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민 안정적 정착 위한 문화·교육 프로그램 지속 확대
[이코노미세계] "다름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7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의 다문화 정책도 단순한 지원을 넘어 '공존'과 '상생'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외국인 주민을 복지의 대상이 아닌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바라보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지방행정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성남시가 시민과 외국인 주민이 함께 문화를 체험하며 소통하는 장을 마련한다.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시민 간 교류를 확대하고 지역공동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성남시는 7월 4일 오후 2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수정구 수진동 가족센터에서 '해피 위드 어스(Happy with Us·함께라서 행복한 우리)' 두 번째 문화체험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4월 일본과 태국 문화를 소개했던 첫 번째 프로그램에 이어 마련됐다. 당시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을 바탕으로 두 번째 행사는 캄보디아와 필리핀을 주제로 진행된다.
행사장에서는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몸으로 배우는 체험 프로그램이 중심이 된다.
가족센터 로비에서는 캄보디아 전통춤 '럼웡'과 필리핀 전통춤 '봉가 카 다이' 공연이 펼쳐져 각 나라의 문화적 특색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음악과 춤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인 만큼 자연스럽게 국가 간 문화적 거리감을 좁혀주는 역할을 한다.
공연과 함께 마련되는 전통놀이 체험도 눈길을 끈다. 캄보디아의 '버엉꾼'은 우리나라 비석치기와 유사한 놀이로 세대를 초월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필리핀의 대표 전통놀이인 '티닝클링'은 움직이는 대나무 사이를 리듬감 있게 넘나드는 놀이로 협동심과 균형감각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문화는 음식에서 더욱 가까워진다. 행사에서는 캄보디아의 대표 음식인 '썸러까리눔빵'과 필리핀의 '피노이 스파게티' 시식 행사도 마련된다.
썸러까리눔빵은 부드러운 치킨 커리를 빵과 함께 즐기는 음식으로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가정식 가운데 하나다. 피노이 스파게티는 달콤한 소스가 특징인 필리핀식 스파게티로 현지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음식이다.
전통음식은 각 나라의 생활문화와 역사, 가족문화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다. 음식 체험을 통해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외국인 주민들 역시 자신의 문화를 소개하며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미는 '체험'에 있다. 기존 다문화 행사가 공연 중심이었다면 이번 프로그램은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외국인 주민과 함께 소통하는 참여형 행사로 구성됐다. 이는 단순히 문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경우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글로벌 감수성과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성남시가 이러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배경에는 변화하는 도시의 인구구조가 있다. 현재 성남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과 결혼이민자, 유학생은 3만2960명으로 전체 인구의 3.6%를 차지한다. 이미 외국인 주민은 지역경제와 교육, 산업현장에서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문화 사회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가족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교육과 상담, 생활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성남시가족센터는 총면적 763㎡ 규모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외국인주민복지지원센터 등 3개 기관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기관별 기능을 하나의 공간에 모아 상담과 교육, 복지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통합 운영은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행정 효율성도 향상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외국인 주민들이 언어와 문화 차이로 겪는 어려움을 줄이고 한국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성남시는 올해 하반기에도 다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오는 11월에는 같은 장소에서 중국과 베트남 문화를 소개하는 세 번째 '해피 위드 어스'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가별 특색 있는 문화를 지속적으로 소개함으로써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를 넓히고 외국인 주민들의 지역사회 참여도 더욱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받아들이느냐보다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성남시가 추진하는 '해피 위드 어스'는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 서로 다른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도시를 만드는 실험이다.
문화는 차이를 확인하는 수단이 아니라 공감과 이해를 만드는 언어다. 서로 다른 전통춤을 함께 보고, 낯선 음식을 함께 맛보고, 새로운 놀이를 함께 즐기는 작은 경험들이 결국 다문화 시대 지역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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