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공공 문화기관이 체험과 기부를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문화복지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지역사회 연대 확장에 나섰다. 전시 중심 기능에 머물던 미술관이 교육과 나눔을 결합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흐름 속에서, ‘참여가 곧 기부로 이어지는’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도자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자미술관이 경기콘텐츠진흥원과 손잡고 크라우드펀딩 기반 체험형 기부 프로그램 ‘온기 이음’을 추진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미술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지역 내 문화 격차 해소와 아동의 정서적 성장을 지원하는 ‘문화복지 거점’으로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됐다. 공공 문화시설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온기 이음’은 체험객 참여가 기부로 연결되는 구조를 핵심으로 한다. 참여자 1명이 프로그램에 신청할 때마다 소외계층 아동 1명에게 도자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1대1 매칭 방식이다. 이는 단순 기부를 넘어 참여자가 직접 나눔 과정에 개입한다는 점에서 기존 후원 방식과 차별화된다.
최근 소비 행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out)’ 트렌드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프로그램은 일상 속 체험과 사회적 기여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참여자는 취미 활동을 통해 기부를 실천하고, 아동은 예술 교육을 접할 기회를 얻는 구조다.
체험 프로그램은 초벌 도자기에 다양한 도구와 물감을 활용해 작품을 완성하는 핸드페인팅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순 체험을 넘어 창의성과 감수성을 자극하는 교육적 요소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프로그램은 대상별 맞춤형으로 구성됐다. 유아 대상 ‘알록달록 흙 도화지’, 학생 대상 ‘나의 꿈 그리기’, 성인 대상 ‘붓끝으로 빚는 일상’, 가족 단위 참여자를 위한 ‘우리 가족 행복 한 그릇’ 등 총 4개 과정이 운영된다.
각 프로그램은 참여자의 연령과 특성에 맞춰 기획됐다. 유아 과정은 색채 감각과 표현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학생 과정은 진로와 꿈을 주제로 자기 표현 능력을 확장하도록 설계됐다. 성인 과정은 일상의 감정을 예술로 풀어내는 힐링 프로그램 성격을 띠며, 가족 과정은 공동 작업을 통해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둔다.
참여 희망자는 7월 29일까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컬처모아’ 온오프믹스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는 경기도자미술관 내 ‘토락교실’을 방문해 체험에 참여하게 되며, 완성된 작품은 약 45일 후 수령 가능하다.
이번 프로그램은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활용해 문화 참여의 접근성을 높인 점도 눈에 띈다. 일정 금액을 후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체험 자체가 기부로 이어지기 때문에 참여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문화 향유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계층에게는 간접적 지원 효과가 기대된다. 체험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기부 규모도 확대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펀딩 기간 종료 후 기부 인원이 확정되면 경기도자미술관은 지역 내 보육원과 지역아동센터 등 복지기관을 직접 방문해 도자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은 아동의 발달 단계에 맞춰 전문 강사진이 진행한다. 단순 체험이 아니라 지속적인 교육 효과를 고려한 커리큘럼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예술 경험이 부족한 아동들에게 창의적 표현 기회를 제공하고, 정서적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 중심 프로그램 운영은 공공 문화기관의 역할 변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과거 ‘찾아오게 하는 문화시설’에서 ‘찾아가는 문화서비스’로 전환되는 움직임이다.
류인권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프로그램은 미술관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문화복지 거점으로 확장해 가는 의미 있는 시도”라며 “소외된 아이들의 예술 체험 기회를 확대해 정서적 안정과 창의성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문화 나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도를 공공 문화기관의 새로운 역할 모델로 평가한다. 전시 중심 기능에서 벗어나 교육, 복지, 지역 연계를 통합하는 ‘복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체험과 기부를 결합한 구조는 참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선순환 모델로 주목받는다. 향후 유사한 프로그램이 다른 문화기관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러한 프로그램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참여 확대가 과제로 꼽힌다. 크라우드펀딩 방식은 참여 규모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의 질 관리와 참여 아동의 지속적 지원 체계 마련도 중요하다. 단발성 체험이 아닌 장기적 교육 효과를 확보하기 위한 후속 프로그램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기 이음’은 문화와 복지를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로서 의미를 갖는다. 참여자의 작은 행동이 사회적 가치로 확장되는 구조는 공공 정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한편 문화가 단순한 향유를 넘어 사회적 연대를 만드는 도구로 기능하는 시대. 경기도자미술관의 이번 실험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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