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마을의 주인은 주민이다. 임병택 시흥시장이 30일 시흥시청을 찾은 주민자치회원들을 맞이하며 꺼낸 첫마디다. 이날 시청에는 시흥시 20개 동 주민자치회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주민자치회는 법과 제도 속 기구이기 이전에, 지역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하는 생활 민주주의의 핵심 주체다.
임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개 동 주민자치회는 ‘마을의 주인은 주민’임을 실천하는 분들”이라며 “매년 경기도와 전국대회에서 훌륭한 평가를 받는 시흥의 자랑”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한 격려를 넘어, 시흥시가 주민자치 정책을 시정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한 메시지다.
시흥시는 그동안 주민자치 분야에서 꾸준히 전국적 주목을 받아왔다. 경기도 단위 평가뿐 아니라 전국대회에서도 성과를 거두며 ‘시흥형 주민자치’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게 사용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 마을 의제 발굴, 생활 밀착형 사업 추진 등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모델을 구축해왔다는 평가다.
그러나 성과만으로 제도의 성공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주민자치가 ‘행사 중심’이나 ‘일회성 사업’에 머물지 않고, 실제 행정 결정 과정에 얼마나 깊이 관여하느냐가 향후 관건으로 꼽힌다. 시흥시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만남의 핵심은 단순한 격려가 아니라 2026년 주민자치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였다는 점이다. 임 시장은 향후 주민자치회의 역할과 정책적 지원 방향을 직접 설명하며, 제도 고도화를 위한 시의 구상을 공유했다.
시흥시가 제시한 2026년 주민자치정책의 큰 방향은 ‘참여의 제도화’로 요약된다. 그동안 주민자치회가 주로 마을 단위 사업과 소규모 의제 발굴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정책 기획과 실행 과정 전반에 주민 의견이 구조적으로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지방자치가 단체장과 행정 중심에서 주민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정부 차원에서도 주민자치회 기능 강화와 권한 확대가 주요 과제로 거론되고 있지만, 제도 정착 여부는 각 지자체의 의지와 실행력에 달려 있다.
시흥시는 주민자치회 역량 강화, 동별 특성에 맞는 자치 모델 설계, 행정과 주민 간 협력 체계 정비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자치가 ‘자원봉사 성격의 참여’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 파트너로 기능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자리에서는 지난 1년간 주민자치 연합회를 이끌어온 김정은 회장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새롭게 연합회를 이끌 박경아 회장에게 축하와 격려가 전해졌다.
주민자치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인적 연속성과 리더십 교체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특정 인물이나 소수에게 의존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제도의 피로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시흥시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임과 취임을 함께 강조한 것은, 주민자치가 개인이 아닌 시스템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시흥시의 경우, 이미 일정 수준의 기반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제도의 ‘깊이’다. 주민자치회가 행정의 보조기구가 아니라, 지역 의제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시흥형 모델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임병택 시장의 발언처럼 “마을의 주인은 주민”이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이 문장이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선언을 넘어 정책과 제도로 증명돼야 한다.
2026년을 향한 시흥시 주민자치정책은 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주민자치가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넘어, ‘없어서는 안 될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시흥시의 다음 행보에 지역사회와 전국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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