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김현정·클레오 무대로 세대의 추억 소환
정명근 시장 “시민 문화 향유 기회 지속적으로 만들겠다”
[이코노미세계] 공연 시작을 앞두고도 비는 좀처럼 그칠 줄 몰랐다. 야외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거짓말처럼 비가 멈췄다. 먹구름이 걷힌 하늘에는 무지개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22일 화성특례시 동탄 여울공원에서 열린 권역별 콘서트 현장의 풍경이다. 비가 그치자 시민들은 무대로 향했고, 익숙한 노래가 공원을 채우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 한 번쯤 따라 불렀을 법한 노래들이 라이브 공연으로 다시 살아났다. 가수 이재훈과 김현정, 그룹 클레오가 차례로 무대에 오르면서 여울공원은 세대를 넘어 음악과 추억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번 콘서트의 주제는 ‘리와인드 댄스 나잇(Rewind Dance Night)’. 말 그대로 시간을 되돌려 과거의 음악과 추억을 현재의 무대에서 다시 만나는 자리였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도 공연 다음 날인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공연 시작 전까지 비가 계속 내려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지만, 행사 시간이 되자 비가 그치고 하늘에 무지개까지 떠올랐다며 안도했던 순간을 소개했다.
야외 문화행사는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많은 시민이 한 공간에 모이는 공연은 비가 내릴 경우 관람객의 불편뿐 아니라 행사 진행과 안전 문제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날도 공연 시작 전까지 비가 이어졌다. 그러나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비가 멈췄고, 흐렸던 하늘이 개면서 무지개까지 나타났다. 공연을 기다리던 시민들에게는 그 자체가 하나의 특별한 장면이 됐다.
정 시장은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맑게 갠 하늘에 저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했다. 날씨가 만들어낸 극적인 변화는 이날 공연의 분위기와도 묘하게 겹쳤다. 빗속에서 공연 개최 여부를 걱정했던 시간이 지나고 음악이 시작되자 여울공원은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변했다.
특히 진행요원의 안내에 따라 시민들이 무대 가까이 이동해 공연을 즐기면서 현장 분위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정 시장은 이 모습을 통해 “동탄 주민 여러분의 열정과 흥을 직접 느낄 수 있어 더욱 뿌듯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의 핵심은 ‘추억’이었다. ‘리와인드 댄스 나잇’이라는 공연 제목에서부터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불러내겠다는 콘셉트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무대에 오른 가수들도 이 같은 공연 성격과 맞닿아 있었다. 이재훈과 김현정, 클레오는 대중에게 익숙한 노래와 무대로 관객을 만났다. 과거 즐겨 듣던 음악을 음원이나 영상이 아니라 눈앞의 라이브 무대에서 다시 듣는다는 점은 이날 공연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였다.
정 시장 역시 “젊은 시절부터 자주 들었던 익숙한 노래들을 라이브로 들으니 자연스럽게 그때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화공연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같은 노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웃고 노래하며 각자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대중음악은 특정 시절의 기억과 강하게 연결돼 있다. 한 곡의 노래가 학창 시절이나 청춘의 어느 순간을 떠올리게 하고, 당시 함께했던 사람과 장소까지 소환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날 여울공원 무대는 현재의 동탄에서 과거의 시간을 다시 만나는 공간이었다. 도시의 공원이 시민들의 일상적인 휴식 공간을 넘어 음악과 기억, 세대를 연결하는 문화무대로 활용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 행사가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시민들의 생활권 가까이에서 문화공연을 열었다는 데 있다. 대형 공연장이나 특정 문화시설을 찾아가지 않고도 시민들이 생활하는 지역에서 음악을 접하고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화성특례시가 권역별 콘서트를 이어가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도시가 커질수록 시민들이 체감하는 문화 접근성의 중요성도 커진다. 문화시설이 한 지역에 집중돼 있으면 거주 지역에 따라 시민들이 느끼는 문화 향유 기회의 차이도 발생할 수 있다.
