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성남시가 청년 세대의 고립 문제를 완화하고 새로운 관계 형성 방식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한 교류 프로그램이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운동’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매개로 한 이 행사는 기존의 형식적인 만남을 넘어, 자연스럽고 지속 가능한 관계 형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성남시는 3월 29일 수정구 창곡동 위례 밀리토피아 호텔에서 청년 교류 행사 ‘커넥터스(Connect-us)’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성남시 거주자 또는 지역 기업 재직자 가운데 27세부터 43세까지의 미혼 직장인 300명이 참여했다. 남녀 각각 150명씩 균형을 맞춘 구성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취향 기반 관계 형성’이라는 실험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 특히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를 중심에 두고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행사는 달리기, 요가, 테니스, 축구, 야구 등 다양한 운동을 주제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운동을 중심으로 대화를 시작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개인의 일상과 가치관 공유로 이어졌다.
기존의 청년 교류 프로그램이 자기소개나 조건 중심의 만남에 집중했다면, 이번 행사는 ‘취향’이라는 느슨하지만 강력한 연결 고리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취미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보다 편안한 상태에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행사에 참여한 34세 여성 직장인 송모 씨는 “운동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어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부담 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다”며 “단순한 네트워킹이 아니라 친구를 만든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관계의 피로감’과도 맞닿아 있다. 형식적인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관심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새로운 관계 맺기 방식이 청년층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행사의 또 다른 특징은 소그룹 중심 운영이다. 참가자들은 관심 운동 분야별로 10명 내외의 그룹을 구성해 보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대규모 행사에서 흔히 발생하는 ‘스쳐 지나가는 만남’을 최소화하고, 관계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설계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만남을 넘어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로 일부 참가자들은 행사 이후 별도의 운동 모임이나 교류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에는 예능 프로그램 ‘말자쇼’ 진행자로 알려진 개그우먼 김영희 씨가 토크콘서트를 맡아 분위기를 이끌었다. 웃음을 기반으로 한 진행은 참가자들의 긴장을 완화하고 자연스러운 소통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토크콘서트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참가자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운동이라는 공통 주제를 넘어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되면서, 관계 형성의 깊이가 한층 더해졌다.
성남시는 이번 행사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청년 정책의 일환으로 기획했다. 최근 청년층에서 사회적 고립과 관계 단절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를 완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으로 ‘취향 기반 교류’를 제시한 것이다.
청년 정책의 핵심은 이제 ‘관계’로 이동하고 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 증가와 디지털 중심 사회의 확산 속에서, 오프라인 기반의 인간관계는 점점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남시의 커넥터스는 하나의 대안 모델로 평가된다. 취향 중심의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회성 행사에 그칠 경우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프로그램 운영과 후속 커뮤니티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남시는 이번 행사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바탕으로 오는 12월 동일한 프로그램을 한 차례 더 개최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운동 외에도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프로그램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음악, 독서, 여행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경우 더 많은 청년층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남시의 이번 시도는 단순한 지역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취향’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관계 형성 모델은 앞으로의 청년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신호로 읽힌다.
과거에는 경제적 기반이 관계 형성의 주요 조건이었다면, 이제는 취향과 가치관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공공이 어떤 방식으로 관계 형성을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남시의 ‘커넥터스’는 그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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