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화성시 궁평솔밭해수욕장. 봄바람이 불어오는 해안가에 형광색 장갑과 쓰레기봉투를 든 사람들이 줄지어 이동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해변 산책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손길은 모래 속에 숨어 있는 미세플라스틱과 각종 해양 쓰레기를 하나하나 찾아낸다. 이 활동은 단순한 환경 정화가 아니라 공공기관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현장형 ESG 경영’의 한 단면이다.
경기관광공사는 25일 오전, 경기도가 추진하는 해양환경 보전 프로젝트 ‘경기바다 함께海’에 동참해 궁평솔밭해수욕장에서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공사 임직원 20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해안가에 쌓인 쓰레기 수거에 나섰다.
‘경기바다 함께海’는 경기도와 화성·안산·평택·시흥·김포 등 연안 5개 시, 그리고 공공기관이 협력해 추진하는 해양환경 보전 사업이다. 단순한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특정 해안과 항·포구를 지정해 연중 반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환경 정화 활동이 이벤트 중심이었다면, 이 사업은 ‘책임 구역’을 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참여 기관은 각자 맡은 해안 구간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쓰레기를 수거하고, 해양 오염 실태를 점검한다. 이는 단순 청소를 넘어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장기적 관리 체계로 평가된다.
경기관광공사 역시 올해 분기별 1회 이상, 연간 최소 4회 이상의 정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공사 측은 이를 통해 일회성 사회공헌이 아닌 ‘지속 가능한 환경 경영’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현장에서 수거된 쓰레기 중 상당수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이었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은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만, 일반적인 청소 활동으로는 쉽게 제거되지 않는다.
참여 직원들은 모래를 일일이 뒤집어가며 플라스틱 조각을 골라냈다.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환경 문제를 ‘몸으로 체감하는 교육의 장’이 된 셈이다.
최근 공공기관과 기업 전반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선언적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경기관광공사의 활동은 ESG를 현장에서 실행하는 사례로 주목된다.
공사는 환경 분야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 영역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내 발달장애 가족 기차여행 지원’ 사업은 3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관광 공기업의 특성을 살린 맞춤형 사회공헌 모델로 평가된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도내 보육원 아동을 대상으로 여행 지원과 자원봉사, 기부 활동을 병행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후원에 그치지 않고, ‘경험 제공’이라는 관광 공기업의 본질적 역할을 사회공헌과 연결시킨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노력은 외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경기관광공사는 2024년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관광 산업은 환경 훼손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관광객 증가로 인한 쓰레기 문제, 해안 훼손, 생태계 교란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친환경 관광’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광과 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모델이 요구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의 이번 활동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관광 활성화를 추진하는 기관이 동시에 환경 보호의 주체로 나선다는 점에서, 관광과 환경의 ‘상생 모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양 관광 자원이 중요한 경기도 연안 지역에서 해양환경 보전은 관광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다. 깨끗한 해변과 건강한 생태계는 곧 관광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번 활동의 또 다른 특징은 ‘자발적 참여’다. 임직원 20여 명이 добров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지시형 활동이 아니라 조직 문화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ESG 경영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의 인식 변화가 필수적이다. 단순히 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넘어, 구성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감해야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해양 환경은 한 번 훼손되면 복원이 어렵다는 점에서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관광공사는 이번 활동을 계기로 환경보전과 사회공헌을 결합한 ESG 경영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해변을 따라 이어진 발자국은 곧 사라지지만, 그날 수거된 쓰레기와 참여자들의 인식 변화는 오래 남는다. 작은 실천이 모여 만드는 변화. 경기관광공사의 해변에서 시작된 ESG 경영은 이제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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