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이어 민선 9기에도 이름 올려
시민과의 약속 시정 최우선 기준으로, 책임 행정 강조
[이코노미세계] 선거가 끝난 뒤에도 공약은 살아 있는가. 선거철마다 수많은 공약이 쏟아지지만 시민이 주목하는 것은 화려한 약속 그 자체가 아니다. 선거가 끝난 뒤 그 약속이 어떻게 정책으로 이어지고, 시민의 삶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더 중요하다. 공약이 당선을 위한 선언에 머무느냐, 행정을 움직이는 기준이 되느냐에 따라 지방정부에 대한 시민의 신뢰도 달라진다.
최대호 안양시장이 ‘약속’을 다시 시정의 전면에 내세웠다. 최 시장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선정한 ‘2026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선거공약서 부문에 선정됐다고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특히 이번 선정은 민선 8기에 이어 민선 9기에도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 번의 평가를 넘어 연속해서 ‘약속’을 평가받았다는 것이다. 최 시장이 이번 결과를 알리면서 가장 먼저 꺼낸 말도 ‘성과’가 아니라 ‘신뢰’였다.
최 시장은 ‘무신불립(無信不立)’을 언급했다.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이다. 행정과 시민의 관계 역시 결국 신뢰에서 출발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최 시장은 “무신불립이라는 말처럼 신뢰는 약속을 지킬 때 비로소 쌓인다”며 “공약은 선거 때만 하는 약속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만들고 끝까지 책임 있게 실천해야 할 약속”이라고 밝혔다.
공약은 선거의 출발점이지만 동시에 임기 동안 행정이 가야 할 방향을 시민에게 공개적으로 밝히는 약속이다. 유권자는 후보자가 제시하는 공약을 보고 선택한다. 당선 이후에는 그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지를 지켜본다. 이런 점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은 단순한 선거 전략과는 성격이 다르다.
예산과 조직, 행정력을 동원해 실현해야 하는 일종의 시민과의 계약에 가깝다. 그러나 공약을 만드는 것과 지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정책 환경이 달라질 수 있고 예산과 행정 절차, 이해관계 조정이라는 현실적인 장벽도 만난다. 장기간이 필요한 사업이라면 임기 안에 모든 결과를 보여주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약속을 얼마나 많이 내놓았느냐보다 약속을 어떻게 관리하고 시민에게 설명하며 실천해 나가느냐이다. 최 시장이 “공약은 선거 때만 하는 약속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선거 당시의 문구를 보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임기 내내 시정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최 시장은 “시민과의 약속을 시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하나하나 책임 있게 실천해 왔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표현은 주목할 만하다. 지방행정에는 수많은 정책 판단이 뒤따른다. 한정된 예산을 어디에 우선 배분할 것인지, 어떤 사업부터 추진할 것인지, 시민에게 무엇을 설명하고 어떤 결과에 책임질 것인지 끊임없이 결정해야 한다. 그 판단의 중심에 시민과의 약속을 놓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정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연속성’이다. 최 시장에 따르면 민선 8기에 이어 민선 9기에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선거공약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지방행정에서 정책의 연속성은 중요한 과제다. 도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요 사업은 짧은 기간에 완성되기 어렵다. 계획 수립에서 예산 확보, 행정 절차, 사업 시행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새로운 임기가 시작될 때마다 정책의 방향이 흔들린다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연결되기 어렵다. 반대로 정책의 목표와 방향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행정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를 높일 수 있다.
민선 8기에 이어 민선 9기에도 약속과 공약을 강조하는 최 시장의 메시지가 갖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 다만 ‘약속대상’ 선정 자체가 시정의 최종적인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약에 대한 평가는 출발점일 뿐이며, 궁극적으로 시민이 평가하는 것은 실제 이행 결과와 생활의 변화다. 좋은 공약을 제시하는 것과 그것을 현실에서 완성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속된 선정이 더욱 의미를 가지려면 앞으로 공약이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시민이 그 변화를 어느 정도 체감하는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최 시장의 메시지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표현은 ‘시민과 함께 만든 약속’이다. 지방자치에서 공약의 주체를 단체장 한 사람으로 한정하지 않고 시민까지 확장한 것이다. 이번 선정에 대해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든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책임 있는 시정을 위해 고민해 온 노력에 대한 의미 있는 평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하나는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민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약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시민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사람은 결국 시민이다. 교통과 주거, 교육, 복지, 경제, 문화 등 도시의 거의 모든 정책은 시민의 일상과 연결된다. 행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정책과 시민이 실제로 원하는 정책 사이에 간극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간극을 줄이는 것이 지방자치의 중요한 과제다. 따라서 공약을 ‘시민과 함께 만든 약속’으로 규정했다면 그 약속의 이행 과정 역시 시민에게 공개하고 설명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무엇을 완료했고 무엇이 진행 중인지, 계획대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시민이 알 수 있어야 한다. 약속에 대한 책임은 성공한 사업을 알리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까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더욱 분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시장이 제시한 ‘무신불립’은 이번 메시지를 관통하는 핵심어다. 지방정부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은 약속이라도 꾸준히 지키고, 정책 결정의 이유를 설명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수정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형성된다.
특히 지방행정은 중앙정부보다 시민의 일상에 가깝다. 도로 하나, 버스 노선 하나, 주차장 하나, 복지시설과 문화시설 하나가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민이 행정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이 지방정부인 셈이다.
그만큼 약속에 대한 책임도 무겁다. 선거에서 약속한 정책을 실제 행정으로 옮기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보여주는 것은 단체장 개인의 정치적 성과를 넘어 지방자치의 신뢰와도 연결된다.
최 시장이 “신뢰는 약속을 지킬 때 비로소 쌓인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매니페스토의 핵심은 수상이 아니라 신뢰다. 상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어떤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어떻게 실천했으며, 앞으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를 시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최 시장은 이번 선정 소식을 전하면서 앞으로의 목표로 ‘안양의 완성’을 다시 제시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며 거듭 말씀드린 ‘안양의 완성’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안양의 완성’이라는 표현은 결국 앞으로의 시정 결과로 평가받게 된다. 시민이 기대하는 도시의 완성은 하나의 사업이나 하나의 숫자로 설명하기 어렵다. 도시의 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 생활환경 개선 등 다양한 영역의 변화가 축적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공약의 실천이다. 선거 때 제시했던 약속이 행정계획으로 이어지고, 계획이 사업이 되며, 사업이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최 시장에게 이번 ‘약속대상’ 선정은 그래서 축하로 끝날 일이 아니다. 오히려 또 다른 책임의 시작에 가깝다. 민선 8기에 이어 민선 9기에도 공약과 약속을 평가받은 만큼 시민의 눈높이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시민에게 중요한 것은 상의 이름보다 약속 이후의 변화다. 무엇을 약속했는지, 얼마나 지켰는지, 지키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일정으로 완성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확인하게 된다.
‘무신불립’을 꺼낸 최대호 시장의 말처럼 행정에 대한 신뢰는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약속을 지키는 과정에서 축적된다.
두 차례 이어진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선정이 의미 있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이번 평가가 과거의 성과를 확인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의 책임을 더욱 분명하게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최 시장은 시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했다. 이제 관심은 그 약속이 실제 안양의 변화로 어떻게 이어지느냐에 모인다. ‘약속의 도시’를 넘어 최 시장이 강조해 온 ‘안양의 완성’까지 갈 수 있을지, 결국 그 답은 남은 시정 과정과 시민의 평가가 말해줄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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