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용인특례시가 집회 현수막 관리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3단계 안내 체계’를 도입했다. 집회 신고 이후 실제 집회가 열리지 않거나, 장기간 현수막만 방치되는 관행을 개선해 보행 안전과 도시 미관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용인특례시는 19일 집회 현수막 관리 강화를 위해 ‘집회현수막 3단계 안내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무분별한 현수막 게시 문제를 제도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치 활동이나 노동운동 집회와 관련된 현수막은 비영리 목적에 한해 최대 30일 이내 설치가 가능하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실제 집회가 열리는 시간과 장소에 한정된다는 조건이 따른다.
문제는 이러한 규정이 현장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데 있다. 집회 신고만 해놓고 실제 집회를 열지 않으면서도 현수막을 장기간 게시하는 사례가 반복되며 시민 불편이 누적돼 왔다.
실제 장기간 방치된 집회 현수막은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특히 교차로나 보행 밀집 구간에서는 사고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도시 미관 측면에서도 문제는 적지 않았다. 무분별하게 걸린 현수막은 거리 환경을 저해하고, 불법 광고물과의 경계도 모호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관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존에는 단속 중심의 사후 대응이 대부분이었다.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야 하는 특성상 선제적 관리 체계가 부족했던 것이다.
용인특례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전 안내–현장 안내–정비 안내’로 이어지는 3단계 체계를 도입했다.
먼저 사전 단계에서는 집회 신고 시점부터 현수막 설치 기준을 명확히 안내한다. 시는 이를 위해 용인동부경찰서, 용인서부경찰서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4월부터 공동 대응에 나섰다.
특히 전국 최초로 스티커 형태의 안내문을 제작해 ‘옥외집회 신고서 접수증’에 부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집회 신고 단계에서부터 설치 가능 기간과 조건을 명확히 인지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두 번째 현장 단계에서는 실제 집회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만 현수막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현장에서 재차 안내한다. 집회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정비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고지한다.
마지막으로 사후 단계에서는 일정 기간 집회가 열리지 않은 현수막에 대해 정비를 실시하고, 관련 내용을 통보하는 정비 안내문을 발송한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단속이 아닌 ‘예방’에 있다.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단계별 안내를 통해 자율적인 준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시는 이를 통해 실제 집회 없이 현수막만 게시되는 사례를 줄이고, 시민 통행 불편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집회 현수막은 표현의 자유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무조건적인 규제는 쉽지 않다. 그러나 공공 공간을 사용하는 만큼 시민 안전과 도시 환경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관리가 필요하다.
용인특례시의 이번 시도는 이러한 균형을 제도적으로 풀어낸 사례로 평가된다. 또 단순 단속에서 벗어나 안내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 관리 모델이라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로의 확산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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