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 육성·시민 삶의 질 향상으로 광복 정신 계승
[이코노미세계]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였다. 광복의 기쁨을 되새기는 사람들의 손끝에서 태극 문양과 네 괘가 물결쳤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도 태극기를 흔들며 81년 전 그날을 떠올렸다. 나라를 되찾았다는 소식에 거리로 뛰쳐나와 태극기를 들었던 선열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오랜 억압에서 벗어난 감격과 기쁨, 그리고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다짐이 그 작은 깃발 하나에 모두 담겨 있었을 것이다.
이 시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광복절 경축식에서 느낀 소회를 전했다. “태극기를 흔들 때 81년 전 우리 선열들께서 얼마나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태극기를 흔드셨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의 메시지는 과거를 기념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일에서 출발해 국민 통합과 안보, 보훈, 지역 발전, 미래 세대의 책임으로까지 이어졌다. 광복을 역사책 속에 박제된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완성해야 할 가치로 바라본 것이다.
1945년 8월 15일, 한반도는 일제강점기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광복은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결과가 아니었다. 이름이 알려진 독립운동가뿐 아니라 기록조차 제대로 남지 않은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과 가족, 때로는 목숨까지 내놓은 끝에 되찾은 빛이었다.
이 시장은 “우리가 누리는 오늘의 모든 것은 선열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광복절 경축식을 여는 이유 역시 의례적으로 기념일을 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열들이 찾아준 광복의 빛을 이어받아 이를 더욱 온전하게 완성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축식에는 독립유공자 후손과 유가족, 광복회 관계자, 보훈단체 회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광복의 역사를 증언하는 산증인이자 그 정신을 오늘로 연결하는 사람들이다. 이 시장이 참석자들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전한 것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누구를 기억하고 예우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한 대목으로 읽힌다.
광복절은 국가 기념일이지만 그 의미를 지켜내는 일은 지역사회에서 구체화된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을 예우하고, 보훈 가족이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며, 시민과 학생들이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지방정부가 담당해야 할 몫이다.
기념식장의 태극기는 과거의 감격을 상징하지만, 그 감격을 오늘의 제도와 문화로 이어가는 것은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책임이다.
이 시장은 광복의 현재적 의미 가운데 하나로 ‘통합’을 꼽았다. 나라를 되찾았던 당시의 감격과 기쁨을 생각한다면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의견 차이와 갈등, 분열을 극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나라를 되찾고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길에 함께 뛰어드는 데 있어 여러 가지 작은 차이는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는 정치적 견해와 세대, 지역, 계층을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극단적인 언어는 타협과 토론의 공간을 좁히기도 한다. 공동체가 공유해야 할 역사적 기억마저 정쟁의 대상으로 소비될 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복의 역사는 분열보다 더 큰 공동의 목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독립운동가들의 사상과 활동 방식은 서로 달랐지만, 나라를 되찾고 민족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는 목표만큼은 같았다. 오늘의 통합 역시 모든 사람이 똑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인정하면서도 공동체의 안전과 발전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힘을 모으는 것이 민주사회의 통합이다.
지방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시민들의 이해가 부딪히는 개발과 교통, 복지, 교육, 환경 현안일수록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충분한 설명과 소통이 필요하다. 광복 정신을 오늘의 행정으로 구현하려면 시민의 목소리를 폭넓게 듣고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시장은 광복을 완성하기 위한 또 다른 조건으로 안보를 제시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 가능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가를 지키는 힘과 확고한 안보 의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또 “단단한 국방력과 안보 의지를 가지고 대비와 대처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복이 나라를 되찾은 역사라면 안보는 되찾은 나라와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현실적 기반이다. 평화는 희망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국민적 신뢰, 빈틈없는 대비가 있을 때 지속 가능한 평화도 가능하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이 국가 경쟁력뿐 아니라 경제안보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지방정부가 담당해야 할 안보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산업 기반을 안정적으로 조성하고 핵심 시설의 안전을 확보하며 재난과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일까지 도시의 중요한 책무가 됐다.
