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화성특례시가 위기 상황에서 타인을 구한 시민을 제도적으로 예우하는 길을 열었다. 단순한 미담을 넘어 ‘선행의 사회적 가치’를 제도화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화성특례시의회는 1일 제24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은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인 포상 및 지원 조례안’을 최종 의결했다. 이번 조례는 시민의 용기 있는 행동을 체계적으로 인정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조례의 핵심은 ‘의인’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한 데 있다. 그동안 선행은 언론 보도나 일회성 포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조례는 이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였다.
조례에 따르면 의인은 ▲ 위기 상황에서 타인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한 경우 ▲ 다수의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긴급 조치를 한 경우 ▲ 불의·불법·부도덕 근절 등 사회질서 확립에 기여한 경우 등으로 구체화된다.
이는 단순히 ‘착한 행동’이 아니라, 공동체 안전과 공공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한 시민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를 “시민 윤리의 제도화”라고 평가한다.
조례는 선정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췄다. 의인 선정은 읍·면·동장, 경찰서장, 소방서장 등의 추천을 기반으로 하며, 이후 공적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이번 조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실질적인 지원 내용이다. 의인으로 선정될 경우 2년간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주요 내용은 공영주차장 요금 전액 감면, 청소년시설·체육시설·사회복지시설 이용료 50% 감면, 협약 의료기관 종합검진비 할인, 시 행사 참여 기회 및 홍보 지원 등이다.
특히 미성년 의인의 경우 법정대리인에게 혜택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은 현실적인 배려로 평가된다 그동안 구조 활동이나 선행 과정에서 부상을 입거나 비용을 부담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이번 조례는 ‘선행에 따른 사회적 보상’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 조례는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최근 사회 전반에 퍼진 ‘위험 회피’와 ‘타인 무관심’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구조 상황에서 시민들이 개입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법적·경제적 부담 때문이다.
이은진 의원은 “의로운 행동이 일회성 미담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 존중받고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선행의 비용’을 개인이 아닌 사회가 함께 나누겠다는 정책 철학으로 해석된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도 남아 있다. 우선 의인 선정 기준의 해석 문제와 지원 범위 확대 여부가 향후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실제 시민들이 제도를 얼마나 인지하고 참여하느냐도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홍보 부족 시 제도가 형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화성특례시의 이번 조례는 ‘선행의 가치’를 사회가 인정하고 책임지는 첫 제도적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위기의 순간, 한 사람의 용기가 공동체를 지켜낸다. 그리고 이제 그 용기는 개인의 희생으로만 남지 않는다.
이번 조례가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 경우, ‘착한 사람이 손해 보지 않는 사회’라는 오래된 과제가 비로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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