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곡항·제부도·궁평관광지 등과 연계하면 체류형 관광 경쟁력 키울 수 있어
[이코노미세계] 가을 저녁, 붉게 물든 하늘 아래 음악이 흐른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시민들은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노을과 음악이 어우러진 풍경을 즐긴다. 도심의 대형 공연장도, 유명 관광지의 축제장도 아니다. 경기 화성특례시 에코팜랜드에서 펼쳐진 풍경이다.
화성 서부권의 넓은 자연환경을 품은 에코팜랜드가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여가 공간으로 다가서고 있다. 자연경관에 공연 콘텐츠를 결합한 ‘서해안 선셋 콘서트’가 열리면서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에코팜랜드에서 ‘서해안 선셋 콘서트’가 열렸다고 소개했다. 정 시장은 선선한 가을 날씨 속에서 많은 시민이 공연장을 찾았으며,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가을밤의 정취를 즐겼다고 전했다.
특히 정 시장이 주목한 것은 에코팜랜드에서 바라보는 ‘낙조’였다. 그는 에코팜랜드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바닷가에서 보는 노을만큼 아름답다며 붉게 물든 하늘과 선선한 가을바람이 어우러진 풍경을 소개했다.
짧은 메시지였지만 그 속에는 화성 서해안이 가진 또 하나의 가능성이 담겼다. 자연경관을 단순히 바라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공연,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결합한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서해안 선셋 콘서트’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거창한 시설보다 ‘장소가 가진 힘’을 활용했다는 데 있다. 에코팜랜드에서 바라보는 넓은 하늘과 낙조, 가을바람에 음악이 더해지면서 자연 자체가 공연의 무대가 됐다. 실내 공연장에서 관객이 무대만 바라보는 방식과 달리 시민들은 주변 경관과 계절의 변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정 시장도 “에코팜랜드에서 바라보는 낙조도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노을만큼이나 아름답다”는 취지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붉은 하늘과 선선한 가을바람이 어우러진 풍경 자체가 콘서트의 또 다른 콘텐츠였던 셈이다.
이는 지역 문화정책에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시민들의 문화 향유에 반드시 대규모 시설이나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지역이 이미 갖고 있는 자연과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문화적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연과 자연경관을 결합하는 방식은 가족과 연인, 친구 등 다양한 시민층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시민은 공연을 즐기고, 자연을 찾은 시민은 노을을 감상하며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가을밤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선셋 콘서트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시민에게 에코팜랜드라는 공간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화성은 서해안의 자연환경을 품고 있는 도시다. 이 같은 자연자원을 문화와 연결하는 것은 지역 관광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관광객이 특정 장소를 방문해 사진을 찍고 떠나는 ‘보는 관광’에서 벗어나 공연과 체험, 휴식이 결합된 ‘머무는 관광’으로 전환하려면 그 장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노을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지역의 특정 공간에서 음악과 함께 만나는 노을은 하나의 경험이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서해안 선셋 콘서트’의 확장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에코팜랜드의 자연환경과 낙조를 배경으로 계절별 공연이나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방문객에게는 ‘화성에서 경험해야 할 장면’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공간에 이야기가 더해지고, 이야기에 문화가 결합되면 지역의 이미지도 달라진다.
특히 화성 서부권의 관광자원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관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별 관광지를 따로 홍보하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연·문화·공연을 연결한다면 체류시간을 늘리고 지역에 대한 관심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콘서트가 보여준 또 하나의 의미는 ‘시민의 일상과 가까운 문화’다. 문화정책의 성과는 대형 공연이나 유명 예술인을 얼마나 많이 유치했는지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시민이 자신의 생활권 안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정 시장이 전한 현장 분위기 역시 시민과 문화의 거리를 좁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좋은 날씨 속에서 많은 시민이 함께했고, 아름다운 음악과 가을밤의 정취를 즐겼다는 것이다. 공연의 규모보다 시민들이 공간과 음악을 어떻게 경험했는지가 강조됐다.
