한 키즈 아트 프로그램, 전문가 토크, 도슨트 프로그램,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관람 프로그램 등이 마련됐다.
이는 최근 문화행사의 변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전시만 관람하는 시대에서 공연과 체험, 휴식, 관광을 함께 즐기는 복합문화 콘텐츠로 발전하면서 시민들의 만족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 확대는 미술을 특정 계층만의 문화가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문화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화랑미술제에는 3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이는 단순한 관람객 숫자를 넘어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숙박과 음식점, 카페, 쇼핑 등을 함께 이용하면서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문화행사가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대표 사례인 셈이다.도시들은 이제 제조업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문화와 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수원이 화랑미술제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수원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광교호수공원, 행궁동 문화거리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현대미술 콘텐츠가 더해지면서 역사와 현대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정 산업시설은 시간이 지나면 노후화될 수 있지만 문화자산은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고 지속적인 관광객 유입을 이끌어낸다. 화랑미술제가 수원의 대표 문화브랜드로 자리 잡는다면 도시의 경쟁력 역시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 도시의 경쟁력은 더 이상 인구나 산업 규모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얼마나 풍부한 문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지가 도시의 품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2026 화랑미술제 in 수원'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전국의 우수 갤러리와 작가들이 참여하고, 지역 예술인이 함께 성장하며, 시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축제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단순한 미술 전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수원이 지향하는 'K-콘텐츠 메카'의 비전 역시 이러한 문화예술의 축적 속에서 더욱 구체적인 모습을 갖춰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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