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개 복지거점·68개 공공기관에 단계적 확대 배치
여성 건강권과 생활복지 동시에 잡는 정책 평가
[이코노미세계] “급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행정복지센터 화장실에 생리대가 비치돼 있으니 행정으로부터 배려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최근 화성특례시 새솔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한 시민의 말이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공공생리대는 단순한 위생용품을 넘어 생활 속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었다.
화성특례시가 여성 건강권 보장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공공생리대 사업이 시민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시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시민 누구나 필요할 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보편복지 모델을 구축하며 지방정부 차원의 새로운 복지정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리대, 더 이상 개인의 부담만이 아니다 생리대는 여성의 건강과 위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생활필수품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이어진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 증가는 생리대 구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여성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생리대 가격 부담 문제를 지적해 왔다. 청소년과 취약계층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매달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방정부들이 공공생리대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화성특례시는 한발 더 나아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생리대’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특정 계층을 선별해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필요할 때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화성특례시는 올해 6월부터 ‘코리요 그냥드림 생리대 사업’과 ‘공공생리대 보급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며 여성 건강권 보장에 나서고 있다.
첫 번째 축은 ‘코리요 그냥드림 생리대 사업’이다. 이 사업은 화성시복지재단이 추진한 ‘그냥드림 생리대 기부 프로젝트’를 통해 본격화됐다. 지역 기업들의 기부금을 활용해 마련된 코리요 생리대 3만2천 개가 6월 초부터 시민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중형과 대형 제품 각각 1만6천 개씩 준비됐으며, 그냥드림 사업장과 복지시설 등 총 83개소에 비치됐다. 시민들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이 사업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든 복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블루웍스가 500만 원, 엔투에이아이㈜ 메디통이 300만 원, 동탄시티병원이 200만 원을 각각 기부하며 총 1천만 원의 재원이 마련됐다.
지역 기업들이 시민 복지 향상이라는 공공 가치 실현에 동참하면서 민관 협력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행정이 정책을 설계하고 기업이 재원을 지원하며 시민이 혜택을 누리는 구조는 지속가능한 지역복지 모델로도 평가받고 있다.
두 번째 축은 ‘화성시 공공생리대 보급사업’이다. 이 사업은 화성특례시가 전액 시비를 투입해 추진하는 여성 건강권 정책이다. 총사업비 8천790만 원이 투입되며 관내 공공기관과 공공청사 등 68개소 여자화장실에 생리대 보관함과 공공생리대가 상시 비치된다.
시는 오는 7월까지 설치를 완료해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공공시설 화장실에 생리대를 비치하는 정책은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행되고 있지만, 화성특례시는 규모와 접근성 측면에서 한 단계 발전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정복지센터와 도서관, 청소년시설 등 생활권 곳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실질적인 접근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공공생리대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제품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화성특례시가 공급하는 ‘코리요 유기농 순면커버 생리대’는 유기농 순면커버를 적용해 피부 자극을 줄였으며 흡수력과 착용감도 고려해 제작됐다.
향남읍에 거주하는 시민은 “피부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고 장시간 착용해도 불편함이 적었다”며 “무료 제품이라고 해서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랐다”고 말했다.
동탄2동 주민 역시 “흡수력이 좋아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며 “급한 상황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공공생리대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동안 무료로 제공되는 제품은 품질이 낮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실제 사용 경험은 전혀 달랐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품질뿐 아니라 위생성 역시 눈길을 끈다. 화성특례시가 공급하는 코리요 생리대는 모두 개별포장 방식으로 제작됐다. 공공장소에 비치되는 특성상 보관과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생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시민들은 “단순히 생리대를 비치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위생과 안전성까지 고려한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공공생리대 정책의 성공 여부는 접근성과 함께 위생 관리 수준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화성특례시는 이러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설계함으로써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시민 건강을 고려한 정책 설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공생리대 사업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화성시의 대표 복지정책인 ‘그냥드림’이 있다. 그냥드림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필요한 물품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시작됐다.
초기에는 식료품과 생활용품 중심이었지만, 이번 공공생리대 사업을 계기로 생활복지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구축된 복지관과 행정복지센터, 보건소, 푸드마켓, 푸드뱅크 등의 네트워크는 새로운 정책이 빠르게 현장에 안착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특히 별도의 신청이나 심사 없이 누구나 필요한 만큼 이용할 수 있는 운영 방식은 이용자의 심리적 부담을 크게 줄였다. 과거 복지정책이 생계 지원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시민의 삶의 질과 기본권 보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생리 역시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신체 활동인 만큼, 관련 물품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공공의 역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화성특례시의 사례는 지방정부가 시민의 일상 속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생리대 가격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 이후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해 왔다”며 “추가경정예산과 기업 기부를 활용해 속도감 있게 공공생리대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냥드림이 쌓아온 신뢰와 접근성을 기반으로 공공생리대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7월까지 공공기관 화장실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시민 건강권을 더욱 두텁게 보장하고 기본사회와 보편복지 가치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화성특례시의 공공생리대 사업은 단순한 복지정책을 넘어 ‘누구나 존엄하게 생활할 권리’를 보장하는 생활밀착형 행정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시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기본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정책이야말로 지방정부 복지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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