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시장님, 토평2지구는 언제쯤 가시화됩니까.” “서울과의 행정통합, 정말 가능한 이야기입니까.”
1월 27일 오후, 수택3동 행정복지센터 회의장은 질문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단순한 보고회도, 일방적인 설명회도 아니었다. ‘2026년 시민과의 대화’라는 이름처럼, 현장은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자유토론의 장이었다. 구리시가 새해를 맞아 꺼내든 소통 방식은 ‘현장 방문’과 ‘직접 대화’였다.
구리시에 따르면 이번 시민과의 대화에 앞서 접수된 사전 질의만 해도 적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수택3동 주민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지역 현안은 네 가지였다. ▲토평2 공공주택지구 개발 ▲구리시·서울 행정통합 문제 ▲지하철 6호선 구리 연장 ▲장자호수생태공원 확장 사업 등이다.
이들 사안은 단순한 생활 민원을 넘어, 도시의 중장기 구조와 직결된 문제들이다. 주거, 교통, 행정체계, 생활환경이라는 네 축이 모두 걸려 있다는 점에서 ‘지역 현안’이라기보다 ‘도시의 미래 의제’에 가깝다.
특히 토평2 공공주택지구는 주택 공급과 난개발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는 민감한 사안이고, 서울 통합 논의는 구리시 정체성과 자치권 문제까지 연결돼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이날 토론이 뜨거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날 행사는 형식부터 달랐다. 원고를 읽는 대신, 백경현 시장이 직접 주요 현안을 설명한 뒤 시민 질문을 받는 방식이었다. 질문 제한도, 사전 각본도 없었다.
질문은 곧바로 답변으로 이어졌다. 토평2지구 개발 일정, 지하철 연장 추진 절차, 장자호수생태공원 확장의 방향성 등은 물론, 서울 통합과 관련한 행정·재정적 쟁점에 대해서도 시장이 직접 설명에 나섰다.
한 시민은 “답을 듣기 어려운 질문일수록 피하지 않고 설명하려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토론은 민원을 ‘청취’하는 수준을 넘어, 정책 추진 배경과 한계를 공유하는 자리로 확장됐다.
수택3동은 시작에 불과하다. 구리시의 ‘2026년 시민과의 대화’는 1월 27일부터 2월 11일까지 약 3주간 이어진다. 이 기간 동안 백경현 시장은 8개 동을 직접 방문해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지역별 현안을 공유할 계획이다.
행정복지센터라는 일상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시민 접근성을 높이고, 형식적 행사라는 인식을 줄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 관계자는 “현장에서 제기된 의견은 단순 기록에 그치지 않고, 부서 검토와 정책 반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경현 시장은 이날 인사말과 마무리 발언에서 ‘민심’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리고 “정치·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일수록 행정은 시민의 삶 가까이 있어야 한다”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꼭 필요한 사안을 시정에 반영하고, 민생을 살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덕담을 넘어, 향후 시정 운영 기조를 드러내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대규모 개발과 광역 행정 이슈가 동시에 논의되는 상황에서, 시민 공감 없이 추진되는 정책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시민과의 대화’는 구리시가 선택한 소통 전략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나온 질문과 제안이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반복되는 민원 청취 행사로 남을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행정이 시민 앞에 직접 서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택3동에서 시작된 대화가 다른 동으로, 그리고 시정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