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답은 현장에 있다. 그리고 고양시의 현장은 곧 시민이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이 민선 9기 시정의 출발점을 ‘시민’으로 잡았다. 행정이 정책을 만들고 시민이 따라오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가 내세운 핵심 가치는 ‘소통행정’이다.
하지만 민 시장이 그리고 있는 고양의 미래는 소통에만 머물지 않는다. 미래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버스노선 전면 개편과 도로망 개선을 아우르는 교통 혁신, 일산신도시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도시 재정비, 돌봄과 청년 정책을 결합한 기본사회 구축까지 시정 전반을 아우른다.
특히 항공우주와 의료·바이오산업을 고양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 눈에 띈다. 한국항공대학교와 동국대학교,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지역의 대학·연구기관·대형병원을 산업과 연결해 ‘연구-기술사업화-기업유치-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민 시장은 이번 서면 인터뷰에서 “멈춘 고양을 다시 뛰게 하라는 시민들의 준엄한 명령을 실천하겠다”며 “변화는 말이 아니라 성과로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민 시장이 민선 9기의 첫 번째 화두로 꺼낸 것은 ‘소통’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민의 공감과 참여가 없다면 오래갈 수 없다”며 행정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시대에서 시민의 의견이 정책이 되고 행정이 함께 실천하는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될 변화 역시 행정과 시민의 관계라는 설명이다. 기존에는 시민이 민원을 제기한 뒤 행정기관의 답변을 기다리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시민 의견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고 시민과 행정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상은 취임 직후부터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졌다. 민선 9기 1호 결재는 ‘열린 고양 프로젝트’였다.
시장실을 시민 접근성이 높은 본관 1층으로 이전하고, 시민 의견을 시장이 직접 듣는 ‘고양시장 직통 문자폰’을 개설했다. 여기에 시정회의 온라인 생중계, 고양시 대표 캐릭터 ‘고양고양이’ 부활,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재개방 등 5대 과제를 담았다.
시민들의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시 공식 유튜브에 공개된 ‘고양고양이’ 컴백 영상은 조회 수 27만 회를 넘어섰고, 시장 직통 문자폰에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1339건의 문자가 접수됐다.
민 시장은 앞으로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는 민원 창구를 넘어 정책 결정 과정 자체에 시민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내 의견이 고양시를 바꾼다’는 것을 시민들이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 시장이 소통과 함께 가장 강조하는 분야는 경제와 일자리다. 현재 시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것이 좋은 일자리와 지역경제의 활력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이 찾아오고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으며 양질의 일자리가 지속해서 만들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고양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 시장은 이를 위해 고양이 가진 대학과 병원, 연구기관이라는 자산에 주목하고 있다. 대학의 연구 성과가 기업의 기술사업화로 연결되고, 기업 성장이 다시 지역의 일자리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그 중심에 항공우주산업과 의료·바이오산업이 있다. 항공우주산업에서는 한국항공대학교가 핵심 파트너다. 고양시는 항공대와 ‘항공우주 산학융합 거점도시 비전선포식’을 열고 관·학 협력의 출발을 알렸다.
단순히 항공 분야 인재를 배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재 양성-기술 연구-기업유치-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거점으로 ‘항공우주 산학융합센터’를 조성해 기업 입주 공간과 연구시설, 교육장을 갖추고 스타트업 유치·육성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의료·바이오 분야에서는 동국대학교를 중심으로 협력망을 구축한다. 동국대 바이오메디캠퍼스(BMC)와 동국대병원을 비롯해 국립암센터, 일산병원, 명지병원, 일산백병원, 일산차병원, 더자인병원 등 관내 7개 대형병원을 연결하는 산·학·연·병 협력체계가 핵심이다.
특히 국립암센터를 중심으로 공동 연구를 확대하고 고양시-동국대-국립암센터 간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도 검토하고 있다.
민 시장은 “단순 기업 유치를 넘어 대학과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 산업도시를 만들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시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교통 분야도 민선 9기의 핵심 과제다. 민 시장은 교통 혁신과 도시 재정비를 별개의 정책으로 보지 않는다.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이동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도시의 실질적인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가장 먼저 손대는 것은 버스노선이다. 민 시장은 취임 1년 안에 고양시 버스노선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일부 버스노선이 체계적인 정비 없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고 굴곡진 노선을 바로잡겠다는 계획이다. 노선 개편 과정에서 교통서비스가 약화될 수 있는 지역에는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인 ‘똑버스’를 확대한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을 위해서는 ‘고양형 편하G버스’를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도로 체계 개선도 병행한다. 지능형교통체계(ITS)를 확대해 교통량 변화에 맞춰 신호를 실시간 조정하고, 상습 정체가 발생하는 IC 구간에는 직결램프 설치 또는 차로 확대 등을 통해 병목 현상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시민들이 매일 경험하는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것이 교통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도시정책의 최대 현안으로는 일산신도시 재건축을 꼽았다. 민 시장의 구상은 노후 아파트를 철거하고 새 아파트를 짓는 수준을 넘어선다. 재건축을 계기로 교통·교육·공원·생활SOC를 함께 확충해 일산을 새로운 ‘주거혁신도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기준용적률 현실화를 제시했다. 민 시장은 현재 기준용적률 300%만으로는 주민들의 분담금 부담이 커 실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용적률을 현실화해 주민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사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일산신도시 재건축이 단순한 주택 공급 확대가 아니라 도시 공간과 교통, 생활 인프라를 동시에 재설계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돼야 한다는 것이 민 시장의 구상인 셈이다.
민 시장의 정책 구상은 산업과 교통, 재건축에서 복지로 이어진다. 도시의 경쟁력이 결국 시민의 삶의 질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청년과 자영업자, 어르신 등 세대와 계층을 막론하고 삶의 출발선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기본적인 생활 기반을 보장하는 ‘기본사회 선도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청년기본소득 확대와 함께 고양통합돌봄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맞춤형 돌봄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리고 돌봄정책을 사회적경제와 연결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가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 모든 정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다시 ‘일자리’다. 민 시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있어야 청년이 지역에 머물고 가족이 정착할 수 있으며, 교육과 돌봄 역시 지속 가능한 구조를 갖출 수 있다고 본다. 때문에 기업유치와 미래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정책과 복지정책을 별개의 영역으로 접근하기보다 ‘일자리-정착-교육-돌봄’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도시 생태계로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아울러 민선 9기 고양시정의 방향을 압축하면 ‘시민 체감’이다. 소통행정도, 미래산업도, 버스노선 개편도, 일산 재건축도 최종적인 평가 기준은 시민의 삶이 실제 얼마나 달라지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민 시장은 자신의 시정 철학을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로 설명했다. 그리고 고양에서 그 현장은 곧 시민이라고 했다. 또 “시민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가장 먼저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고양특례시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107만 시민’을 꼽았다. 시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약속한 정책을 끝까지 책임지고 실행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것이다.
민 시장은 “시민 여러분과 함께라면 더 큰 미래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약속한 일은 끝까지 책임지고 실천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선 9기 시정 운영에 대한 각오를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변화는 말이 아니라 성과로 증명하겠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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