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고양특례시가 원도심 재정비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고양도시관리공사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소규모주택 정비지원기구’로 최종 승인·고시되면서, 그동안 더디게 진행됐던 노후 저층주거지 정비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기초지자체 산하 도시공사가 해당 지원기구로 지정된 것은 전국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고양시는 6일 고양도시관리공사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제50조에 따른 소규모주택 정비지원기구로 최종 지정됐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1월 28일 국토교통부에 승인 요청서를 제출했으며, 이후 경기도와 국토부의 검토 절차를 거쳐 약 3개월 만인 지난 4월 23일 최종 승인 고시를 받았다.
이번 지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고양시는 화정·능곡·일산 구도심 등 노후 저층 주거지가 밀집한 지역이 많아 정비사업 수요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주민 주도의 소규모 정비사업은 사업성 확보와 복잡한 행정절차, 조합 설립 과정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실제 소규모 재개발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대규모 재건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사업성이 낮아 주민들 스스로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았다. 초기 단계에서 전문성 부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사례도 반복돼 왔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정비지원기구 제도다. 정비지원기구는 주민과 행정기관 사이에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공공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주민들이 사업 초기 단계에서 겪는 정보 부족과 행정 부담을 덜어주고, 전문적 자문과 절차 지원을 통해 사업 추진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고양도시관리공사는 앞으로 정비지원기구로서 정책·행정 지원은 물론 주민 상담과 교육, 사업시행계획 및 관리처분계획 수립 지원, 주민합의체 및 조합 설립 지원 등 사업 전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특히 단순 자문기관 수준을 넘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실행 단계까지 ‘현장 밀착형 지원’을 수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사업 구조 이해와 절차 진행, 법률·행정 검토 등을 공공기관이 체계적으로 지원하면서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양시는 향후 추진 예정인 ‘소규모주택정비 관리계획’, 이른바 미래타운 사업과도 이번 정비지원기구 기능을 연계할 계획이다. 미래타운은 노후 저층 주거지를 체계적으로 정비해 생활 기반시설과 주거환경을 동시에 개선하는 사업이다. 시는 정비지원기구를 통해 사업 실행력을 높이고 민간 주도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근 도시정비 정책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 대규모 재개발 중심의 도시정비 방식이 사업 장기화와 주민 갈등, 원주민 이주 문제 등을 초래했다면, 최근에는 소규모 단위의 생활밀착형 정비사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 체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이번 정비지원기구 지정을 계기로 원도심 정비사업의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공공기관이 사업 초기부터 참여해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면 주민 신뢰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도시관리공사가 사업 지원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주민 간 갈등 조정이나 사업 방향 설정 과정에서도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령층 비율이 높은 원도심 지역에서는 복잡한 정비사업 절차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큰 만큼 공공지원 필요성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정비지원기구는 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광역·공기업 중심으로 운영돼 왔지만, 기초지자체 산하 도시공사가 직접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지역 맞춤형 정비지원 모델이 확대될 수 있다는 평가다.
고양시 관계자는 “정비지원기구 승인은 고양시 원도심 재개발·재정비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제도적 기반을 확보한 것”이라며 “고양도시관리공사가 공공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민과 함께하는 정비사업을 지원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주거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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