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기질 공개·정기 점검 의무화
[이코노미세계] 과밀학급 해소와 학교 신·증축 공사 기간의 대안으로 활용돼 온 ‘모듈러교실’이 제도적 관리의 틀 안으로 들어온다. 임시 시설이라는 이유로 사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을 받아온 모듈러교실에 대해, 설치 이후 유지·관리와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조례 개정안이 경기도의회를 통과하면서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김영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교육청 모듈러교실 설치 학교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지난 6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교육행정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모듈러교실을 단순한 임시 시설이 아닌 ‘학생의 일상적인 학습 공간’으로 보고, 관리·점검 기준을 제도적으로 명확히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모듈러교실은 공장에서 제작한 구조물을 현장에 조립해 설치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이 짧고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과밀학급 해소나 학교 리모델링 기간 중 대체 교실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설치 이후 관리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공기 질, 소음, 단열 문제 등 학습 환경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임시라는 이유로 관리가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일부 학교에서는 공기 질 관리나 시설 점검이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학습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번 조례 개정은 이러한 현장의 문제의식을 제도적으로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다.
개정안의 핵심은 ‘설치 이후’다. 앞으로는 모듈러교실 설치 계획을 수립할 때 설치뿐 아니라 유지·관리, 점검 및 평가 사항까지 기본계획에 포함하도록 했다. 단순히 교실을 세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용 기간 전반에 걸쳐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모듈러교실의 공기 질 검사 결과를 학교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시설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정보 공개를 통해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고, 학교와 교육청의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조례 개정으로 교육감의 역할도 구체화됐다. 교육감은 연 1회 이상 모듈러교실 설치·운영 실태를 점검·평가해야 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환경 개선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이는 그동안 학교 현장에 맡겨졌던 관리 책임을 교육청 차원으로 끌어올린 조치로 해석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관리 주체가 명확해질수록 시설 수준의 편차를 줄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김영희 의원은 이번 개정안의 취지를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모듈러교실은 ‘임시’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기 쉽지만, 학생들에게는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실제 교실”이라며 “설치 이후 관리와 안전 기준을 제도적으로 보완해 일반 교실과 다름없는 학습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개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례 개정을 계기로 모듈러교실이 단순한 임시 시설이 아니라 안전과 쾌적성이 확보된 교육공간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례 개정은 과밀학급 해소 정책의 방향을 ‘양적 확충’에서 ‘질적 관리’로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교실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실제로 머무는 공간의 질과 안전을 제도적으로 담보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향후 다른 시·도 교육청의 모듈러교실 운영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모듈러교실 활용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관리 기준을 명확히 한 조례 사례로 참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경기도교육청 모듈러교실 설치 학교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오는 12일 열리는 제388회 제4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경기도 내 모듈러교실 운영 학교들은 보다 강화된 관리·점검 체계 아래 놓이게 된다.
임시 교실이라는 이름 아래 방치돼 왔던 교육 공간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이번 조례 개정이,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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