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센터 넘어 ‘미래산업 생태계’ 조성 승부수
[이코노미세계] 남양주시가 다시 한 번 굵직한 투자 유치 성과를 올리며 미래산업 도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가 ‘산업생태계 대전환’을 공식 선언한 지 불과 1년 만에 누적 투자유치 금액 3조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총사업비 1조 원 규모의 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확정 지었다.
남양주시는 28일 시청 여유당에서 남양주마석아이디씨(유)와 ‘남양주마석 X-AI 스마트에너지 데이터센터’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업 대상지는 화도읍 답내리 일원으로, 수도권 동북부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초대형 AI 기반 첨단 인프라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 협약은 카카오, 우리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에 이은 네 번째 대형 민간투자 프로젝트다. 단일 사업 규모만 놓고 보더라도 남양주시 산업 유치 전략이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총 4만5,000여㎡의 부지에 연면적 약 3만7,000㎡ 규모로 조성된다. 단순한 서버 집적형 시설을 넘어, AI 연산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고려한 ‘스마트에너지 데이터센터’를 지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센터의 전체 전력 용량은 60MW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0MW는 ‘OpenLAP(개방형 AI 실증·협력 플랫폼)’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스타트업, 대학 연구진, 산업체가 공동으로 AI 기술을 실증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개방형 구조다. 남양주시는 이를 통해 단순 임대형 데이터센터가 아닌,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 허브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청년 창업가와 연구 인력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실험과 사업화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AI 기술의 ‘개발, 검증, 사업화’ 전 주기를 지역 안에서 완결시키겠다는 전략이 눈에 띈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 사용과 부지 확보 문제로 지역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남양주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최근 수도권 곳곳에서 불거지는 데이터센터 입지 갈등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남양주시는 초기 단계부터 민관 협력을 전제로 사업을 설계하며,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최대한 넓히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남양주시는 해당 데이터센터 조성으로 약 8,30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와 6,234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단순 건설 단계의 일회성 고용을 넘어, 데이터 운영·유지보수, AI 연구개발, 스타트업 창업 등 중·장기적인 산업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수도권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산업 기반이 약했던 동북부 지역에 고급 기술 인력이 유입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양주시는 오랫동안 서울 동북권의 대표적 주거 배후도시, 이른바 ‘베드타운’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교통 인프라 확충과 함께 첨단산업 유치 전략을 병행하며 도시 정체성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 X-AI 스마트에너지 데이터센터는 그 전환의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단일 시설 유치에 그치지 않고, AI 실증과 산·학·연 협력을 결합한 복합 산업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다. 이는 향후 남양주시가 유치할 추가적인 미래산업 프로젝트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대규모 투자 사업일수록 행정 지원의 연속성과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 인허가 과정, 전력 수급 안정성,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 등이 차질 없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사업 효과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이번 협약은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AI 데이터센터가 청년 일자리 창출과 미래산업 생태계 구축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남양주의 이번 선택은 단순한 투자 유치 성과를 넘어, 수도권 동북부 산업 지형의 변화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AI와 데이터, 에너지를 결합한 새로운 산업 모델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주민 삶과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산업생태계 대전환’을 선언한 지 1년. 남양주가 던진 1조 원 규모의 승부수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미래산업 도시로 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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