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 해소·생애주기별 지원 강화가 핵심 과제
크래프톤 컴퓨터 70대 기부, ‘민관이 함께하는 복지’ 모델 주목
[이코노미세계] 도시가 성장할수록 복지의 역할은 더 커진다. 인구와 산업이 늘고 도시 규모가 확대되면 시민들의 삶도 다양해지고, 행정이 살펴야 할 복지 수요 역시 복잡해진다. 특히 장애인과 어르신, 어린이·청소년 등 계층별로 필요한 정책이 다른 만큼 단순히 복지 예산을 늘리는 것을 넘어 시민의 삶 속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지방정부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용인특례시가 민선 8기 들어 복지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면서 ‘따뜻한 생활공동체’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제27회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열린 기념식과 박람회를 축하하며 사회복지 현장을 지키는 종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용인에는 현재 500곳이 넘는 사회복지기관·단체가 있으며, 9900명이 넘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현장에서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있다.
이 시장이 강조한 것은 단순한 복지서비스 확대만이 아니다. 행정과 사회복지기관, 기업과 시민사회가 함께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공동체적 복지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크래프톤이 컴퓨터 70대를 지역아동센터와 청소년쉼터 등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기로 하면서 민관 협력 복지의 의미를 더했다. 지방정부가 모든 복지 수요를 행정과 재정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과 기관·단체가 지역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함께 채워가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복지는 숫자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행정 영역이다. 복지정책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이다.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찾아내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에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 종사자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용인특례시에 500곳이 넘는 사회복지기관·단체와 9900명이 넘는 종사자가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도시의 복지 기반이 폭넓게 형성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시장 역시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어려운 이웃을 살피면서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사회복지 현장은 행정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위기가정을 찾아내는 최일선이기도 하다. 제도가 마련돼 있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시민이 제도를 알지 못하거나 신청하지 못하면 복지서비스가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
따라서 복지정책의 성패는 정책과 예산뿐 아니라 현장의 전달체계를 얼마나 촘촘하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용인처럼 도시 규모가 크고 다양한 계층이 함께 생활하는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복지시설과 기관, 현장 종사자들이 행정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가 가능해진다.
용인특례시는 많은 예산을 사회복지 분야에 투입하고 있으며 민선 8기 출범 이후 복지 분야 지원도 확대해 왔다고 밝혔다. 정책의 방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어르신, 어린이와 청소년 등 다양한 시민 계층을 아우르는 데 맞춰져 있다.
우선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장벽을 낮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복지정책이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시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취지다. 물리적인 장벽뿐 아니라 사회적 인식과 생활 속 불편을 줄여나가는 것도 지방정부가 지속적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다.
고령사회에 대응하는 노인복지도 중요한 축이다. 어르신들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단순히 특정 세대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노년층의 건강과 돌봄, 사회 참여 문제는 도시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도 연결된다.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지원 역시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의 지원뿐 아니라 교육과 문화, 정보 접근의 격차를 줄여 미래의 기회를 넓혀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어르신, 어린이·청소년을 각각 분리된 복지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생애주기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복지정책이 확대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 시장도 “아직도 복지 사각지대가 있고 해야 할 일도 많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하나씩 문제를 풀어가면서 서로 배려하고 함께하는 따뜻한 생활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지방정부 복지정책이 마주한 현실적인 고민을 보여준다. 복지제도가 확대되더라도 제도와 현실 사이에는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원 기준에서 벗어난 시민이나 위기 상황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가구 등 행정이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복지 수요도 존재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복지제도의 규모뿐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적절한 지원으로 연결하느냐다.
지역사회 복지기관과 종사자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행정이 제도와 재정을 담당한다면 현장에서는 시민들과 직접 접촉하며 위기의 신호를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서는 행정과 사회복지 현장 사이의 연결을 강화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사회복지의 날 행사에서 눈길을 끈 것은 기업의 참여였다. 크래프톤은 컴퓨터 70대를 지역아동센터와 청소년쉼터 등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기로 했다. 단순히 물품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구성원이 복지의 한 축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디지털 환경이 교육과 정보 접근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컴퓨터는 아동과 청소년에게 학습과 정보 이용의 기회를 제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 시장은 시가 미처 다 챙기지 못한 부분을 기업과 여러 기관·단체가 함께 채워주는 것은 뜻깊고 아름다운 일이라는 취지로 평가했다.
여기에는 앞으로 지방정부 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담겨 있다. 복지 수요가 갈수록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예산과 인력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행정은 복지의 기본 틀과 안전망을 만들고, 기업과 기관·단체가 각자의 전문성과 자원을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면 복지의 범위를 한층 넓힐 수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일회성 기부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실제 수요와 연결된다면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사회복지기관이 현장의 필요를 파악하고 행정이 연결 역할을 하며 기업이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는 방식의 협력 구조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복지정책을 평가할 때 흔히 예산 규모나 사업 숫자가 먼저 거론된다. 그러나 시민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책이 많아도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제도를 알지 못하면 체감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작은 지원이라도 절실한 시민에게 제때 전달된다면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용인특례시가 강조하는 ‘따뜻한 생활공동체’ 역시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행정기관만 복지를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 종사자와 기업, 기관·단체,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어려운 이웃을 발견하고 지원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500곳이 넘는 사회복지기관·단체와 9900명이 넘는 종사자는 용인시가 보유한 중요한 복지 자산이다. 이들이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행정의 정책 역량이 효과적으로 결합한다면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복지정책의 지속성과 현장성이다. 도시가 성장하고 인구 구조가 변화할수록 새로운 복지 수요는 계속 나타난다. 기존 제도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결국 정책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시장이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밝힌 것도 복지행정이 가진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무엇보다 복지 사각지대를 얼마나 촘촘하게 찾아낼 것인지,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안정적으로 현장을 지킬 수 있도록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 기업과 민간의 참여를 어떻게 지속 가능한 협력체계로 발전시킬 것인지가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의 궁극적인 목적은 시민이 삶의 위기에 놓였을 때 혼자가 아니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데 있다. 행정의 제도와 예산, 사회복지 종사자의 헌신, 기업과 기관·단체의 참여가 맞물릴 때 지역사회 안전망은 더욱 촘촘해질 수 있다.
이상일 시장은 앞으로도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과 힘과 지혜를 모아 더 따뜻하고 살기 좋은 용인을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27회 사회복지의 날을 계기로 다시 확인된 용인 복지의 방향은 분명하다. 행정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복지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복지, 지원 규모만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복지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특례시의 외형만큼 시민의 삶을 받치는 복지 안전망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 그리고 용인이 말하는 ‘따뜻한 생활공동체’가 시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정책으로 이어질지가 앞으로 용인 복지행정의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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