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 “주민 동의 없는 이전은 불가”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수원 군공항의 화성시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수원시가 군공항 이전을 ‘국가전략사업’으로 격상해 정부 주도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하자, 화성특례시의회는 이를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편법”으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에 나섰다.
화성특례시의회 수원 군공항 화성시 이전 반대 특별위원회는 10일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규탄 결의문을 발표하고, 수원시의 국가전략사업 추진 건의와 범정부 TF 구성 요청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특위는 “화성시와 시민의 동의 없는 이전 추진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못 박았다.
이날 김영수 공동위원장은 규탄 결의 취지 설명에서 수원시의 최근 행보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수원시장은 지난해 12월 8일 화성시와 어떤 협의도 없이 국방부에 공동건의문을 제출했고, 올해 1월에는 국무총리에게 국가전략사업 추진을 건의했다”며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광주 군공항 이전 TF에 편승해 수원 군공항 문제를 국가 책임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군공항 이전은 현행 법체계상 해당 지자체 간 합의와 주민 수용성이 전제돼야 하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수원시는 ‘국가전략’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갈등의 부담을 중앙정부로 이전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화성시의회는 이를 “지역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확대 재생산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정흥범 공동위원장은 결의문 낭독을 통해 보다 직접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수원 군공항 이전 사업은 화성시와 시민의 협의·동의 없이 비민주적 절차로 추진되고 있다”며 “법적·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사업이 국가 주도로 추진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발 갈등이 아닌 ‘지방자치의 문제’로 규정했다. 군공항 이전이 일방적으로 추진될 경우, 지방정부의 자치권과 주민 자기결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화성시는 그동안 예비이전후보지 지정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수원시는 특별법 발의와 TF 구성 건의 등 독자적 행보를 이어왔다.
논란의 중심에 선 화옹지구 인근 우정읍 매향리는 군사시설 피해의 상징적 공간이다. 과거 미 공군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되며 극심한 소음과 인명 피해를 겪었던 지역으로, 지금도 주민들의 집단적 기억 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정 공동위원장은 “매향리는 이미 국가 안보라는 이름 아래 일방적 희생을 강요받았던 지역”이라며 “이곳에 다시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또 한 번의 고통을 떠넘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군공항 이전이 단순한 소음 문제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존립과 직결된 사안임을 강조한 발언이다.
이날 결의문 발표 이후 특위 소속 의원들은 구호 제창을 통해 반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수원 군공항 화성시 이전 결사반대”, “화옹지구 예비이전후보지 지정 즉각 철회”라는 구호가 회의장을 가득 메웠다.
국방부는 지난 2017년 2월 16일, 화성시와의 사전 협의 없이 화옹지구를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지정·통보했다. 이후 9년 가까이 화성시의회와 시민사회는 지정 철회를 요구해 왔지만, 문제는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원 군공항 이전 논란은 이제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을 넘어, 중앙정부의 조정 역할과 책임을 묻는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국가전략사업 지정 여부, 범정부 TF 구성 논의 모두 정부의 판단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화성특례시의회 수원 군공항 화성시 이전 반대 특별위원회는 정흥범·김영수 공동위원장을 비롯한 15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2026년 6월까지 지속적인 대응 활동을 예고했다.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군공항 이전 문제는 수도권 남부 지역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군공항 이전은 속도가 아니라 합의의 문제”라며 “국가 주도라는 형식보다 지역 주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원과 화성, 그리고 중앙정부가 이 복잡한 매듭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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