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학교가 너무 멀다. 아이 혼자 통학시키기가 불안하다. 최근 성남시 학부모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말이다. 신도시 개발로 인구는 빠르게 늘었지만, 정작 아이들이 다닐 학교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고등지구와 복정1지구, 위례지구 일대는 중·고등학교 부족으로 장거리 통학과 과밀학급 문제가 일상화되고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러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담아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에게 학교 신설 필요성을 공식 요청했다. 신 시장은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성남시를 방문한 임 교육감에게 고등지구·복정1지구·위례지구의 학교 설립 필요성을 담은 서한을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등지구와 복정1지구는 이미 수년 전부터 중학교 부재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인근 지역 중학교로 배정되면서 왕복 통학 시간이 길어지고, 등·하교 안전 문제도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학부모 A씨는 “아이를 새벽같이 깨워 버스를 태워 보내야 한다”며 “비 오는 날이나 겨울철에는 사고가 날까 늘 마음을 졸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지역은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되었음에도 중학교 설립이 뒤따르지 않아, 교육 인프라와 도시 성장의 불균형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위례지구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고등학교가 단 1곳뿐이다 보니 학생 수용 한계를 넘어선 과밀학급이 고착화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성남을 넘어 타 지역 고등학교로 배정되며 통학 부담을 떠안고 있다.
성남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유지를 활용한 위례지구 고등학교 1곳 신설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단순한 학교 증설을 넘어, 지역 여건에 맞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요청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도시형 캠퍼스 특별법의 적용 제안이다. 최근 시행된 이 제도는 도심 내 제한된 부지에서도 학교 설립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이 핵심이다.
성남시는 초·중 통합학교 신설과 함께 해당 특별법을 적용한 보다 유연한 학교 설립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학교 수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고밀도 도시 구조에 맞는 새로운 교육 인프라 모델을 도입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성남시는 학교 신설과 함께 과학고 설립 문제도 다시 꺼내 들었다. 특히 지역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위해 지역인재 우선선발 비율을 40%까지 확대해 달라고 재요청했다.
이는 단순한 명문고 유치 경쟁이 아니라, 지역 내 우수 인재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학부모들 역시 “과학고가 생겨도 정작 지역 아이들이 혜택을 못 본다면 의미가 없다”며 지역인재 확대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며칠 전 열린 ‘채무제로 도시 선포식’에서 임태희 교육감이 참석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우연이 겹친 결과였다.
당시 임 교육감은 성남시의 교육예산 대폭 지원에 대한 감사패 전달과 교육 현안 협의를 위해 시청을 방문했고, 일정이 겹치며 행사에 함께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성남시와 경기도교육청 간 교육 협력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상진 시장은 “학생들의 과밀학급 해소와 통학 안전 확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교육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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