용인은 세계적인 반도체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넘어 대한민국의 산업 주권과 미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과제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 시장의 광복절 메시지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광복 정신을 용인의 도시 발전과 연결한 대목이다. 시가 추진하는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고 도시를 발전시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도 광복을 완성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특히 용인이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추진해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 도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발전의 성과가 시민의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 역시 광복의 가치를 계승하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광복을 정치적·역사적 독립에만 한정하지 않고 경제적 자립과 기술 경쟁력의 확보로 확장한 해석이다. 과거 독립운동가들이 꿈꿨던 나라가 국민이 가난과 불안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국가였다면, 오늘날의 경제 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도 그 꿈을 실현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다만 산업 규모의 확대만으로 시민의 삶이 저절로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산업의 성과가 양질의 일자리와 지역 인재 육성, 교통망 확충, 생활환경 개선, 지역 상권 활성화로 이어져야 한다.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과 주거, 교통 문제를 세심하게 관리하고 성장의 혜택이 시민들에게 고르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도 지방정부의 과제다.
결국 용인이 말하는 ‘광복의 완성’은 도시의 외형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경제안보를 뒷받침하는 산업도시로 성장하는 동시에 그 성과를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것, 그것이 광복 정신을 오늘의 지방행정으로 옮기는 구체적인 방식이다.
이 시장은 독립유공자 후손과 보훈 가족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선열들의 뜻을 기억하고 보훈의 가치를 높이는 일은 희생에 대한 보답인 동시에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또 독립유공자 후손을 비롯한 보훈 가족에게 더 많은 예우를 제공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이 보훈의 가치를 깊이 새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시장으로서 이러한 일을 추진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보훈은 단순히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기념행사를 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존중받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독립유공자의 발자취를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으로 보존하고, 학생들이 교실 밖 현장에서 선열들의 삶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도 필요하다.
특히 독립운동의 기억이 세대를 거치며 희미해지는 현실에서 미래 세대와의 연결은 더욱 중요하다. 젊은 세대가 광복을 자신과 무관한 먼 과거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자유와 주권, 민주주의, 공동체의 책임이라는 오늘의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
보훈 정책은 과거를 돌아보는 행정이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앞으로 공동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누가 책임 있게 나설 것인지와도 맞닿아 있다.
광복절 경축식은 해마다 열리지만 광복 정신은 행사장 안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 시장도 “광복절 경축은 오늘 하루 경축하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1년 365일 선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되찾아준 광복의 빛을 깊이 새기고 이어가는 노력이 곧 광복의 완성이며, 선열들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광복의 의미를 일상으로 옮기는 방법은 거창하지만은 않다. 태극기를 바르게 게양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억하는 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대화하는 일,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일에서 시작할 수 있다. 맡은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고 다음 세대에 더 안전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물려주는 것도 광복 정신의 실천이다.
용인특례시가 추진하는 도시 발전 역시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적 도약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의 실질적인 삶을 개선하는 결과로 이어질 때 ‘광복의 완성’이라는 말도 설득력을 얻게 된다. 보훈과 안보, 국민 통합, 경제 발전은 각각 떨어진 과제가 아니라 자유롭고 지속 가능한 국가를 만드는 하나의 길로 연결돼 있다.
81년 전 선열들이 흔들었던 태극기에는 되찾은 나라에 대한 환희와 새로운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책임이 함께 담겨 있었다. 오늘 우리가 흔드는 태극기에도 같은 질문이 따라붙는다. 선열들이 되찾은 나라를 우리는 얼마나 더 안전하고 정의로우며 풍요롭게 만들고 있는가.
광복은 1945년 8월 15일 이뤄진 역사적 사건이지만, 그 가치를 온전히 실현하는 일에는 끝이 없다. 선열의 희생을 기억하고 갈등을 넘어 힘을 모으며, 튼튼한 안보와 경제적 자립을 토대로 시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 용인에서 제시된 ‘광복의 완성’은 그렇게 과거의 기억을 오늘의 책임과 내일의 과제로 이어가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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