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사회·통합돌봄·경제자족·교통혁신·시민주권 본격 추진
[이코노미세계] 광명시가 민선 9기 출범 한 달을 맞아 향후 4년간 추진할 시정 운영의 밑그림을 내놨다. 시정의 중심에는 ‘민생·평화·연대’라는 3대 핵심 가치를 놓고, 기본사회와 통합돌봄, 경제자족, 교통혁신, 시민주권을 주요 정책 축으로 세웠다. 대규모 도시개발과 산업 기반 확충을 통해 광명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동시에 시민의 일상과 복지를 세밀하게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선 9기 첫 한 달을 돌아보며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매일이 진심이었고, 모든 길은 시민의 삶 한복판이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최근 시정혁신기획단 최종보고회를 마치고 민선 9기 시정 목표를 ‘함께 잘사는 광명, 미래 100년을 여는 도시’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개발과 성장에만 무게를 두기보다 시민 모두가 변화의 성과를 함께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광명시는 앞으로 3대 핵심 가치와 5대 정책 축을 바탕으로 20대 약속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20대 약속을 하나하나 행동으로 옮기겠다”며 “3기 신도시의 성공과 경제자유구역 지정, 자족경제 도시의 로드맵까지 광명의 미래 100년을 바꿀 전환점에서 시민과 함께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민선 9기 광명시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도시의 외형적 성장과 시민의 삶을 하나의 정책 틀 안에 담았다는 점이다.
광명시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계기로 도시 공간과 인구 구조, 산업 기반이 크게 달라질 전환기에 놓여 있다. 새로운 주거 공간과 교통망이 조성되면 도시의 규모는 커질 수 있지만, 개발 자체가 시민 삶의 개선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와 산업, 복지, 교육, 문화, 교통이 균형을 이뤄야 도시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시정혁신기획단이 제시한 ‘민생’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정책의 출발점과 도착점을 시민의 일상에 두겠다는 원칙으로 풀이된다. 물가와 주거, 일자리, 돌봄, 이동권처럼 시민이 매일 마주하는 문제를 시정의 우선순위에 놓겠다는 것이다.
‘평화’는 도시 구성원 간 갈등을 줄이고 공존의 기반을 넓히는 가치다. 도시개발이 본격화할수록 원도심과 신도시, 기존 주민과 새로 유입되는 주민 사이에 생활환경과 기반시설의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광명시가 지향하는 평화는 이러한 차이를 방치하지 않고 대화와 조정을 통해 공동체의 균형을 이루겠다는 방향으로 읽힌다.
‘연대’는 복지와 돌봄, 지역경제, 시민 참여를 연결하는 핵심 가치다. 행정이 모든 문제를 일방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과 지역사회, 공공기관이 역할을 나누고 협력하는 도시 운영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결국 민생·평화·연대는 각각 분리된 구호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보호하고, 도시 내부의 격차를 줄이며, 공동체의 힘으로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하나의 시정 철학으로 연결된다.
광명시가 내세운 5대 정책 축 가운데 기본사회와 통합돌봄은 시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분야다.
기본사회는 시민이 소득과 연령, 거주 지역 등에 따라 필수적인 공공서비스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사회적 기반을 강화하는 정책 방향이다.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주거와 교통, 교육, 의료, 돌봄 등 기본적인 생활 여건을 촘촘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통합돌봄 역시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가족 형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시민이 돌봄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주거와 의료·복지 서비스를 생활권 안에서 연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돌봄 정책은 여러 부서와 기관에 흩어진 서비스를 단순히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상자의 상황에 맞춰 서비스를 연결하며, 지원 이후의 변화까지 지속해서 살피는 현장 중심의 행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박 시장이 “더 깊이 시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다. 제도와 예산을 마련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실제로 도움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행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기본사회와 통합돌봄의 성패는 정책의 규모보다 시민 체감도에 달려 있다. 시민이 지원 내용을 몰라 이용하지 못하거나 부서별 절차가 복잡해 접근하기 어렵다면 좋은 정책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 행정기관 중심의 공급 방식을 넘어 동 단위 생활 현장과 복지망을 연결하는 세밀한 실행계획이 요구된다.
민선 9기 광명시정의 또 다른 중심축은 경제자족이다. 그동안 주거 기능에 비해 산업과 일자리 기반이 부족했던 도시 구조에서 벗어나 시민이 지역에서 일하고 소비하며 생활하는 자족경제 도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시장은 3기 신도시의 성공과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광명의 미래 100년을 바꿀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두 사업은 광명시의 도시 위상과 산업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계획과 실행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사업이다.
