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하남시에 하남교육지원청이 신설되는 날, 저는 감격의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다. 29일, 이현재 하남시장은 개인 SNS를 통해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행정 수요가 폭증한 신도시 하남에서 교육행정을 전담할 독립 교육지원청 설치는 오랜 숙원이었다. 누구나 필요성을 공감했지만, 실제 현실화까지는 수년의 시간과 복잡한 행정 절차를 넘어야 했다.
이 시장은 “마땅히, 당연히 있어야 할 사업도 현실화하기는 마음처럼 쉽지 않다”며 교육지원청 신설 과정의 어려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러나 “하남교육지원청 신설은 이제 속도와 현장성을 모두 갖춘 단계로 진입했다”며 “올 상반기 차질 없는 분리 개청을 끝까지 꼼꼼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하남시는 미사강변도시, 위례신도시, 감일지구 등 대규모 택지 개발로 최근 10여 년간 인구가 급증했다. 특히 학령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학교 신설, 학급 증설, 통학 안전, 특수교육, 교육복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났다.
그러나 교육행정 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하남 지역 학교들은 인접 교육지원청의 관할 아래 놓여 있었고, 행정 결정 과정에서 지역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학교 현안이 발생해도 현장 대응이 늦어지고, 학부모 민원 역시 ‘거리감 있는 행정’이라는 불만으로 이어졌다.
교육지원청 신설 요구는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단순한 행정 조직 확대가 아니라, 지역 맞춤형 교육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이번 하남교육지원청 신설 추진의 특징은 ‘속도’다. 이 시장은 SNS 메시지를 통해 “이미 속도와 현장성을 모두 갖춘 단계”라고 표현했다. 이는 단순한 기대감 표명이 아니라, 행정 절차가 실질적인 실행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상반기 분리 개청을 목표로 한 일정 관리, 조직 구성, 인력 배치, 청사 확보 등 복합 과제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청 초기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교육행정 경험자 중심의 인력 배치와 단계적 업무 이관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교육지원청은 학교 현장과 가장 가까운 행정 기관이다. 학교 운영 지원, 교원 인사·연수, 학생 생활지도, 교육복지, 특수교육 등 교육 정책이 실제로 작동하는 접점이기 때문이다. 하남시가 ‘현장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지원청 신설은 교육청 단독 사안이 아니라 중앙정부, 광역교육청, 기초자치단체 간 협의가 필요한 구조다. 이 과정에서 재정 부담, 조직 효율성, 형평성 논란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결국 ‘필요성’보다 ‘절차’가 앞서는 구조가 지역 교육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하남 사례는 향후 다른 신도시·급성장 지역에서도 교육행정 체계 재편 논의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교육자치가 명목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 변화 속도를 제도권이 따라갈 수 있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역 맞춤형 교육 정책 수립, 학교 민원 대응 속도, 교육복지 사각지대 해소, 특수·다문화 학생 지원 강화 등이 주요 평가 지표가 될 전망이다. 또한 교육지원청이 단순 행정 기관을 넘어 지역 교육 거버넌스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 시장이 언급한 ‘감격의 눈물’은 행정 성과에 대한 감정적 표현이지만, 시민들은 결과로 평가할 것이다. 교육지원청 신설이 하남 교육의 질적 도약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하나의 조직 신설로 남을지는 이제 실행의 문제다.
하남교육지원청 신설은 특별한 특혜가 아니라, 성장한 도시가 마땅히 갖춰야 할 행정 인프라의 완성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 ‘당연한 것’을 현실로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길었지만, 이제 하남시는 중요한 시험대 앞에 서 있다.
상반기 분리 개청이 차질 없이 이뤄질 경우, 하남은 교육행정 자립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성과는 하남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신도시 행정 모델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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