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내 하천을 점용하거나 하천수를 사용하는 사업자들이 부담해 온 각종 사용료 납부 방식에 변화가 예고됐다.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를 통과한 관련 조례 개정안이 분할 납부 기준과 이자 부과 대상 금액을 명확히 하면서, 그동안 현장에서 제기돼 온 해석 논란과 행정 혼선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최근 열린 제388회 임시회 제1차 회의에서 박옥분 의원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하천점용료 등 부과·징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번 조례 개정은 지난해 말 개정된 '하천법 시행령'의 내용을 경기도 조례에 반영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하천점용료 및 하천수 사용료의 분할 납부 대상과 요건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동안 하천점용료와 하천수 사용료는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분할 납부가 가능했지만, 구체적인 대상과 기준을 둘러싸고 행정 해석이 엇갈린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분할 납부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분할 납부 시 이자 부과 기준이 되는 ‘남은 금액’의 범위에 대해 현장에서는 혼란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분할 납부 대상을 명확히 규정했다. 조례에 따르면 분할 납부는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른 중소기업자이거나, 점용료·사용료 금액이 5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 즉, 중소기업 여부 또는 금액 기준 가운데 하나만 충족해도 분할 납부가 가능하도록 기준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영세 사업자나 중소 규모 사업체의 일시적인 자금 부담을 완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천을 점용하거나 하천수를 사용하는 사업은 건설·환경·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으며, 특히 소규모 사업자에게는 한 번에 납부해야 하는 점용료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이번 조례 개정의 또 다른 핵심은 분할 납부 시 이자가 부과되는 ‘남은 금액’의 개념을 명확히 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분할 납부를 허용하면서도, 이자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액을 두고 해석이 달라질 여지가 있었다.
개정안은 ‘남은 금액’을 분할 납부 대상이 되는 점용료·사용료 가운데 1회차 납부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으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첫 회 납부 이후 잔여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가 부과되며, 이자 계산 기준 역시 상위법령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 같은 규정 정비는 납부자 입장에서 비용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행정기관의 부과·징수 업무에서도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발의자인 박옥분 의원은 이번 조례 개정의 의미를 ‘정합성’과 ‘현장성’에서 찾았다. 박 의원은 “상위법령 개정 취지를 충실히 반영해 조례와 법령 간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개정의 핵심”이라며 “분할 납부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함으로써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줄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중소기업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점용료 납부 제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방자치단체 조례는 주민과 사업자가 직접 체감하는 행정 규범이라는 점에서, 세부 기준의 명확성이 정책 효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개정이 ‘기술적 정비’에 그치지 않고, 납부자 중심의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이번 조례안은 상임위원회 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12일 열릴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을 앞두고 있다.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개정 조례는 상위법령과 동일하게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시행 시점까지는 다소 시간이 남아 있지만, 관련 부서와 납부 대상자들은 개정 내용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천점용료와 하천수 사용료는 매년 반복적으로 부과되는 성격을 지닌 만큼, 제도 변화가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안내와 행정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례 개정은 대규모 정책 변화보다는 세부 기준을 정비하는 성격이 강하지만, 그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다는 평가다. 분할 납부 기준과 이자 부과 방식은 납부자의 비용 부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방의회 안팎에서는 이번 개정을 계기로, 각종 사용료·부담금 제도 전반에 대해서도 납부자 관점에서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규정은 존재하지만 해석이 엇갈려 불필요한 분쟁을 낳는 사례가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조례 개정의 목적은 단순한 법 문구 수정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행정 개선에 있다”며 “향후 시행 과정에서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의회 차원에서도 점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위법령 개정에 발맞춘 이번 조례 정비가 중소기업과 소규모 사업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지방 행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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