권역을 찾아가는 공연은 시민의 생활공간 가까이에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공연과 축제는 지역 주민들이 같은 장소에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도시 공동체의 접점을 넓히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아파트와 상업시설, 도로 등 물리적인 도시 인프라만으로는 만들어내기 어려운 지역의 분위기와 공동체 경험을 문화행사가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탄 여울공원에서 열린 이번 공연에서도 시민들은 관객이라는 공통된 위치에서 같은 노래를 듣고 같은 무대를 바라봤다. 정 시장이 시민들의 ‘열정과 흥’을 직접 느꼈다고 표현한 것도 이 같은 현장의 모습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날 공연은 시작 전까지 이어진 비라는 변수가 있었다. 야외행사에서 비는 관람객 참여를 떨어뜨릴 수 있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현장을 찾아 공연을 함께했다는 점에서 행사를 준비한 측에서도 의미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정 시장은 공연 후 시민과 출연진, 행사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궂은 날씨에도 함께해 주신 시민 여러분과 멋진 무대를 만들어주신 출연진, 그리고 안전한 행사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공연의 성패는 무대 위 출연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현장에는 관람객의 이동을 안내하고 안전을 관리하는 인력이 필요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뒤따라야 한다. 특히 이날처럼 공연 직전까지 비가 내린 경우에는 현장 운영과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 시장이 공연을 마친 뒤 안전한 행사를 위해 애쓴 관계자들을 별도로 언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동탄에서 시작된 음악의 열기는 병점으로 이어진다. 화성특례시의 다음 권역별 콘서트는 오는 9월 19일 병점구에서 열릴 예정이다. 동탄의 한 공원에서 끝나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권역을 옮겨가며 시민들과 만나는 방식이다.
화성은 도시 규모가 큰 만큼 지역별 생활권의 특성도 다르다. 따라서 문화행사 역시 시민들이 거주하는 권역으로 찾아가는 방식이 시민 체감도를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동탄 여울공원의 ‘리와인드 댄스 나잇’이 과거의 음악을 통해 시민들의 추억을 되살렸다면, 병점구에서 이어질 공연이 어떤 주제와 분위기로 시민들을 만날지도 관심을 모은다.
무엇보다 권역별 문화행사가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유명 가수를 초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지역과 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 중장년층 등 다양한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와 지역별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이 더해진다면 권역별 공연의 의미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도시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도 변하고 있다. 도로와 교통, 산업단지, 주거시설 등 도시의 기본 인프라뿐 아니라 시민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와 여가의 수준도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시민 입장에서는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가족이나 이웃과 공연을 보고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도시가 생활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역의 공원과 광장, 문화공간을 활용한 공연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규모 시설을 새로 만드는 방식과 달리 시민들이 평소 이용하는 공간에 문화 콘텐츠를 접목하면 일상과 문화 사이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 이번 동탄 권역별 콘서트 역시 여울공원이라는 시민 생활공간에 공연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다만 권역별 문화행사가 도시의 대표적인 문화정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운영과 함께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프로그램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행사마다 시민들의 반응을 살피고 지역별 특성을 반영하면서 공연 장르와 참여 대상을 넓혀간다면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시민들이 기다리는 지역 문화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여울공원의 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은 공연 무대만이 아니었다. 행사를 앞두고 계속 내리던 비가 공연 시간이 되자 멈췄고 하늘에는 무지개가 떠올랐다. 그 아래에서 시민들은 익숙한 노래를 들으며 과거를 떠올렸고, 무대 가까이 다가가 공연을 즐겼다.
도시의 문화는 거대한 시설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집 가까운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공연 한 편, 가족과 함께 들었던 노래 한 곡, 이웃들과 함께 웃고 즐긴 한여름 밤의 기억도 한 도시의 문화가 된다.
화성특례시가 추진하는 권역별 콘서트의 성과 역시 결국 시민들이 이런 경험을 얼마나 자주, 얼마나 가까운 곳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명근 시장은 “시민 여러분께서 일상 속에서 음악과 문화를 가까이에서 즐기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동탄 여울공원에서 비가 그친 뒤 시작된 음악은 이제 병점으로 향한다. 무지개 아래에서 되살아난 ‘그 시절의 노래’가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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