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이 다시 한번 제동이 걸렸다. 기본협약 체결 시점을 당초 2월에서 오는 12월로 연기하기로 하면서, 사업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경기도 측은 현재 17%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기존 아레나 구조물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 기간을 기존 4개월에서 8개월로 확대하고, 공공지원시설 확충과 야외 임시공연장 운영 방안 등을 추가 논의하기 위해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고양시의회는 즉각 반발했다. ‘고양시 K-컬처밸리 성공적 완성을 위한 특별위원회’는 이번 연기 결정을 “행정의 책임성과 예측 가능성을 저버린 무책임한 일방 통보”로 규정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K-컬처밸리는 고양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혀 온 대형 프로젝트다. 대규모 아레나를 중심으로 문화·관광·상업 기능을 집적해 수도권 서북부의 문화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만큼 사업 일정의 변동은 지역경제와 도시 브랜드에 직결된다.
경기도는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아레나 시설은 대규모 인파가 밀집하는 공간인 만큼 구조적 안정성 확보가 전제돼야 하며, 정밀 점검 확대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공공지원시설 확충, 야외 임시공연장 운영 등 사업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보완 과제를 병행 논의해야 한다는 논리도 덧붙였다.
반면, 특별위원회는 안전 확보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협약 체결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발표된 연기”라는 점을 문제 삼는다. 이미 여러 차례 일정 변경과 지연을 겪어온 시민들에게 또다시 불확실성을 안겼다는 것이다.
특별위원회는 이번 조치가 “거듭된 일정 변경과 사업 지연을 묵묵히 견뎌온 고양 시민들에게 또다시 큰 실망과 우려를 안겨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K-컬처밸리는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고양시의 도시 경쟁력을 좌우할 전환점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한류 콘텐츠 산업의 확장, 대규모 공연 유치, 관광객 유입 효과 등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사업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민간 투자 심리 위축과 지역 상권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안전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행정이 이렇게 예측 불가능해서야 누가 신뢰하겠느냐”는 반응이 적지 않다. 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과 일정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특별위원회는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를 상대로 강력한 ‘촉구 결의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결의안에는 ▲정밀 안전진단의 조속한 시행 및 결과의 투명한 공개 ▲공공시설 확충 및 사업 활성화 방안의 안전진단 병행 추진 ▲고양시민 및 의회와의 정기적 소통 체계 마련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특히 특별위원회는 안전점검 기간 연장이 전체 공사 지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아레나 공간 활용 제고와 임시공연장 운영 대책을 실질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최성원 위원장은 “K-컬처밸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산업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실행력 있는 행정을 강력히 요구하겠다”며 “경기도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안전진단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특별위원회는 최성원 위원장과 손동숙 부위원장을 비롯해 고덕희·김수진·김학영·김해련·이철조·조현숙 의원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오는 6월 30일까지 K-컬처밸리 민간공모 사업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일정 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정부와 광역자치단체 간 협력, 공공과 민간의 신뢰, 그리고 시민과 행정 간 소통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안전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 그러나 안전을 명분으로 한 ‘끝없는 지연’ 역시 지역사회에 상처를 남긴다. 경기도가 제시한 8개월 정밀 점검이 사업 정상화의 전환점이 될지, 또 다른 지연의 출발점이 될지는 향후 행정의 실행력과 투명성에 달려 있다.
고양시의 미래를 좌우할 K-컬처밸리. 이제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일정표 위에 찍힐 구체적 날짜와 책임 있는 이행이다. 시민이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