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성남시가 1주택 실거주자 보호와 과도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촉구하며 정부에 제도 개선을 공식 건의했다.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이른바 ‘3중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가운데 거래 위축과 세 부담 증가가 겹치면서 시민들의 주거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분당 재건축 물량 배분 문제와 공시가격 급등, 금융 규제까지 더해진 복합적 부담을 ‘부동산 5중고’로 규정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이번 제안은 신상진 성남시장 명의의 공식 서한 형태로 23일 대통령 비서실에 제출됐다. 성남시는 공개 서한에서 “수도권 핵심 자족도시이자 1기 신도시 분당을 포함한 성남시가 각종 부동산 규제의 중첩 적용으로 시민의 재산권과 주거 안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성남시는 현재 3중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대표적 지역으로 꼽힌다. 시에 따르면 규제 이후 아파트 거래량은 약 51% 감소해 경기도 내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과열기 대응을 위해 도입된 규제가 현재는 실수요자의 거래와 주거 이동까지 과도하게 제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성남시는 “한시적 규제가 상시적 규제로 작동하면서 시장 기능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분당 재건축 정책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도 핵심 쟁점으로 제기됐다. 성남시는 “사업성 부족으로 배정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타 지역은 최대 5배까지 물량을 확대하면서, 선도지구 신청이 몰리고 동의율이 90%를 넘는 분당의 물량은 1만2000호로 묶어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타 지역에서 소화하지 못한 약 1만7000호의 미지정 물량을 분당에 재배분할 경우 정부의 주택 공급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세금 부담 문제도 심각한 수준으로 지적됐다. 성남시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21.86%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며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급증하고 있다. 일부 가구는 세 부담이 전년 대비 최대 40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이러한 상황이 단순한 세금 증가를 넘어 주거시장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성남시는 “주택 소유자를 겨냥한 징벌적 세금은 결국 전월세 시장으로 전가돼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며 “무주택 세입자들에게까지 주거비 부담이 확산되는 구조적 문제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규제 역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현재 적용 중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제한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청년, 신혼부부, 무주택자 등에게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획일적인 대출 규제가 다양한 계층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 내에서 논의 중인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또는 폐지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성남시는 해당 제도가 폐지될 경우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이 최대 4배까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고령층과 은퇴자의 노후 자금 확보를 어렵게 만들고 주거 이전의 자유를 제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임대차 시장에서도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성남시는 △3중 지역 규제 △분당 재건축 물량 제한 △공시가격 급등 △보유세 부담 확대 △대출 규제 강화 등 다섯 가지 요인을 ‘부동산 5중고’로 규정했다. 이는 단일 정책 문제가 아니라 제도 전반의 누적된 부담이 시민 생활을 압박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이에 성남시는 정부에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3중 중첩 규제의 전면 재검토 및 단계적 해제 △분당 재건축 정책의 형평성 확보 △보유세 부담 완화와 실수요자 보호 대책 마련 △무주택자 중심의 금융 규제 완화 및 주거 이동 지원 등이다. 단순한 규제 완화 요구를 넘어 시장 정상화와 실수요자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취지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성남시민이 겪는 고통은 자산 증식에 따른 정당한 부담이 아니라, 획일적 규제와 공시가격 급등이 초래한 행정적 재난에 가깝다”며 “불합리한 ‘5중고’의 사슬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안정된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과감하고 현명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안은 수도권 핵심 도시에서 제기된 종합적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향후 부동산 정책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수요자 보호와 시장 안정이라는 두 축을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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