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고양특례시의회가 집행부를 향해 정면으로 칼을 겨눴다. 킨텍스 인사·감사 추천의 공정성 강화를 목적으로 출범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가 집행부의 잇따른 재의요구와 내부 규정 미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시정 전반의 행정 책임과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정조준했다.
특위는 지난 30일 제10차 사무조사를 열고, 2025년 의결된 △이동환 시장 고발 △시장 등 주요 증인에 대한 과태료 부과 요구 △엄 감사 고발 2건 등 총 4건의 안건에 대해 고양시가 제출한 재의요구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위원들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재의요구의 남발”이라며 집행부를 질타했다.
이날 조사에서 가장 큰 쟁점은 ‘시장 본인에 대한 과태료 부과 요구안’을 시장이 직접 재의요구한 사안이었다. 특위 위원들은 “본인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해충돌방지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의회의 의결에 대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법률이 정한 범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법 제120조는 재의요구 요건을 ‘월권’, ‘법령 위반’, ‘공익 침해’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특위는 “해당 안건은 그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재의요구는 조사특위의 존재 의미를 전면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행정권의 자율성과 의회의 견제 기능이 충돌하는 지점”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특위는 “법적 요건과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재의요구는 권한 남용”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의요구 결정 과정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법무담당관의 증언에 따르면, 관련 안건이 본회의에서 의결된 직후 시장이 직접 적법 여부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위는 이를 두고 “소관 부서의 검토와 결재를 거치는 통상적인 행정 절차가 아니라, 시장의 직접적인 지시에 의해 이뤄진 재의요구”라고 규정했다. 특히 증인으로 출석한 집행부 관계자들이 과태료 부과 및 고발 안건의 명확한 소관 부서를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점은 행정 절차의 체계적 검토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해석 차이를 넘어, 권한 행사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특위 측은 “시장 보호를 위한 정치적 판단이 행정적 판단에 우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엄 감사 고발 건에 대한 재의요구 역시 도마에 올랐다. 엄 감사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며, 해당 고발 사안은 감사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시장이 재의요구를 한 것을 두고 일부 위원들은 “시장과 엄 감사 사이의 긴밀한 협조 관계를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정치적 해석이 가미된 표현이지만, 특위가 문제 삼는 핵심은 ‘독립성’이다. 감사 기능은 조직 내부의 자정 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다. 그에 대한 외부적·정치적 개입이 있다면, 조직 전반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위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재의요구 논란에 그치지 않고, 킨텍스 내부 통제 시스템 전반으로 조사 범위를 넓혔다. 현재 킨텍스 임원복무요령에는 임원 문책 규정은 있으나, 감사 본인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견제할 장치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엄 감사는 임기 초 경영공시에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할 최근 3개년 경력을 누락했다가, 특위의 지적이 이어진 뒤에야 이를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별도의 문책 조치는 없었다.
위원들은 “허술한 내부 규정과 이를 방치한 고양시 관리 부서의 무관심이 결국 특위 구성을 자초했다”며 “감사 기능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특위 활동은 2026년 새해까지 연장됐다. 최규진 위원장은 “집행부의 비협조와 조직적인 방해에도 불구하고, 고양시민을 대신해 끝까지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킨텍스 특위는 최규진 위원장과 신인선 부위원장을 비롯해 권선영, 김미수, 김학영, 김해련, 송규근, 임홍열, 최성원 의원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특위는 향후 재의요구 안건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한편, 추가 증인 채택과 자료 요구를 통해 조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의회와 집행부의 갈등은 단기간에 봉합되기 어려워 보인다. 재의요구 권한의 범위, 이해충돌 방지 원칙, 감사의 독립성, 공공기관 내부 통제 시스템 등 복합적인 쟁점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인사·감사 추천 논란을 넘어, 지방자치의 본질인 ‘견제와 균형’의 작동 여부를 시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고양시의회 특위가 제기한 문제 제기가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정치적 공방으로 소모될지, 그 향방에 지역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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