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수원 화성행궁의 밤이 다시 빛으로 물들었다. 봄밤의 정취를 품은 궁궐이 시민과 관광객을 맞이하며, 도심 속 역사문화 공간이 새로운 야간 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기 수원시의 대표 문화유산인 화성행궁이 야간개장을 통해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수원특례시는 1일부터 화성행궁 야간개장 프로그램 ‘달빛화담(花談)’의 막을 올리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개막 첫날, 행궁 내 낙남헌에서 열린 공연은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무대는 궁궐의 밤을 더욱 풍성하게 채웠다. 명창 남상일의 소리와 ‘프로젝트 락’ 수원시립합창단의 협연은 고궁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깊은 울림을 전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올해 ‘달빛화담’은 단순 관람을 넘어 체험형 콘텐츠로 확장된 것이 특징이다. 프로그램은 ‘환영의 빛’, ‘몰입의 빛’, ‘놀이마당’, ‘사색의 공간’ 등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각 공간은 빛과 이야기를 결합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고 머무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환영의 빛은 관람객을 맞이하며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몰입의 빛 구간에서는 조명과 연출을 통해 화성행궁의 역사적 분위기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놀이마당에서는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사색의 공간에서는 고궁의 정취 속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머무르는 궁궐’로의 변화를 꾀한 셈이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이는 ‘무예24기 야간 특별공연’은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유여택 일대에서 진행되는 이 공연은 조선시대 군사훈련 체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텐츠로, 야간 조명과 결합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통 무예의 역동성과 야간 연출이 어우러지며 관람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는 단순한 문화재 관람을 넘어 ‘공연형 문화유산’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행궁 곳곳에서는 체험형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된다. 혜경궁을 주제로 한 궁중다과 체험은 전통 음식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주민 배우와 함께하는 고궁산책 프로그램은 스토리텔링을 더해 관람의 재미를 높인다.
이처럼 참여형 콘텐츠를 강화한 것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경험형 문화 소비’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과 젊은 층의 유입을 유도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시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화성행궁을 야간 관광 명소로 본격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궁궐의 밤을 활용해 체류형 관광을 확대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야간 콘텐츠를 통해 관광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화성행궁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역사와 문화, 체험이 결합된 복합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과 운영 안정성 확보는 향후 과제로 꼽힌다.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계절별·주제별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문화재 보호와 관광 활성화 사이의 균형도 중요하다. 관람객 증가에 따른 훼손 방지 대책과 안전 관리 역시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성행궁의 밤이 다시 열렸다. 빛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공간 속에서 관람객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특별한 시간을 경험한다. 고즈넉하면서도 찬란한 ‘수원의 밤’은 이제 막 시작됐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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