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서울지하철 8호선 의정부 연장 사업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뜨겁다. 단순한 노선 선택을 넘어, 의정부의 미래 도시 구조를 어디로 설계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8호선 연장은 교통 편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공간 전략의 문제”라며 “어느 노선이 더 이익이냐는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가 말해준다”고 밝혔다. 의정부시가 중앙정부에 제출한 노선안의 배경과 논리를 직접 설명한 것이다.
의정부시는 현재 별내별가람(4·8호선)에서 출발해 청학·고산·민락·어룡역을 거쳐 의정부역(1호선·GTX-C)으로 연결되는 총 연장 15㎞ 규모의 8호선 연장안을 추진 중이다. 정거장은 5곳이 신설되고, 총사업비는 약 1조8784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노선은 일각에서 제기된 ‘고산→탑석’ 단순 연장안보다 건설비가 높다. 그러나 경제성 분석(B/C)에서는 민락·고산을 거쳐 의정부역으로 연결되는 노선이 더 우수하다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국토교통부 광역철도 사업에서 B/C는 사실상 통과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다. 김 시장은 “의정부시는 통과 가능성이 높은 노선을 선택해 중앙부처에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선 논쟁의 핵심은 수요 구조다. 탑석 노선은 단방향 종점 중심 수요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민락·고산을 거쳐 의정부역으로 연결될 경우 수요의 성격이 달라진다. 민락·고산의 신규 주거 수요, 의정부역 환승 수요(8호선–GTX-C–7호선), 도심형 업무·생활 수요가 중첩되면서 다층적인 승객 구조가 형성된다.
경기북부 철도 계획에서 환승 거점의 유무는 곧 이용객 규모를 좌우한다. 단순 연장이 아닌 ‘결절점’을 만드는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의정부시는 이번 노선안을 통해 철도를 하나의 선이 아닌 ‘도시 축’으로 설계했다.
의정부역 연계 노선의 또 다른 핵심은 도시 구조 변화다. 민락·고산·의정부역이라는 다중 교통 노드가 형성되면, 향후 GTX-C, 경전철, 7호선, 교외선까지 연결되는 복합 교통망이 구축된다. 이는 단순한 이동 시간 단축을 넘어, 도시의 생활·업무·행정 동선을 재편하는 효과를 낳는다.
특히 8호선과 GTX-C의 결합은 의정부에서 수도권 남부(강남·잠실·판교)로의 접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시간 절감 효과는 B/C 산정에서 직접적인 가점 요소다. 김 시장이 “광역 접근성은 곧 도시 경쟁력”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의정부 8호선 연장은 십수 년간 논의됐지만 진척이 없었다. 김 시장은 그 이유를 “철도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전략의 부재”로 진단했다. 민락·고산·법조타운·캠프 스탠리 등 동부권 핵심 개발 축이 하나의 방향으로 묶이지 못한 채 개별적으로 추진되면서, 수요가 분산되고 경제성 확보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번 노선안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다. 고산–민락–어룡–의정부역–GTX-C로 이어지는 단일 철도 축을 설정해 ▲주거 수요 ▲행정·법조 수요 ▲경제·일자리 수요 ▲환승 수요를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었다. ‘수요 통합’이 곧 ‘경제성’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노선 선택을 둘러싼 지역 간 오해에 대해서도 김 시장은 선을 그었다. “어느 동네가 더 이익을 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의정부 전체에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민락·고산뿐 아니라 흥선권역 등 동·서부 전 지역이 수혜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과의 면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고 시는 전했다. 다만 광역철도 사업의 특성상 최종 결정까지는 중앙정부 검증과 정치·재정적 변수라는 높은 문턱이 남아 있다.
김동근 시장은 글의 말미에서 “8호선 연장은 의정부 전체가 하나가 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여야도, 지역도 없고 오직 시민 편의와 도시 미래만이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철도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라 도시의 방향을 결정하는 설계도라는 인식이다.
의정부 8호선 연장 논의는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도시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노선 위에 그려질 의정부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중앙정부의 최종 판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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