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한때 명절마다 아이들을 향해 쏟아지던 질문은 똑같았다. “몇 등 했니?”, “공부는 잘하고 있니?” 성적 중심의 경쟁 교육이 당연시되던 시절의 잔상이다. 그러나 최근 학부모들의 관심은 달라졌다. ‘성적’보다 ‘행복’, ‘경쟁’보다 ‘관계’를 묻는 이들이 늘고 있다.
12월 5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자신의 SNS에 “많은 학부모님이 성적보다 행복한 학교생활을 더 중시한다”고 밝히며 인성교육 중심의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그 변화는 단순한 감성적 요구가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한국 교육을 상징하던 명절식 문답은 성적 지상주의의 대표적 풍경이었다. 임 교육감도 “기억 속 단골 질문이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학교 생활기록부 변화, 성취평가제 확대, 대학입시의 정성평가 강화 등으로 학부모의 관심이 ‘점수’에서 ‘전인적 성장’으로 서서히 이동했다.
경기도의 학부모 대상 설문에서도 ▲학교에서의 정신적 안정 ▲사회성 ▲공동체 활동경험이 성적만큼 중요하다는 응답이 증가해왔다. 학생 인권, 정서 발달, 학교폭력 예방 등 복합 이슈들 또한 성적 외의 요소가 학생 삶에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임 교육감은 교육감 취임 후 정책 중심을 인성교육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기본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인성교육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책으로 배우는 인성’에서 벗어나 학생이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인성을 강조한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학생 체육활동 참여율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임 교육감은 “학교 체육활동, 오케스트라 등 공유 문화·예술활동이 많아지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학생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활동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협력·배려·존중을 체득하는 인성교육 장(場), ▲갈등을 해결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사회성 교육 실험실, ▲학업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정서적 완충지대 등이다.
특히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은 “함께 소리를 맞추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공동체 감각과 책임감을 키운다”는 점에서 국내외 연구에서도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임 교육감은 “단체활동을 통해 나를 알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조화롭게 지내는 아이. 이것이 학부모가 바라는 모습”이라며 공동체 경험의 가치를 강조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인성교육의 핵심 구조를 본다면 ▲경험 기반 교육 – 독서·이론이 아닌 실천 중심 ▲공동체 중심 프로그램 – 운동·예술·봉사 활동 등 협력형 교육 ▲정서 안정 지원체계 강화 상담, 학교폭력 예방, 마음건강 프로그램 ▲지역사회 연계 – 학교 밖 체험·문화기관 협업 확대, 이는 ‘점수 향상’보다는 ‘학생의 건강한 성장’을 결과물로 상정한 정책들이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의 인성교육 실험은 단순한 프로그램 확대가 아니라 교육의 핵심 철학을 다시 묻는 질문이다. 임 교육감이 말했듯 “아이들이 몸과 마음으로 인성을 익히는 경험을 늘릴 때, 진짜 건강한 학생이 자란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