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내 공교육 외국어 교육의 방향을 둘러싸고 ‘확대’와 ‘형평’이라는 두 과제가 동시에 제기됐다. 프로그램은 늘었지만, 정작 필요한 학생들에게 기회가 충분히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이서영 의원은 23일 경기도의회 성남상담소에서 박숙열 경기도교육청 국제교육원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학생 대상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의 접근성과 형평성 문제를 집중 점검했다.
이날 보고에서 경기도교육청 국제교육원은 현재 학생 언어교육 프로그램을 ▲원어민 강사가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스쿨비짓’ ▲공유학교 기반 ‘청솔랭귀지스쿨’ ▲온라인 외국어 회화 수업 등 세 축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확대에 따라 원어민 강사도 기존 6명에서 9명으로 증원했다는 설명이다.
겉으로 보면 외국어 교육 기반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도의원은 “국제교육원이 제공하는 외국어 교육은 참여 학생들에게 자극과 동기부여를 주고, 영어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순기능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재 구조로는 수강 인원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교육 기회가 충분히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특히 강조한 대목은 ‘누가 이 교육의 수혜자인가’라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영어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소외계층 학생들과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 학생들이야말로 공교육 차원의 체계적인 외국어 교육 지원이 절실하다”며, 별도의 맞춤형 프로그램 마련을 주문했다.
경기도는 지역 간 교육 여건의 차이가 뚜렷한 광역 지자체다. 신도시와 구도심, 농산어촌 지역 간 인프라 격차는 곧 사교육 접근성의 차이로 이어진다. 외국어 교육 역시 예외가 아니다. 수도권 내에서도 원어민 교습, 해외연수, 어학캠프 경험은 가정 형편에 따라 크게 갈린다.
이번 이 의원의 문제 제기는 단순히 프로그램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말고, ‘누구에게 더 필요한가’를 기준으로 정책을 재설계하라는 주문으로 읽힌다. 실제로 공교육이 제공하는 외국어 교육이 사교육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출발선의 격차를 완화하는 기능은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교육계의 중론이다.
이날 보고에서는 국제교육원 리모델링 계획도 함께 논의됐다. 국제교육원은 리모델링 완료 이후 외국어 특화도서관과 북카페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외국어 특화도서관과 북카페는 단순한 공간 조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운영 방식의 내실화를 주문했다.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개방하고, 방문 학생들이 원어민 강사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실질적인 외국어 체험 공간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교육 정책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단순 교실 수업 중심의 외국어 교육에서 벗어나, 체험·상호작용·문화 이해를 결합한 ‘몰입형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외국어 특화 공간이 단순한 상징 시설로 남을지, 학생들의 일상 속 학습 거점이 될지는 향후 운영 전략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박숙열 국제교육원장은 “공교육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외국어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제교육원은 기존 평택 소재 청사를 떠나 성남시 분당구 금곡로 283(구 청솔중학교) 부지로 이전했으며, 현재 별관동을 활용해 운영 중이다. 본관을 포함한 리모델링 사업은 2025년 8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진행된다.
대지면적 1만5,396㎡, 연면적 1만1,055㎡ 규모로 조성되며, 총사업비는 약 315억 원이 투입된다.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외국어·세계시민교육 중심의 미래형 교육시설로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향후 국제교육원의 성과는 단순 시설 완공 여부가 아니라 ‘교육 격차 완화’라는 정책 목표 달성 여부로 평가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의원은 “외국어 교육은 단순한 교과 수업을 넘어 학생의 미래 가능성을 넓히는 핵심 역량”이라며, “교육 여건에 따른 격차가 외국어 교육에서까지 확대되지 않도록 경기도교육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외국어 능력은 대학 진학, 취업, 국제 교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공교육이 이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지역 간·계층 간 미래 기회의 격차가 달라질 수 있다.
경기도 국제교육원이 대규모 리모델링과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지금, 과제는 분명하다. ‘더 많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더 필요한 학생에게 닿는 정책’이 될 수 있을지, 그 실효성에 교육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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