문화가 특별한 날에만 소비하는 행사가 아니라 일상의 한 부분이 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 주말 저녁 가족과 함께 찾을 수 있고, 산책하듯 공연을 즐기며, 공연이 끝난 뒤에는 노을과 가을바람을 기억하는 경험. 이런 순간이 반복될수록 시민들이 느끼는 도시의 문화적 만족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도시의 경쟁력은 산업과 교통, 주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시민들이 여가를 어떻게 보내고, 도시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그런 의미에서 에코팜랜드에서 열린 선셋 콘서트는 ‘공간의 재발견’이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같은 공간이라도 어떤 콘텐츠를 담느냐에 따라 시민에게 전달되는 이미지는 달라진다.
낮에는 자연과 여가를 즐기는 공간이 저녁에는 노을과 음악을 만나는 문화공간이 될 수 있다. 봄과 여름, 가을마다 계절에 맞는 콘텐츠를 더한다면 같은 장소에서도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화성처럼 도농복합적 특성과 서해안 자연환경을 함께 갖춘 도시에서는 지역별 특성을 살린 문화 콘텐츠 발굴이 중요하다. 도심 지역과 서부권의 문화적 특성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약점이 아니라 도시의 다양성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서부권에서는 자연과 경관을 중심으로 한 문화행사를 만들고, 이를 지역의 다른 관광자원과 연결한다면 화성만의 차별화된 문화관광 브랜드를 구축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과제도 있다. 한 차례의 공연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과 그것을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정착시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시민이 다시 찾고 외부 관광객까지 방문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성과 차별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왜 화성에서 이 공연을 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해답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에코팜랜드의 자연경관이다. 정 시장이 직접 언급한 낙조처럼 장소 자체가 가진 특징을 공연 콘텐츠와 적극적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야외에 무대를 설치하는 것을 넘어 공연 시간과 노을이 지는 시간, 계절별 풍경 등을 세밀하게 연계한다면 장소의 매력을 더욱 살릴 수 있다.
시민 참여 역시 중요하다. 지역 예술인과 청년 음악가 등이 참여할 수 있는 무대를 확대한다면 공연은 단순한 관람 행사를 넘어 지역 문화생태계를 키우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지역 주민과 상생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문화행사가 지역을 찾는 방문객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지역의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계 방안을 마련한다면 문화와 지역경제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화성특례시가 성장하면서 시민들의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도시의 양적 성장과 함께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여가 환경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이 멀리 떠나지 않고도 자신이 사는 도시에서 자연과 문화,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도시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에코팜랜드에서 열린 ‘서해안 선셋 콘서트’는 이런 변화의 한 장면으로 볼 수 있다. 정 시장은 시민들에게 남은 주말도 여유롭고 행복하게 마무리하라는 인사를 전했다. 그가 소개한 가을밤의 풍경은 소박하다. 붉게 물드는 하늘,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 그 사이로 흐르는 음악, 그리고 이를 함께 즐기는 시민들이다.
하지만 도시의 매력은 때로 이런 평범한 일상의 장면에서 만들어진다. 대규모 개발사업이나 화려한 시설만이 도시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시민이 기억하고 다시 찾고 싶은 장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쌓이면서 도시의 이미지가 형성된다.
이제 관심은 에코팜랜드에서 시작된 ‘노을과 음악의 만남’을 화성만의 지속 가능한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느냐에 모인다.
서해안의 붉은 노을이 단순한 자연 풍경을 넘어 음악과 사람을 불러 모으는 문화자원이 되고, 에코팜랜드가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연과 문화를 함께 누리는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면 화성의 서쪽 풍경도 달라질 수 있다.
가을 저녁 에코팜랜드를 붉게 물들인 노을과 그 아래 흐른 음악. ‘서해안 선셋 콘서트’가 보여준 것은 공연 한 번의 풍경만은 아니다. 자연이라는 지역의 자산에 문화라는 이야기를 더할 때 새로운 도시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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