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근 시장, “출발이 어려워도 꿈은 작아지지 않는다”
[이코노미세계] 출발이 어렵다고 해서 꿈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문구를 인용하며 지역 인재들의 노력을 격려했다. 그가 언급한 주제는 다름 아닌 40년 넘게 화성의 교육 현장을 지탱해온 송호·지학 장학재단이다.
화성의 교육 발전과 인재 양성을 위해 묵묵히 걸어온 이 재단은, 오늘날 지역사회가 자랑하는 대표적 민간 장학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송호·지학 장학재단의 역사는 남양중학교·남양고등학교 설립자 송호 정영덕 회장으로부터 시작된다.교육의 불모지였던 1980년대 초반, “화성의 아이들이 수도권까지 나가지 않고도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들자”는 신념으로 두 학교를 세웠다. 이후 지역 출신 청소년들이 안정적으로 학업을 이어가도록 지원하는 장학사업이 40여 년 동안 지속돼 왔다.
현재 재단을 이끄는 인물은 지학 정희준 이사장이다. 그의 호를 따 명명된 ‘지학 장학금’은 특히 이공계 대학원생의 석·박사 연구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단순한 학비 보조를 넘어 미래 첨단 산업을 이끌 연구인재 육성을 목표로 한다. 정 이사장은 “AI 시대에 필요한 건 지식보다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이라며, 지역의 젊은 인재들이 “화성에서 배워 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응원하고 있다.
재단의 성과는 숫자만으로도 뚜렷하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707명의 학생들에게 총 12억 원이 넘는 장학금이 지급됐다. 이 가운데 11명은 박사학위를 취득, 3명은 국내 주요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들은 “지역이 키운 인재”로 불리며, 장학금의 선순환을 실천하는 기부자로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10월 28일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서는 고등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총 25명이 수혜자로 선정됐다. 화성 곳곳에서 꿈을 키워온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학부모와 교사들은 재단의 지속적인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명근 시장은 이 자리에서 “환경이 다르다고 꿈의 크기가 작을 수는 없다”며 “화성의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도시가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송호·지학 장학재단의 특징은 화려한 홍보보다 ‘조용한 후원’에 있다. 정영덕 초대 이사장은 평생을 기업가로 살았지만, 수익의 상당 부분을 교육에 환원했다. 지학 정희준 이사장 또한 “받은 만큼 돌려주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며 청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재단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멘토링 프로그램과 연구 네트워크 연결 등 실질적인 진로 지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주목할 점은 장학생들의 ‘회귀 현상’이다. 과거 장학생 출신들이 다시 화성으로 돌아와 학교 교사나 공공기관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후배들에게 받은 만큼 돌려주자”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한 한 대학생은 “중학교 때 받았던 장학금 덕분에 포기하지 않았다”며 “나도 언젠가 재단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최근 ‘AI 인재 도시’를 표방하며 첨단산업단지, 메타캠퍼스, AI교육센터 등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학 장학금의 방향성은 시정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단순히 성적 우수자를 선발하는 제도적 장학금이 아니라, AI·이공계 연구 기반의 미래형 인재 양성으로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실질적 투자다.
지역사회 전문가들은 송호·지학 장학재단의 사례를 “시민이 만든 교육 공동체의 대표 모델”로 평가한다. 화성은 급속한 도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이 중요한 도시다. 장학재단의 꾸준한 활동은 ‘성장과 균형’을 함께 추구하는 시민 교육의 모범으로 꼽힌다.
정명근 시장은 “장학사업은 한 세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약속”이라며 “화성시가 시민 중심의 교육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호·지학 장학재단의 40년은 곧 화성시 교육의 역사다. 기업인의 철학, 시민의 참여, 행정의 지원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이 장학사업은 지역사회가 스스로 인재를 길러내는 자립적 모델로 성장하고 있다. 화성의 청년들이 이 장학금의 씨앗을 딛고 AI 시대의 리더로 나아간다면, 이는 단지 개인의 성공이 아니라 ‘지역이 만든 미래’의 완성이 될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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