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손잡고 찾은 시민들 “이제는 이야기해줄 수 있어요”
 
[이코노미세계] 남양주시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정신을 되새기며 도시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는 상징물을 조성했다. 시는 27일, 조안면 정약용 유적지에서 정약용 선생의 영정과 동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 남양주시의 도시 정체성과 비전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제막식에는 주광덕 남양주시장을 비롯해 정호영 종손 내외, 나주정씨 대종회 종친 20여 명, 박석무 다산연구소 명예 이사장, 김태희 소장, 김필국 실학박물관 관장 등 유림 및 관련 학계 인사, 시민 500여 명이 참석해 정약용 선생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표했다.
행사는 경과보고, 상징 기념물 제작 영상 상영, 영정·동상 제막, 뮤지컬 ‘정약용’ 갈라쇼, 고유제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영상에는 정약용 선생의 6대손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정해인 씨가 깜짝 등장해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이목을 끌었다. 현장에서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돼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정약용 선생의 영정은 실학 연구에 정통한 권희연 숙명여대 미술대학장과 한명욱 교수가 공동 제작했다. 비단에 채색해 제작된 이 영정은 가로 1.4m, 세로 2m 크기로, 액자 형태로 보존성을 높였다. 권 교수는 “정약용 선생의 학문적 깊이와 인간적인 온유함이 얼굴과 표정에 자연스럽게 배어날 수 있도록 섬세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동상은 박지현·이기준 작가가 청동과 화강석으로 공동 제작했다. 기단 포함 2.5m 높이의 동상은 정약용 선생이 해배 후 여유당을 거니는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오른손은 현재와의 소통, 왼손의 책은 학문에 바친 생애를 상징한다. 박 작가는 “당대 제자 이시헌의 묘사와 후손의 신체 계측을 기반으로 한 3D 분석 자료를 활용해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징물은 단지 조형물이 아닌, 정약용 선생의 정신과 철학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려는 남양주시의 전략적 문화 정책의 일환이다. 주광덕 시장은 “을사년 청사의 해이자 다산 정약용 선생의 탄신 월인 6월에 그분의 도시로서 상징물을 조성하게 되어 감회가 깊다”며 “남양주는 앞으로도 다산 정신을 기반으로 한 품격 있는 도시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도 이번 제막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현장을 찾은 시민 이성진(43·화도읍) 씨는 “평소 가족들과 여유당을 자주 산책하러 오는데, 이제는 영정과 동상이 있어 아이들에게 정약용 선생을 직접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편, 남양주시는 이번 제막식을 시작으로 7월에는 ‘다산정약용정원’ 개장을, 9월에는 다산역 테마역사 리브랜딩과 ‘여유당 북페어’를, 10월에는 ‘다산정약용문화제’를 개최하는 등 정약용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도시 홍보와 문화 콘텐츠 강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정약용을 남양주의 과거이자 미래로 설정한 이번 프로젝트는 시민의 정체성 회복은 물론, 도시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일 계기로 기대를 모은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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