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하남 원도심의 풍경이 또 한 번 바뀐다. 하남시는 한국전력공사가 주관한 ‘2026년 지자체 요청 지중화 사업’ 공모에서 덕풍시장 일원과 남한중학교~장지마을 통학로 등 2개 구간이 최종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전신주와 공중선을 지하로 내리는 지중화 사업이 원도심 핵심 생활권으로 확장되면서, 도시 미관 개선과 보행 안전 강화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번에 선정된 구간은 덕풍시장 일원 470m와 남한중학교에서 장지마을로 이어지는 통학로 540m 등 총 1,010m 규모다. 생활 밀착형 공간인 전통시장과 학생 통행이 집중되는 학교 주변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시민 체감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덕풍시장 구간은 기존 지중화 사업과 맞닿은 연장 노선이다. 시는 단절 없는 사업 확장을 통해 도시 정비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 일대의 공중선 정비가 이어지면 시각적 혼잡이 해소되고, 보행 환경 역시 한층 정돈될 가능성이 크다. 전통시장은 도시의 기억과 일상이 교차하는 공간인 만큼, 물리적 환경 개선이 곧 상권 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남한중~장지마을 구간은 ‘안전한 학교 가는 길’ 조성이라는 정책적 맥락을 그대로 잇는다. 기존 2단계 사업과 마찬가지로 보행 안전 확보가 핵심이다. 통학 시간대 차량·보행자 혼재로 발생하던 위험 요소가 구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와 교육 현장의 관심이 높다. 지중화는 단순히 전신주를 없애는 공사가 아니라, 보행 동선과 가로 공간을 재설계하는 도시 안전 사업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총사업비는 약 120억 원(추정) 규모다. 하남시가 50%, 한전 및 통신사가 50%를 각각 분담한다. 재정 부담을 분산하는 구조이지만,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여전히 적지 않은 투자다. 시는 올해 5월 한전과 지중화 이행협약을 체결하고, 9월 설계에 착수해 2027년 3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실제 공사 효과는 2027년 이후 가시화될 전망이다.
하남시는 그간 원도심 환경 개선을 위해 단계별 지중화 사업을 추진해 왔다. 1단계인 신장전통시장 일원은 주요 공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전신주가 사라진 가로 환경이 시민들에게 처음으로 본격 공개되는 시점이다. 2단계 구간인 남한고 통학로 일원 역시 현재 세부 설계를 진행 중이다. 도시 정비 축이 ‘시장 → 학교 주변 → 생활권 도로’로 이어지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중화 사업은 지방도시에서 흔히 ‘미관 사업’으로 인식되지만, 실제 정책 효과는 더 복합적이다. 공중선 난립 해소는 도시 이미지 개선과 직결되고, 보행 공간 확보는 안전 정책과 연결된다. 특히 전통시장과 통학로는 유동 인구와 취약 보행자가 집중되는 공간이다. 투자 대비 체감도가 높은 이유다. 다만 공사 기간 중 교통 불편, 상권 영향, 공사 지연 가능성 등 현실적 변수 역시 상존한다. 지중화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공정 관리와 시민 소통이 필수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현재 시장은 “2개 구간 동시 선정은 치밀한 사전 준비와 강력한 사업 추진 의지가 높이 평가받은 결과”라며 “지중화가 필요한 구역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지속적으로 공모에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의 일회성 성과가 아닌 구조적 확장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도시의 변화는 거창한 랜드마크보다 일상의 거리에서 먼저 감지된다. 전신주가 걷히고 시야가 트인 골목, 보행 동선이 정돈된 통학로는 통계로 환산하기 어려운 생활의 질을 만들어낸다. 하남 원도심 지중화 확장이 단순한 시설 정비를 넘어 도시 경험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제 관건은 계획의 속도와 완성도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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