3기 신도시가 대규모 주택 공급에 머물면 교통 혼잡과 기반시설 부족, 서울 등 인접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인구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주택과 일자리, 교통, 교육, 문화시설을 동시에 갖춘 완결형 도시를 조성해야 한다. 자족시설을 계획대로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과 산업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경제자유구역 지정도 명칭 자체보다 구체적인 산업 전략이 중요하다. 광명시가 어떤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것인지, 기존 지역경제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기업 유치가 양질의 일자리와 세수 확대로 이어지도록 어떤 지원체계를 마련할 것인지가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좌우한다.
개발에 따른 이익이 특정 지역이나 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신도시와 원도심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생활 기반시설을 균형 있게 확충하고, 지역 소상공인과 청년, 중소기업이 도시 성장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자족도시는 기업과 건물을 많이 유치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이 원하는 일자리가 있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지역에서 키우며, 상권과 문화가 함께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야 한다. 광명시가 마련할 자족경제 로드맵에 산업 유치뿐 아니라 인재 양성, 창업 지원, 골목상권 활성화 등의 정책이 유기적으로 담겨야 하는 이유다.
교통혁신은 3기 신도시와 자족도시 조성을 뒷받침하는 필수 기반이다. 인구와 기업이 늘어나더라도 이동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시민 불편이 커지고 도시 경쟁력도 약화할 수밖에 없다.
광명시는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잇는 입지적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 교통 접근성과 편의성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발생할 교통 수요를 예측하고, 철도와 버스 등 대중교통망을 생활권 중심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신도시 교통대책은 입주 이후가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선제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주택 입주와 교통시설 개통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면 시민들이 장기간 불편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경기도,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강화해 교통시설이 적기에 갖춰지도록 하는 것이 시정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교통혁신은 대규모 광역교통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집에서 정류장과 역까지 이동하는 과정, 원도심과 신도시를 연결하는 대중교통, 교통약자의 이동권 등 시민의 실제 동선을 반영해야 한다. 걷기와 자전거, 대중교통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생활교통 체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박 시장은 시민주권을 민선 9기 시정의 주요 축으로 제시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와 자치분권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최근 최고위원 출마라는 새로운 도전을 언급하며 “아쉬움도 남았지만, 국민주권정부의 성공도 민주주의의 진정한 혁신도 결국 시민이 있는 현장에서 완성된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치분권 개헌을 향한 열망을 풀뿌리 동지들과 함께 쌓아 올린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힘으로 더 넓게 확장하고 개혁해 나가겠다”며 “주저앉지 않고 시민 곁에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진짜 힘을 증명하겠다”고 했다.
시민주권 행정은 정책을 확정한 뒤 시민에게 알리는 수준을 넘어 정책의 기획과 결정, 집행, 평가 과정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통로를 넓히는 데서 출발한다. 중요한 도시개발과 교통, 복지 정책을 추진할 때 이해관계가 다른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합리적인 조정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시민 참여가 일부 단체나 적극적인 소수에 한정되지 않도록 참여의 대표성과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청년과 노인, 장애인, 소상공인, 맞벌이 가정 등 회의나 공론장에 참여하기 어려운 시민의 목소리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민선 9기 광명시정의 방향은 분명하다. 시민의 기본적인 삶을 지키면서 통합돌봄을 강화하고, 3기 신도시와 경제자유구역을 발판으로 자족경제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교통혁신과 시민주권을 결합해 도시 성장의 성과를 공동체 전체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러한 청사진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행계획으로 만드는 일이다. 20대 약속의 사업별 일정과 재원, 담당 부서, 성과 지표를 명확히 하고 추진 상황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장기 개발사업과 단기 민생정책 사이의 균형도 중요하다.
대규모 개발은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시민이 당장 겪는 생활 불편과 경제적 어려움을 놓쳐서는 안 된다.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장기 전략과 오늘의 시민을 위한 민생 행정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박 시장은 “한순간도 소홀함 없이 온 힘을 다해 집중하겠다”며 “당당하게, 그리고 단단하게 광명의 미래 100년을 시민과 함께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선 9기 첫 한 달은 방향을 세우는 시간이었다. 이제부터는 구체적인 성과로 답해야 하는 시간이다. ‘함께 잘사는 광명’이라는 목표가 선언을 넘어 시민의 일자리와 이동, 주거와 돌봄에서 실질적인 변화로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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