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가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재원 분담 구조와 사업 추진 방식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문제 제기를 내놓았다. 특히 일부 사업이 명확한 재정 분담 합의 없이 발표되고, 이후 예산을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향후 예산 편성의 원칙과 책임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될 전망이다.
24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89회 임시회 건설교통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허원 위원장은 추경안 심사를 통해 현행 예산 편성 방식의 구조적 문제를 조목조목 짚었다. 이번 심사는 단순한 예산 규모 검토를 넘어, 재정 운용의 책임성과 지속 가능성, 정책 신뢰도까지 폭넓게 점검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허 위원장은 먼저 일산대교 통행료 지원 사업을 대표 사례로 들며 재정 분담 구조의 불균형을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시·군의 재정 참여가 본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도만 실질적인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정책 발표 당시 약속된 분담 구조와 실제 예산 반영 사이에 큰 괴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방식은 결과적으로 특정 지자체에 과도한 재정 부담을 집중시키고,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방재정 운영에서 재원 분담 구조는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중앙정부와 광역, 기초지자체 간 역할과 부담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을 경우, 사업은 단기 성과에 치우치고 장기적으로는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허 위원장의 지적은 단순한 특정 사업 비판을 넘어, 지방재정 운영의 기본 원칙을 환기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천 수해복구 사업과 관련해서도 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관리 필요성이 강조됐다. 허 위원장은 ▲현장 안전관리 강화 ▲건설장비 수급 대응 ▲장마 전 공정 완료 등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하며 “예산을 투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현장에서 안전이 확보되고 공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집중호우와 재난 발생 빈도가 증가하면서, 단순한 예산 확대보다 ‘집행의 질’이 정책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공정 지연이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는 곧 행정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허 위원장의 발언은 재난 대응 사업에서 ‘속도’와 ‘안전’ 사이 균형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추경 편성 방식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다. 허 위원장은 “추경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원 분담 합의 없이 발표부터 하고 나중에 예산을 맞추는 방식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민이 공감하는 예산과 단기적 성과를 위한 예산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나타나는 ‘정책 선(先) 발표, 재원 후(後) 확보’ 관행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책 발표를 통해 정치적 성과를 선점한 뒤, 실제 재정 부담은 이후 단계에서 조정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재정 불균형과 정책 신뢰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지방재정 전문가들은 “재정 분담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추진될 경우, 결국 부담은 가장 재정 여력이 큰 주체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재정 형평성과 책임성 측면에서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또한 “추경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신속 대응을 위해 필요한 제도지만, 남용될 경우 재정 계획의 일관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허 위원장은 발언을 마무리하며 향후 재정 운영 방향에 대한 원칙을 제시했다. 그리고 “지금의 결정이 향후 도민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원 구조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각 주체의 역할과 책임을 사전에 분명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건설교통위원회 심사는 단순한 예산안 검토를 넘어, 경기도 재정 운영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특히 재원 분담 구조의 투명성, 사업 추진 방식의 합리성, 현장 중심의 안전 관리 등 핵심 이슈가 동시에 제기되면서 향후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이러한 기준이 중요한 판단 잣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경기도와 시·군, 중앙정부 간 협의 구조가 어떻게 재정립될지, 그리고 추경 편성 과정에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또 도민 체감도가 높은 교통·안전 분야 사업이 많은 만큼, 재정 운용의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 여부가 정책 신뢰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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