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연 ‘2026년 상반기 타운홀미팅’이 단순한 정책 안내 행사를 넘어, 현장 중심의 소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책기관이 일방적으로 제도를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과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구조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단에 따르면 이번 타운홀미팅은 도내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과 사업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 지원 유관기관과 협력해 마련됐다. 올해 첫 행사는 지난 23일 본점 3층 강당에서 남부권역을 대상으로 개최됐으며, 수원·평택·화성·용인·오산·안성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시석중 이사장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한원찬 의원을 비롯해 경기도 및 시군 관계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표 등 약 200여 명이 자리했다.
정책기관의 설명회는 오랫동안 ‘전달 중심’ 행사라는 한계를 지녀왔다. 담당자가 제도를 설명하고 참석자는 이를 청취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타운홀미팅은 구조 자체가 달랐다. 핵심은 ‘소통’이었다.
행사는 경기신보의 주요 보증 및 금융지원 정책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창업·경영안정·재기지원 정책을 종합적으로 안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러 기관의 정책을 한자리에서 소개한 점은 형식적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현장 체감도 측면에서는 의미가 크다.
그동안 기업과 소상공인은 기관별 지원 제도를 개별적으로 찾아야 했다. 보증, 금융, 재기지원, 창업정책 등은 각각 다른 기관의 문을 두드려야 했다. 정책 접근의 물리적 장벽과 정보 탐색 비용이 적지 않았던 셈이다.
이번 설명회는 이러한 구조적 비효율을 줄이려는 시도로 읽힌다. 정책 간 연계 효과를 높이고, 지원 제도의 활용도를 제고하려는 전략적 접근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행사장에서 이렇게 말했다.“여러 기관의 제도를 각각 찾아봐야 했던 번거로움이 컸다. 이번 설명회를 통해 한자리에서 정책을 확인할 수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 이는 단순한 만족 표현을 넘어 정책 설계 방식에 대한 현장의 평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타운홀미팅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자유로운 질의응답 구조였다. 형식적 Q&A가 아니라,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자금 이용 절차, 보증 조건, 금융지원 연계, 경영 안정 방안 등 현장에서 체감하는 애로사항이 직접 제기됐다. 특히 재도약과 재기지원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점은 현재 지역 경제의 단면을 보여준다.
정책기관 입장에서도 이러한 방식은 단순 홍보가 아니다. 현장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는 정책 진단 과정에 가깝다. 기업의 질문은 곧 정책의 사각지대를 드러내고, 제도 개선의 단서를 제공한다. 책상 위 보고서가 아닌 현실의 문제들이 표면으로 올라오는 순간이다.
경기신보 측은 행사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향후 정책 운영과 제도 개선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행사는 단순한 연례 일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배경에는 여전히 녹록지 않은 민생경제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고금리, 소비 위축, 비용 상승 등 복합적인 경영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증 및 금융지원 정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책의 존재 자체보다 ‘실질적 접근성’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또, 정책은 많지만, 현장에서 체감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도를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거나, 절차 부담으로 접근을 포기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시석중 이사장은 이 점을 직접 언급했다.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를 넘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는 정책기관의 역할 인식 변화로 읽힌다. 정책 제공자가 아니라 ‘현장 파트너’로의 전환이다.
경기신보는 올해 핵심 운영 방향으로 ‘4S 전략’을 제시했다. △민생회복 Support △미래성장 Scale-up △열린경영 Synergy △내부혁신 Smart 등이다.
이 전략은 단순 슬로건 이상의 정책 철학을 담고 있다. △‘Support’는 위기 대응과 안정 지원을 의미한다. 보증 및 금융정책의 기본 기능이다. △‘Scale-up’은 성장 단계 기업 지원 강화다. 단순 생존을 넘어 경쟁력 확대를 지향한다. △‘Synergy’는 유관기관 협력과 정책 연계 강화다. 이번 타운홀미팅의 구조와 맞닿는다. △‘Smart’는 내부 혁신과 효율성 제고다. 정책 전달 방식의 변화 역시 이 축에 포함된다.
이와 관련 시 이사장은 “지원 제도를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기업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감지된 분위기는 단순한 정보 탐색 차원을 넘어섰다. 기업들은 정책 이해뿐 아니라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현실적 고민을 공유했다.
자금 조달 안정성, 시장 환경 변화, 비용 구조 압박, 재기 가능성 등 질문의 결은 정책 설명회라기보다 ‘경영 상담 현장’에 가까웠다. 이는 정책기관이 수행해야 할 역할의 확장을 시사한다. 금융 지원을 넘어 경영 안정, 재도약, 구조 개선까지 포괄하는 종합 지원 체계가 요구되는 것이다.
한편 경기신보는 이번 남부권역 행사를 시작으로 북부·동부·중부권역으로 타운홀미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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